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북한산

북한산 (노적봉릿지)

머루랑 2010. 10. 30. 22:44

 △인수봉에 견줄만큼 멋진 자태를 자랑하는 노적봉

 

   여름내 푸르름을 잃지않던 나뭇잎이 곱게 물들어 따 떨어지도록 한달 넘게 산행을 하지 못하다

   모처럼 시간을 내어 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이 반갑다 못해 떨려옵니다.

 

   주말에도 꼭 참석을 해야 하는 애경사가 한곳 있었는데, 이러다가는 정말 이 가을이 다 가도록 

   산행 한번 하지 못하고 또다른 계절을 맞이할 것 같아서 갑자기 급한 사정이 생겼다고 핑계를 대고

   그동안 무릎을 다쳐서 산행에 따라 다니지 못하던 옆지기를 데리고 북한산성으로 향합니다.

 

   오늘의 목적지는 가볍게(?) 노적봉을 릿지로 오른 다음, 

   용암문에서 다시 만경대릿지를 하고 하루재로 내려오자고...

 

   다음주에 친구들과 설악산행이 약속되어 있다는 집사람의 컨디션을 점검해 주려고 노적봉릿지로

   데려 왔는데, 그동안 무릎을 다쳐 산에 다니지 못한 공백이 길어서 인지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합니다.

   편안한 길로 간단히 워밍업이나 하자고 했지 누가 힘든 릿지를 하자 했냐고 산행내내 핀잔입니다~

 

 

 

  △산사옆에 한그루 남아있는 붉은 단풍이 이 가을에 처음으로 만난 단풍의 전부 입니다

 

   그 곱던 단풍이 모두 잎을 떨구고 몇 그루 남아있지 않은 붉은 단풍을 저물어 가는 이 계절

   처음 마주하는 것 만으로도 이제는 떠나가려는 가을을 놓아 주어도 아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이마저도 없었다면 정말로 후회하며 남은 가을을 보낼뻔 했지 뭡니까.    

 

 

 

 △욕심을 버리고 올 가을단풍 감상은 이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봅니다

 

 △노적사에서 올려다 보는 하얀 피부빛의 노적봉이 조용한 산사와 어우러져 아주 멋드러지게 보입니다  

  

 

 △석탑 창구멍 사이로 보이는 노적사 대웅전의 고운 처마선이 지는 단풍을 대신합니다~

 

 

 △단풍이 제철일 때는 눈에 들어 오지도 않았을 하찮은 풍경이지만 지금은 단연 돋보입니다

 

 

 

 △계곡건너 염초능선에도 릿지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는데 노출을 잘못맞춰 어둡게 나왔네요

 

 

 

 △다음주에 친구들과 설악산에 간다고 미리 가볍게 워밍업삼아 저를 따라 나섰다가 고생한 옆지기입니다

 

 

 △노적봉능선에 오르니 건너편 염초능선이 이리로 건너오면 더 좋다고 유혹을 합니다

 

   녹음으로 우거졌던 초가을 풍경들을 마지막으로 일이 바빠서 산행을 하지 못한 한달 사이에

   이렇게 산 풍경이 변해 버렸으니 정말로 세월이 유수 같다는 말을 실감하는 오늘입니다.

 

   설악산 단풍소식을 들은게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그 고운 단풍들이 잎을 모두 떨구고

   북한산자락 풍경은 온통 잿빛의 겨울 모드로 바뀌어 버렸으니...

   인간을 닮아서 인지 계절도 성미가 급해진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집사람도 따라오고 해서 노적봉에서도 비교적 쉬운(?) 좌측의 실크랙으로 올라서 정상의 나폴레옹 모자를 써 볼까 합니다~

 

 

 △오랫동안 릿지를 안 해봐서 자신 없다고 하더니 막상 바위에 붙으니 잘 오르네요~

 

 △까마득한 슬랩 아래로 멀리 원효봉과 상운사가  조그맣게 내려다 보입니다

 

 

 

 △염초릿지 보다도 노적봉이 더 무섭다고 엄살입니다~ㅎ

 

 △용의 등뼈를 닮은 의상능선의 뾰족뾰족한 봉우리들이 끝나는 가운데 움푹 들어간 곳이 바로 내남문입니다 

 

 

 △그렇게 힘들지 않다고 꼬드겨서 데리고 올라 왔는데 이제부터는 더 이상 못 간다고 버티면서 업고 내려가라고 하네요~ㅎ

 

 

 △저게 노적봉에서 유명한 나폴레옹 모자바위입니다

 

   저 바위에는 모두 다섯 마리의 커다란 까마귀가 앉아 있었는데, 모델료를 못 준다고 하니 나머지는 훌쩍

   날아가 버리고 이 녀석만 혼자 남아서 대신, 사진 한장만 꼭 부쳐 달라고 합니다.  

 

 

 △나폴레옹 모자바위를 뒤로 돌아와서 보면 이런모습 입니다

 

 △백운대를 꼭짓점으로 좌우로 흘러내리는 암릉이 참 멋지지 않나요?

 

 △삼각산이라는 이름의 근원이 된 백운대와 인수봉, 만경대가 키높이 경쟁을...

 

 

 △백운대을 배경으로 정상의 갈라진 바위에 올라서서 북한산의 氣를 모두 받아 들여봅니다

 

 

 

△갈라진 바위 뒤로 보이는 백운대는 이렇게 하여(쌓여?) 만들어졌나 봅니다~♬ 

장난기가 생겨서 볼일(?) 포즈를~~ㅎ

 

 

 

 △용암문으로 내려서서 다시 저 만경대릿지를 하려고 했는데 계획을 수정합니다. 이미 시간도 늦었고, 지기가 힘들어 하니까요

 

 

 △노적봉 동봉의 기암

 

 △멀리 인수봉 남벽에도 산그림자가 밀려 올라가며 시월의 마지막 주말이 저물어 갑니다   

 

 △동봉에는 온갖 기암이 많아서 찾아보는 즐거움도 있어요

 

 △무엇을 닮았는지 이름을 지어주세요

 

 △용암문에 다다르니 가을의 짧아지는 해는 빛바랜 단풍나무의 그림자만 길게 드리우고 있네요   

 

 

 △먼 여행을 떠나려는 갈잎들의 합숙소

 

 

 

 

 

 

   졸졸졸 소리내며 흐르던 작은 개울은 먼 여행을 떠나려고

   한군데 모여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갈잎들의 곤한 잠을 방해하지 않으려 

   발소리를 최대한으로 죽여가며 조용조용 흘러서 갑니다.   

 

   하는일 없이 유난히도 바빳던 2010년의 가을은 이렇게 제게서 저물어 가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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