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코스 : 청평사 향토음식점~동쪽 암릉능선~청평사 갈림길~688봉~홈통바위~오봉산(785m)~
배후령 삼거리~경운산(785m)~소양댐 삼거리~마적산(605m)~천전리 (6시간)
3월 들어 완연한 봄날씨에 봄비가 내리는데 강원도 산간지역에는 비나 눈이 내린다는 예보를 믿고
우장을 챙겨서 떠나는 춘천의 오봉산행, 동서울에서 늦으막히 시외버스를 타고 춘천에 내리도록
이슬비는 멈추지 않고 계속하여 내리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어떤 기대감에 셀레입니다.
궂은 날씨라 그런지 산행차림의 등산객은 보이지 않고 청평사로 나들이 가는 사람들만 몇 명 타고서...
소양강선착장에 도착하니 11시 30분, 12시 정각에 출발하는 청평사행 배에 미리 올라 아침에 바빠서 마시지 못한 커피를
한 잔 따라 마시며 비 내리는 강물속 깊이 연신 자맥질하는 어린 물오리 한 마리를 구경합니다.
같은 거피맛 인데도 그 느낌이 다른 것은~♬
△잘 빗어넘긴 소양강 처녀 머리위로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있어요
♧ 오봉산행 교통편 :
ⓐ 남춘천역이나 시외버스 터미널 앞 정류장에서 소양강댐행 11번, 12-1번 시내버스 이용
(10분 배차 간격에 40분 소요 되며 교통카드 이용가능, 현금승차 1,200원)
ⓑ 소양댐에서 청평사행 배편 이용 (15분 소요 : 편도 3,000원)
ⓒ 소양댐에서 매시 정각출발, 청평사에서 매시 30분 출발, 청평사에서 마지막 배 17시 30분
▲오봉산 등산개념도(지도상의 마적산 위치는 잘못된 표기이고 605.8고지가 마적산임)
청평사 선착장에 내려서 청평사로 가지말고 바로 배치고개 방향으로 직진하여
향토음식점이 모여 있는 대형 주차장에서 왼쪽으로 개울을 건너면 시작되는 암릉지대로 접어듭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청평사에서 시작하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는데 비해 이 암릉능선을 따라 오르면
문화재관람료 2,000원을 절약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깍아지른 암릉위에 자라는 멋진 소나무들을 감상하며
암릉의 짜릿한 스릴도 함께 누릴 수 있어서 저는 항상 이 코스를 즐겨 이용합니다.
△암릉의 시작점 능선위에 서있는 고사목과 소나무
△암릉지대의 멋지게 자란 소나무
△건너편 부용산(위)과 경운산에는 눈이 내리고 있어요
△비가 내리는 날씨라 소양댐이 흐리게 보여요
암릉위의 멋진 소나무들을 사진으로 담고 싶은데
렌즈에 빗물이 들어갈까봐 비바람이 불어오는 반대편 동쪽으로 향해서만 카메라를 눌러댑니다.
예전에는 없었는데 최근에 모든 암릉에 쇠말뚝을 박고 굵은 로프를 연결해 놓아서 안전 산행에는
많은 도움이 되겠지만 예전의 짜릿함을 느끼며 암릉을 타던 재미는 잃어버린 셈이죠.
비가 내리는 날씨에 굵은 밧줄에 물방울이 맺혀서 장갑을 벗고 맨손으로 잡고 올라야 합니다.
안 그러면 장갑이 흠뻑 젖어버려서 기온이 더 떨어지는 정상에 올라서면
손이 시려 고생을 할 수 있으니까요.
△청평사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
△기암 전망바위 아래로 배치고개 올라가는 도로가 보입니다
암릉을 1km쯤 오르자 그간 내리던 이슬비가 진눈개비가 되어 내리더니
이내 함박눈으로 변하면서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펑펑 쏟아져 내려 쌓입니다.
산행 전 비가 내리는 중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어떤 기대감에 들떠 있었던 것도 바로 이것 때문입니다.
눈이 내리면서 미끄러워진 암릉을 오르기는 더 어려워졌지만 눈이 만들어 내는 또 다른 풍경에
기쁜 나머지 올라갈 생각도 않고 사방을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만 연발합니다.
기대하지도 않았던 3월에 함박눈 이라니~
△홈통바위에 설치한 쇠말뚝은 오히려 통행하는데 불편만 줄 뿐입니다
△눈쌓인 소나무가지 사이로 가야할 경운산이...
△소나무가 그려내는 풍경이 그림 같습니다
우측의 잘록한 안부가 배후령으로 내려가는 삼거리이고
가운데 봉우리가 경운산인데 계속하여 좌측 능선을 타면 끝봉을 거쳐서 다시 청평사로
내려 갈 수 있는데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마적산은 경운산에 가려 보이지 않지만
남쪽의 지능선을 따라가야 합니다.
△소양댐(위)과 월남파병 장병들을 훈련시키던 부대가 있던 오음리
△북쪽으로 멀리 보이는 산은 사명산(1,197m)입니다
△터널화 공사중인 배후령
△풍경
△배후령에서 연결되는 능선끝은 용화산
△풍경
△눈꽃이...
미끄러워진 암릉을 내려가는 길이 조심스럽지만 눈은 호강을 합니다.
이런 풍경을 다시 보려면 1년을 다시 기다려야 하는데...
앞으로 가야할 길은 멀지만 걸음의 속도는 최대한 늦추어 천천히 즐기며 걷습니다~
△오늘 아무도 가지 않은 경운산 가는길
배후령 삼거리에서 바로 내려가 춘천에서 화천으로 연결되는 46번 국도 배후령에서
춘천행 시외버스를 타고 귀가해도 되지만 오봉산이 한겨울 풍경 이었다면 마적산 가는 길은
등로도 순하고 소나무가 우거진 솔숲길을 걷고 싶어서 예정대로 진행 합니다.
지난번 내린 눈위에 오늘 아침 다시 눈이 내려서
어지럽던 발자국들이 말끔하게 정리가 되어 그 위에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는 재미도 있네요~
△암릉으로 이뤄진 오봉산 윤곽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험하게 보이지는 않네요
△배후령에서 다시 이어지는 용화산 능선
△설산의 가리산
△몽가북계의 끝은 경기도 최고봉인 화악산
클릭하시면 그림이 크게 보여요 |
오늘도 새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
△마적산 정상에는 여럿이 쉴 수 있는 나무의자가 많아요
△가리산에서 오봉산 방향으로 시작하는 파노라마
△호반의 도시답게 물위에 떠 있는 듯한 춘천시가지와 삼악산
마적산 정상에서 시작되는 아름드리 솔밭길은
지난해 여름 폭우로 많은 인명피해를 입혔던 막국수촌이 있는 천전리 마을 뒤 능선까지 이어지는데
한 여름에도 햇볕이 들지 않을 정도로 빽빽하게 우거저 있어서 걷는 재미를 선사합니다.
△뒤틀린 기암도 보이고...
△몽가북계(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우측부터)가 산꾼을 또 유혹하고...
봄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인 가운데 생각지도 않았던
눈꽃을 오봉산에서 만나고 산새들의 모이를 군데군데 나누어 주며 널널한 산행을 하다보니
어느덧 해넘이도 끝나고 어둑어둑 해지는 6시 20분에 배후령과 소양댐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인 천전리 막국수촌으로 하산을 마쳤습니다.
11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7분여 동안 주변은 캄캄하게 변했구요.
12시 30분, 늦은 시각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6시간 정도가 소요 되었네요~
오늘도 작은 행복을 가득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