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가을...
◈산행코스 : 장수대~대승령~안산(1,430m)~1,257봉~1,161봉~벙커2봉,1봉~모란골~한계삼거리
추석연휴 중에 쌓인 일상의 피로를 풀러 설악에 듭니다.
설악 단풍의 절정을 즐기려면 이번 주말이나 돼야 하지만 오늘의 산행 목적은
단풍 구경이 아니고 조용히 쉬러온 힐링이기에 상관 없습니다.
제대로 된 휴식과 지친 몸과 마음에 힐링을 하려면 사람들이 많이 몰려드는 단풍철을 피한
바로 지금의 설악이 적기라 할 수 있습니다.
부지런한 매니아들은 주말을 피해 하나둘 설악의 골짝으로 찾아들고 있지만
전체적인 모습은 태풍전야라고 할 만큼 조용한 편입니다.
△버스로 새벽길을 달려 오는데 짖은 안개로 고생했죠
△보너스! 단풍은 생각도 안했는데~~
△생각지도 않은 선물이기에 더 기쁩니다
△설악은 벌써 이렇게 불타고 있었는데 그걸 몰랐다니~
울긋불긋 온 강산이 오색단풍으로 곱게 색칠하는 가을,
온갖 꽃들이 만발하는 봄이 아름답다고 말하지만 형형색색의 단풍으로 마치 불타오르는 듯 치장한
설악의 단풍을 보고도 그리 말할 수 있을까요.
서양 학자들에 따르면 단풍의 붉은 색소 안토시아닌'은
강렬한 가을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크림' 역활을 한다고 합니다.
이 색소가 없으면 나뭇잎이 약해져 겨울을 나는데 필요한 양분을 뿌리로 보내지 못한다는 것이죠.
강렬한 가을 자외선을 차단하는 '선크림' 역활
또 안토시아닌은 갑작스런 추위에 나뭇잎 세포가 얼지 않게 하는 부동액 역활과
나무나 열매 주위에 해충이 꼬이는 것을 막아주는 구충제 기능도 있다니 놀랍지 않으세요.
잎이 땅에 떨어졌을 때 독소를 내뿜어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나무들의 생장을 방해하는...
단풍이 단순한 잎 떨굼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몸부림인 셈이네요.
올가을 단풍놀이 때는 곱게 물든 단풍잎만 보지 말고 단풍나무의 치열한 삶도 한 번 생각해 보세요~
△꽃보다 더 붉은 단풍 꽃,꽃,꽃...
△요즈음은 힐링이 대세라죠~
△숲이 가리키는 대로 그냥 바라볼 뿐...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세살박이 사내아이가 누는 오줌줄기 보다도 못한 물이 떨어지는 대승폭포엔
아예 곁눈질도 주지 않은채 단풍이만 보고 오릅니다.
장마철에만 폭포인 무늬만 폭포~
△ ....
△자연의 조화로움에 넋잃다 보면...
△자연스레 치유되는 어지러운 잡생각들...
△이래서 가을의 숲은 마음을 치유하는 닥터라 하나 봅니다
△풍경
△붉은 단풍빛에 홀려 대승령에 오르니...
△보이는 능선엔 단풍이 모두 지고...
△풍경
△풍경
△풍경
△풍경
△풍경
△어느 병사가 버리고 간 투구 하나만 외로이~
이 모든 것들을 방해없이 온전히 느낄 수 있어서 좋습니다.
아무리 비탐코스라 하더라도 그렇지 오늘 산행 중 만난 사람이라곤 아까 대승령에서 탕수동계곡으로 내려간
두 사람이 전부인 정말 신명나는 호젓한 가을산행 입니다.
△다시 찾아온 가을...
△풍경
△아,가을...누구는 너무 아름다워 울기도 했다는데~
△한낮이 되어 갈수록 해무는 점점 더 짙어져 시야를 가리고...
△풍경
△가랑잎이 사그락 거리며 밟히는 오솔길...
△바람에 떨어지는 단풍은 이내 낙엽으로 신분이 바뀌는...
△풍경
△아무 방해없이 혼자서 보고 싶은 풍경들~
△조망이 훌륭한 바위에서 쉬다가 호기심이 생겨 돌아 내려가 보니 숨겨진 산양의 보금자리가~
△풍경
△저멀리 대청봉은 해무에 가려 짐작만 될 뿐...
△시월의 설악에 웬 철없는 진달래라니~♬
△풍경
△또...풍경
△안산(1,430m)은 저 앞인데
△풍경
△풍경
머루랑의 방을 가끔 방문하시는 분들은 이미 느끼셨겠지만 제 산행사진에선 좀 다른게 있죠~
첫째 : 풍경사진 등에 사람들이 들어가지 않는다.
둘째 : 기암이나 멋진 나무를 보면 사족을 못쓴다.
셋째 : 이정표 등 인공시설물은 가급적 넣지 않는다.
넷째 : 정상 인증샷을 거의 하지 않는다~
왜냐구요?
성격탓도 있지만 주로 사람들이 몰리는 주말과 시간을 피해 오르기 때문입니다~♬
△풍경
△오색으로 수놓은 천연 양탄자
△오래 머물고 싶다~
△오늘의 마지막 풍경~
이런 실수는 거의 하지 않는데
그만 카메라 예비 밧데리를 챙겨오지 않는 바람에 아쉽게도 이후 더 이상은 담을 수 없습니다.
진짜 풍경은 지금부터가 시작인데~
자연을 온전히 즐기라는 山의 뜻으로 알고 미련을 접습니다.
언제부터 해보고 싶던 자유로운 산행인가~ㅋ
이게 진정한 힐링이 아닐까요~
단풍나무와 단풍잎에는
오래된 상처를 치유하는 놀라운 효과가 있다고 '휴렌박사'는 말합니다.
마른 단풍잎을 가까이 두거나 몸에 지니기만 해도
깊은 상처에 대한 기억이 지워진다고 하니 신기하지 않습니까~
꼭 상처를 치유하기 위함이 아니라도 이 가을에 곱게 물든 단풍잎 하나 정도는 책갈피에 끼워두고
이 계절을 오래오래 느껴보고 싶은 오늘 입니다.
등산은 올라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고없이 무사히 내려오는 것도 중요한데
산행에서의 행복했던 순간들을
하산으로 마무리하여
일주일을 살아가는 양분으로 삼으면 되는 것입니다~ ♬
불친님들 이 가을에도 많이 행복하십시요.
그리고 고맙습니다~
'<山이 좋아서> > 설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설악산 (오색~설악동) (0) | 2013.02.05 |
---|---|
설악산 (독주골) (0) | 2012.10.17 |
설악산 (서북릉) (0) | 2012.02.24 |
설악산 (한계산성릿지) (0) | 2011.10.31 |
설악산 (성골~치마골) (0) | 2011.10.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