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북한산 (들개바위)

머루랑 2011. 6. 1. 06:00

 

 

 

      어느덧 6월로 접어 들자마자 봄에서 초여름 날씨로 갑자기 변하면서

      뙈약볕의 능선길을 걷기에는 다소 무덥게 느껴지겠지만 북한산의 커다란 들개가 아직도 잘 있는지를

      알아 보려면 그런 수고쯤은 감수를 해야합니다.

 

 

<함박꽃이라 부르는 산목련은 故김일성이 國花로 삼았다 하여 더 유명해졌지요!> 

<특히 가운데 꽃술이 아주 예뻐요~>

 

 

      도선사 공원지킴터를 지나자마자 한 그루의 산목련나무에서 

      예쁜 꽃송이들을 가지마다 매달고 산객들의 마음을 즐겁게 해 줍니다.  

 

      들개가 사는 굴을 가려면 우이능선을 올라야 하는데 오르는 길목까지는 자세히 올리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곧 여름도 다가오는데 보신용 사냥꾼들이 이 들개를 노리고

      올가미를 만들어 들고 떼로 몰려올지 모르니까요~  

 

 

   

      사람이 거의 다니지않아 수많은 거미줄이 연신 얼굴을 휘감는 

      희미한 능선길을 따르다 보면 인수봉이 조망되는 멋진 바위 전망대 하나가 나타나는데

      이곳에서 잠시 쉬면서 인수봉의 숨은 자태를 두루두루 구경하는 호사를 누립니다.

 

      인수봉을 등반하는 클라이머들이 내지르는 선등자와 후등자가 서로 주고받는  

      고함 소리가 생생히 들려오는 작은 전망대에 앉아 있노라면, 하루종일 있어도 방을 빼 달라는 

      독촉을 받지도 앉을 것이니 북한산에서 이런 명당도 아마 드물겁니다. 

 

 

 

      저렇게 빽빽하게 들어선 답답해 보이는 아파트 숲에서 어찌 살고 있는지 내려다 보기만 하여도

      가슴이 답답해지고 머리도 지끈 아파오는 듯 합니다.

 

     이 산을 내려가면 나도 저 회색빛 시멘트 숲으로 다시 들어갈 것이니....

 

 

<여기서 뒷쪽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면 들개굴이 있어요~>

<인수봉 귀바위가 대머리 독수리 같지 않나요?>


 

 

 

 

      곰바위에게 살며시 물어봅니다.

      혹시 오늘 아침에 들개를 보았느냐고요~

 

      그러나 돌아오는 대답은 자기는 들개 같은 것은 보지도 못했고,

      들개와는 이웃에 살지만 원래 친하게 지내지도 않기 때문에 모른다고 하네요~ㅎ 

 

 

 

      오늘은 북한산 들개를 만날 수 없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급할게 없으니 이렇게 사진찍기 놀이도 하며 혼자서도 자알 놉니다~♬

 

      시간은 많고 주변 경관도 좋으니 아예 자리를 깔고 앉아 막걸리를 따라 한 잔 하면서 

      들개를 만나게 되면 던져 주려던 준비해온 육포도 

      막걸리 안주로 모두 먹어 버렸습니다. 

 

 

 

      다시 길을 떠나면서 바다사자에게 다가가 물어보니

      들개가 요아래 굴에 있기는 있는데 지금은 굴밖으로 머리만 내놓고 

      낮잠을 자고 있다고 아주 작은 소리로 말해줍니다.

 

      고맙다.

     바다사자야~   

 

 

       영봉 너머로 멀리 오봉이 보이시죠~

 

 

      드디어 고대하던 북한산 들개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먹이를 구하러 나갔고 굴에 없으면 어쩌나 염려 했는데 기우였습니다.

 

      더군다가 굴에서 나와 저렇게 커다란 머리통를 내밀고

      세상 모르고 낮잠을 자고 있으니 오늘 완전히 횡제를 한 것이지요. 

 

      워낙에 예민하여 사람 인기척만 나도 굴 안으로 깊이 숨어버리는데 

      오늘은 잡아가도 모를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 있으니 이 녀석이 그동안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들개굴 입구엔 팥배나무꽃도 피어있고..>

<소나무 꽃가루도 노랗게 날립니다~> 

 

<시베리안 허스키>


<북한산의 큰 들개- 모습이 서로 닮지 않았나요?>


 

 

 

 

 

 

 

 

 

 

 

 

 

 

 

 

 

 

 

 

 

 

 

 

 

 

 

 

 

 

 

 

 

 

 

 

 

 

 

      워낙에 신경이 예민한 놈이라 분명히 잠에서 깨어 있을 텐데도 

      모른척 지긋이 눈을 감고 있는 것을 보면 저 녀석도 제가 그리 싫지는 않은가 봅니다.

 

     저 녀석은 분명히 저를 알고 있습니다.

 

      자주 지나면서 미리 얼굴을 익혀 놓기도 했지만

      워낙에 영리한 녀석이라 이제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제가 온줄을 미리 알 겁니다.

 

      도망을 가거나 큰 소리로 짖지 않는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잖아요.

 

      저 녀석과 빨리 교감을 나누어 좀 더 친해지면

      집으로 데려가려고 생각 중인데 그 날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하는데 까지는 열심히 노력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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