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은 금년에만 모두 다섯 번째이자, 올 가을들어 세 번째 다시 설악산을 찾았습니다.
설악산에 엿을 붙혀 놓은 것도 아닌데 다니다 보니 그렇게 되었네요~
설악에 들적마다 계절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고
녹음이 푸르른 설악과 단풍이 곱게 물든 설악의 모습, 몸에 걸친 옷가지를 모두 벗어던진
늦가을 설악의 속살까지 서로 비교하며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았습니다.
이미 연속하여 세번 같은 산을 가다보니 설명보다는 그림으로 대신합니다~
◈산행코스 : 옥녀탕휴게소~옥녀탕~한계산성~동쪽능선~안산(1,430m)~한계리갈림길~12선녀탕계곡~남교리
설악을 붉게 물들이던 단풍은 이미 남쪽으로 내려간지 오래 되었고
가뭄으로 물도 말라버린 옥녀탕 계곡엔 단풍나무를 대신하여 단풍나무 보다도 더 붉게 물든 참나무가
그 빈자리를 화려하게 메꾸어 주고 있습니다.
설악의 마터호른이라 불리우기도 하는 서북릉의 끝자락에 치마바위, 고양이바위 등
험준한 암봉과 함께 높다랗게 위치한 안산(1,430m)은 정상 주변의 한 부분만을 놓고 보면 설악권에서도
손에 꼽히는 멋진 절경을 자랑하는 곳 중에 하나입니다.
아래서 올려다 보면 깍아지른 저 협곡과 암릉에는
도저히 인간이 오를 길이 없을 것 같은데 비록 위험하고 힘든 길이지만
신기하게도 그 길은 좁은 바위틈 사이로, 위로 이어져 있습니다.
△산위에 상고대가 보이나요?
비가 그치고 갑자기 내려간 기온탓에 중부내륙 산간지방에서는 첫눈도 기대할 수 있는 날씨였지만
설악엔 첫눈은 보이지 않고 저렇게 산 능선에는 하얀 상고대가 피어 있어서
암릉 릿지를 네발로 기어 오르면서도 발걸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올 가을들어 첫 번째로 설악에서 상고대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인데
결과부터 말씀드리면 아쉽게도 상고대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기온이 올라가면서 다 녹아 없어진 것이죠~
△안산풍경
△혼자 다닐때는 사진을 찍지 못하는데 친구랑 함께하니 역시 좋습니다~
△나뭇잎이 모두 지고나니 험준한 바위벽이 더욱 돋보입니다
△풍경
△안산(1,430m)
△풍경
△응달에 생겨난 서릿발
산 아래서 보이던 상고대는 이미 햇볕에 녹아 다 없어지고
이렇게 응달사면에 무더기로 솟아오른 하얀 서릿발을 보는 것으로 위안을 삼습니다~
△보름전의 풍경(위)과 현재의 모습
△불과 보름전 까지만 해도 수많은 인파들로 북적였던 12선녀탕 계곡이 한산합니다
△12선녀탕계곡
△생강나무는 올 때는 가장먼저 노랗게 오더니 갈 때는 가장 늦게 노란빛으로 떠나갑니다~
그들 떠나고 있네 이승의 마지막 잔치 끝내고
우수수 찬비 휘날리는 하늘 가로질러
하나의 풍경에서 다른 풍경에로
어깨 부딪치며
자욱하게 떠나고 있네
꿈인지 생신지 어둑한 저녁 뜰이나
신 새벽 된서리 내리는
겨울 초입에 가서
다른 그들과 겹쳐 떨기 위해 그들
약속이라도 한 듯 떠나고 있네...
<낙엽에게/ 이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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