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추읍산 (양평 볼랫길)

머루랑 2011. 7. 20. 07:00

 

      △개구리와 닭울음소리에 잠들지 못하고 밖으로 나오니 벌써 동녁하늘이 밝아오기 시작합니다~

  

       산행코스 : 용문역~화전교~볼랫길입구~섬실고개~꼬부랑산~사금내산~질마재~

                      추읍산~서북능선~두레마을~잠수교~원덕역 

 

      토요일 용문의 흑천에서 많은 친구들과 천렵으로 즐거운 한 때를 보내고 

      저녁 늦게 친구네 원두막에서 잠을 청하는데 정말 꿈만 같습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개구리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들어 본 이후로 생각해보니 40년이 더 되었네요.

      한바탕 소낙비가 지나가고 나니 개구리 울음소리는 더욱 커지구요.

 

      그렇게 옛추억을 떠올리며 잠을 청해 보려는데 그게 쉽지가 않습니다.

      원래 잠자리가 바뀌면 깊게 잠들지 못하는데, 처음에는 운치있게 들려오던 개구리 울음소리가 점차

      소음으로 들려오기 시작하면서 도저히 잠을 청할수가 없는 이제는 고문수준 이네요~

 

      채 1미터도 떨어지지 않은 원두막 아래까지 녀석들이 떼로 다가와 울어대는 통에

      몸을 이리뒤척 저리뒤척이는데 옆 친구는 벌써 코를 골며

      세상모르게 꿈나라를 여행하고 있으니 그 친구가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습니다.  

 

 

 

      △아직 새벽 5시도 되지 않았는데 용문역사에는 불을 훤하게 밝히며 첫손님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원두막 옆 논두렁에서 울어대는 개구리 울음소리에 잠 못이루다

      언뜻 잠이 들은 것 같았는데 이번에는 새벽을 알리는 수탉의 울음소리에 그만 선잠이 깨어 버렸습니다~ 

      목청이 어찌나 큰지 코를 골며 깊은 잠에 빠졌던 친구도 잠이 깨었는지 부시럭댑니다.

 

      몇 번 울고나면 그칠줄 알았는데 한시간 가까이 울어대는데 이것 역시 고문이 따로 없습니다.

      사람도 마찬가지 이지만 수탉마다 우는 톤과 음이 모두 달라서 몇 마리가 우는지 까지 

      셀 수 있을 정도로 참 다양한 목소리로 울어댑니다~  

 

 

 

      △모 방송의 1박 2일 복불복 프로가 따로없는 고문입니다

 

      견디다 못해 잠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작은 돌맹이 몇 개를 닭장위로 던졌더니

      이내 울음이 그치며 조용해지나 했는데 그것도 잠시뿐, 다시 "꼬기오오~"울어대는데

      장말 환장할 지경입니다.

 

      이번에는 주먹만한 돌을 찾아서 함석지붕위로 던졌더니 닭들이 크게 놀랐는지 암탉 한 마리가 "꼬,꼬.꼬.꼬..."라며

      울어대기 시작하더니 어느순간 합창으로 변하여 40여 마리가 넘는 닭들이 모두 꼬꼬댁거리는 통에

      조용하게 만들려던 노력이 오히려 큰 부작용을 낳고 말았지 뭡니까~ㅎ

 

      잠결에 이 작은 소동들을 어렴풋이 듣고 있었던 친구들이 정말 웃겨 죽겠다며 박장대소하며

      하나 둘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친구 자전거를 타고서 밤새 강물이 얼마나 불었는지 확인하러 동네를 한바퀴 돌아

      들판을 가로질러 가는데 멀리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마치 산불이 나서 마을이 불타고 있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물이 줄어든게 아니라 족대와 견지 낚시로 물고기를 잡아 강가에서 비를 흠뻑 맞으며

      천렵을 하던 어제 보다도 오히려 수량이 더 많아진 느낌입니다.

 

 

       △물안개가 피어 오르는 모습이 몽환적입니다

 

 

      흑천에 놓인 유일한 징검다리를 건너서 볼랫길로 가는 길이 

      제일 빠른 길인데 장맛비로 인해 이렇게 징검다리가 깊게 잠겨버려 흔적도 보이지 않습니다.

 

 

 

 

      부지런한 허수아비부부는 새벽부터 들에 나와서 

      혹시 날아들지도 모르는 새들을 쫏기위해 보초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어요~

 

 

 

      저 아래 징검다리가 물에 잠기면 이 잠수교를 통해 강을 건널 수 있는데

      이 다리마저 물속에 잠겼으니 꼼짝없이 2km위 화전교를 통해

      볼랫길 입구까지 돌아 갈 수 밖에 없게 생겼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미리 정찰을 나오길 참 잘했습니다

 

 

      흑천을 건너는 유일한 다리인 징검다리와 잠수교가 이미 물에 잠겼으니

      강위를 한참 거슬러 올라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역전앞에서 북어 해장국으로 속을 달래고

      용문역 앞으로난 길을 따라서 화전교까지 간 다음, 달맞이 등 들꽃이 곱게 피어난 제방길을 따라서 걷는데

      지나가는 소낙비가 한바탕 세차게 쏟아집니다.

 

 

 

 

      물에 잠긴 잠수교를 건너와서 바라본 모습입니다.

      이곳으로 바로 건널 수 있었다면 40분은 단축 할 수 있었을겁니다.

 

 

 

          △비가 내리는데도 배가고픈 긴꼬리 제비나비는 동자꽃 꿀빨기에 정신이 없습니다

                                                                                                                                                                      ▼메꽃의 나방

       △징검다리가 있던 자리는 이렇게 거센 물결속으로 사라졌구요

 

 

 

        비가 내려 습도가 많은 숲속길을 걸을땐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구슬같은 땀이 이마를 적시며 흘러내립니다.

 

 

       △섬실고개

      양평볼랫길과 추읍산 등산로가 갈라지는 삼거리인 섬실고개입니다.

      똑바로 내려가면 산수유마을과 내리를 거쳐 두레마을,원덕역으로 이어지는 볼랫길인데

      오늘 우리의 목적은 <추읍산행>이기 때문에 여기서부터 우측의 꼬부랑산을 거쳐서 추읍산으로 향합니다.

 

 

      △헬기장에서 내려다 보면 용문역과 시내가 모두 조망됩니다

 

 

      꼬부랑산을 지나고 솔잎이 깔려 푹신푹신한 소나무 숲길을 따라 걷다보면

      희미한 갈림길이 나오는데 여기서는 썩은 나뭇가지로 살짝 막아놓은 왼쪽길을 따라야 사금내산 너덜지대를 거쳐서

      추읍산 북릉으로 오르는 급경사 능선길로 접어들 수 있습니다.

        이후 카메라 밧데리가 다 소모되어서 더 이상의 사진도 없으니 오랜만에 여유로운 산행을 합니다~ ^0^

 

 

 

                      △양평볼랫길 추읍산연계 등산지도

            헬기장을 지나 사금내산 가기직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가지않고 길이 더 좋은 우측길을

             30여 미터 따르면 바로 고압철탑이 하나 나타나는데, 이는 길을 잘못 들었다는 증거이므로

             미련없이 발길을 되돌려 길이 희미한 왼쪽길로 가야 너덜지대를 거쳐서 추읍산 북릉으로 연결이 됩니다.

 

 

 

      

       비가 그치고 따가운 햇살이 드러나자

      긴꼬리 제비나비는 온몸의 절반 이상을 꽃속에 깊이 파뭍고 

      며칠간 굶은 꿀빨기에 여념이 없어요~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도 모를 정도로...

 

 

 

 

       유난히 길고 비도 많이 내렸던 장마가 물러가자

       야생 삵을 닮은 호피 무늬의 귀여운 냥이녀석도 풀밭에 누워 오랜만에 낮잠을 즐기려 하네요~

 

 

 

 

 

 

                        소나기 멎자

                        매미소리

                        젖은 뜰을

                        다시 적신다.

                        비오다

                        멎고,

 

                        매미소리

                        그쳣다 다시 일고,

                        또 한여름

                        이렇게 지나가는가.

 

                        <또 한여름/ 김종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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