△상장능선에서 바라본 북한산 뒷모습
백운대를 꼭짓점으로 좌측의 영봉으로 뻗어내린 우이능선과 인수봉과 설교벽능선, 숨은벽능선,
백운대 북쪽의 염초봉능선 너머로 의상능선이 멀리 보이는 북한산은 세계 어느 나라에 내놓고
자랑을 해도 손색이 없는 우리의 수도 서울을 더욱 빛내주는 아름다운 명산입니다.
상장능선이란...
북한산능선 중 유일하게 한북정맥상에 포함되어 있는 능선으로 예비군 훈련장이 모여있는 노고산 동쪽의
솔고개에서 영봉으로 향하는 육모정고개 까지를 말하며, 주봉인 상장봉을 시작으로 모두 9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들이 있는데, 국립지리원에서 발행하는 지도에는 상장봉(543m)만 표기되어 있으니
9봉으로 따로 나누어 부르는 것은 아마도 등산인들 사이에서 편의상 불리어지다
모두 따라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닐까 짐작만 해볼 뿐이다.
상장능선은 북한산과 도봉산을 경계로 하는 사기막골과 우이령길을 동서로 길게 가르면서 높이 솟아 있어서
마치 DMZ의 휴전선과 같은 역활을 하며 실제로 출입을 할 수 없는 지역이기도 하지요.
상장능선의 북쪽과 능선 양쪽이 모두 군부대 시설이기 때문에 쌍안경을 사용하지 않아도 군부대가
훤히 내려다 보여 보안상의 이유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지금은 단순한 '휴식년제'가 아닌
'출입금지구간'으로 묶여져 출입이 철저히 통제되는 지역입니다.
위반시 벌금 30만 원을 부과한다는 경고문 |
△상장능선의 기암 |
상장능선상의 거의 모든 옛등산로에는
촘촘한 섬유 그물망을 깔아 놓고
사이사이에 나무들을 심어 놓아서
빗물에 토사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시설물설치 공사를 작년에 모두 마쳤다.
그와 동시에 위반하는 사람들을 단속하는
일도 철저히 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상장봉은 바위 정중앙으로 릿지로 오르는 길이...
상장능선상에는 크고 작은 모두 아홉 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이 중 첫 번째 봉우리를 상장봉이라 부르지만 능선 중 가장 높은 봉우리는 아닙니다.
암릉으로 이뤄진 1봉에서 4봉 까지가 상장능선의 실질적인 백미라 할 수 있으며
전 능선이 통제구간인 까닭에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경사도가 제법 있는 암릉도 바위면이
잘 살아 있어서 릿지화가 착착 달라붙는 느낌이 아주 괜찮습니다.
첫 번째 암릉을 오르기 전, 위를 올려다 보면 마치 코뿔소 머리를 닮은 바위가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바위벽에 붙기가 조금은 까다로운 지역인데 크랙과 홀더가 적당히 있어서 잘 응용을 하면서 오르면
그리 어렵지 않은데 많은 이들이 여기서 그만 포기를 하고 우회길을 따릅니다.
△기이한 형태의 바위로 이뤄진 상장봉 암벽모습
△상장봉 정상의 기암과 북한산이 마치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입니다
△멀리 보이는 암봉이 왕관봉이라 불리는 9봉 입니다
△돼지머리기암
저 돼지바위 앞에 술과 떡,과일 한 접시만 같다 놓으면
오늘의 시산제 준비는 끝이지요~
△뒤돌아 본 2봉
△올라야 할 3봉 전경
△오리바위도 저를 따라 바위를 오르고 싶어합니다
△주변엔 온통 바위를 오르려는 동물들만 보입니다~
△상장능선의 매력은 바로 북한산과 도봉산을 함께 조망하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죠
|
|
암릉으로 형성된 상장능선의 봉우리들은 기암과 노송이 적절히 어우러져서
마치 한 폭의 멋진 동양화를 감상하는 느낌입니다.
△스릴 넘치는 뜀바위도 사뿐히 건너 뜁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좋은 곳을 놔두고 하필이면 이런 척박한 환경을 고집하는 소나무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 좁은 바위틈에 뿌리를 내렸는지 알 수가 없어요.
이곳을 찾는 인간들에게 멋진 선경을 보여주기 위한 자기희생은 아닐런지...
경사도는 크지만 바위면이 살아 있어서 클라이밍다운으로 내려오는 길도 스릴감이 넘칩니다.
사실 바위는 오르는 것보다는 내려오는 길이 더 어렵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경험이 쌓이지 않으면
이 클라이밍다운은 위험한 등반법 중 하나입니다.
△누룽지바위
아름드리 노송이 자라는 바위틈으로 낡은 로프를 잡고 내려올 수도 있었지만
재미가 없기에 경사도가 있는 암릉을 클라이밍다운으로 내려오고 나서 누룽지바위를 보니 또 구미가 당깁니다.
고소한 누룽지가 먹고 싶어서 누룽지바위를 레이백으로 오르는데 손에 잡히는 바위면이
너무나 얇아서 떨어질까봐 걱정이 됩니다.
사실 군데군데 바위면이 뜯겨져 나간 흔적도 보이고 두 손을 모아서 잡으면 체중이 한군데로 실려서
더 위험할 것 같아 최대한 팔을 벌려서 멀리 잡으며 중간까지 갔다가 살살 되돌아 옵니다~
체중은 많이 나가지는 않지만 자일 등이 들어있는 무거운 배낭까지 메었으니...
△거북이를 닮은 바위를 타고 넘어갑니다
△4봉에 올라서 바라본 3봉이 참 예쁘지 않나요?
주변 풍경들을 담으며 최대한 군부대 등이 노출되지 않도록 신경을 쓰느라 애쓴 흔적이 보이시나요?
산에 가시면 좋은 추억과 예쁜 자연만 담아오세요~
|
|
△상장능선은 4봉까지가 백미라 할 수 있습니다 / 맨 앞의 4봉 슬랩, 중앙 실크랙 옆으로 클라이밍다운으로 내려 올 수 있습니다
△삼각산의 유래가 된 북한산의 모습이 뚜렸합니다
상장능선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북한산과 도봉산을 함께 조망하며 아기자기한 암릉산행을 겸한다는 것입니다.
시선을 우측으로 돌리면 백운대 일원의 북한산이, 좌측으로 돌리면 오봉을 비롯한
자운봉과 선인봉을 거느린 도봉산의 감춰진 속살들을 몰래 훔쳐보며 걷는 맛은 오래오래 기억에 남아
또다시 가고픈 마음이 생길 것입니다.
△도봉산전경
△오봉전경
△자운봉과 선인봉 등 도봉산 주봉이 보입니다
법정스님은 말씀하셨죠.
사랑하는 사람을 만들지 말라, 미운 사람도 만나지 말라.
사랑하는 사람은 못 만나 괴롭고 미운 사람은 만나서 괴롭다.
오늘 금줄을 몇 번 넘으며 숨소리도 죽여가며 하는 상장능선 산행에서
미운 사람을 꼭 만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계속드는 것은 왠지 모르겠습니다.
무단출입자를 경고하는 현수막을 전보다 더 많이 보강하여 눈에 잘 띄는 곳곳에 매달아 놓았으니 예전처럼
"경고 현수막을 보지 못했다"고 시치미를 떼기도 어렵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미운 사람이 누구냐구요?"
바로 출입금지구간 무단 출입자를 단속하는 '국공단직원'을 말함이지요~
혹시 그 미운 사람을 만나면 어쩝니까.
꼼짝없이 30만원 짜리 벌금딱지를 6개월 할부로 카드를 긁어야겠지요.
국공 제휴카드는 3.5% D/C도 된다던가 뭐라던가...
요즈음은 무단 출입자를 단속하는 국공직원들도 많이 발전하여 '휴대용 카드단말기'를 가지고 있다고 하던데~ㅎ
믿거나 말거나...
△지나와서 바라본 6봉과 7봉
벙커 시설이 있는 봉에서 6봉과 7봉을 가려면 벙커에서 왼쪽으로 휘어지는 희미한 길을 내려가다
탑 모양의 바위를 지나면 바로 7봉 정상인데 이곳이 상장능선 중에서도 <숨은 명당>입니다.
7봉에 서면 오봉을 비롯한 도봉산 일대가 아주 가까이 다가와 보이고 우이령길이 바로 눈 아래로 펼쳐지며
우이령길을 걷는 이들도 간간이 보이고 오봉에서 길을 잘못들어 우이령으로 내려오는 등산객들을 통제하며
우이암쪽 능선으로 되돌려 올려 보내던 얄미운 경찰초소도 바로 내려다 보입니다. (제가 예전에 모르고 한 번 당했거든요~)
△왕관봉이라 부르는 9봉
△봄 햇살이 넘어가기 시작하며 인수봉에 가려 보이지 않던 만경대도 보입니다
△9봉이 기까워 지면서 도봉산도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 갑니다
△두꺼비바위
겨우내 동면하느라 배를 굶주린 두꺼비는 어서 코앞의 진달래가 고운 꽃을 피워서
나비와 꿀벌들을 불러모을 날 만을 기다리며 하루하루 커지는 꽃망울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습니다.
보기와는 달리 번개같은 솜씨로 꽃을 찾아든 곤충들을 혀로 낚아챌 것이니까요~
△지나온 8봉의 암릉이 멋집니다
△왕관봉 오름 암릉길
△돌고래를 닮은바위도 만나고...
△전면에서 보이던 위압적인 모습과는 달리 왕광봉의 뒷모습은 이렇습니다
△왼쪽의 수락산과 불암산 아래로 아파트가 답답한 회색빛 숲을 아주 넓게 이루고 있습니다
△건너편 해골바위 너머에도 온통 회색빛 아파트숲이 이어집니다
△혹시 만날지도 모르는 미운사람(?)을 피해 오늘의 은밀한 산행을 조용히 마무리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