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깃점인 흑천의 새마을 다리에서 올려다 본 추읍산
추읍산은 경기도 양평군 개군면과 지제면의 경계에 걸쳐있는 산으로 높이는 583m의
비교적 얕은 산이지만 낮다고 얕보았다간 고생좀 하는 산입니다.
사진에서 보듯 우측 사면의 능선이 엄청난 급경사로 내리 뻗어 있어서 저기를 치고 오르려면
베테랑도 몇 번에 걸쳐 쉬면서 숨을 고르며 올라야 하거든요.
멀리서 작은 산세만 보고 우습게 알고 찾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이들도 많고...
추읍산은 인근의 용문산이나 백운봉의 유명세에 가려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가
2010년 간이역이던 원덕역이 중앙선 복선 전철화 계획에 따라 복선으로 개통된 후론 용문산과 함께
많은 이들이 즐겨찾는 산으로 날로 인기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년말에는 다들 동해로 산으로 해돋이 여행을 떠나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송년산행을 하자는 친구의
연락을 받고 양평, 용문 등 근처에 사는 친구 몇이서 함께 추읍산을 오르기로 합니다.
시간이 나지않는 친구들은 저녁에 별도로 식당으로 모이라고 약속을 하고서요.
며칠간 지속되던 강추위에 흑천도 이렇게 꽁꽁 얼어서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커다란 대형 도화지에 그림도 그려보고 '영희야 사랑한다' 낙서도 하며 개구장이로 돌아가 발자국 놀이도 하며
언 강물 덕분에 다리를 건너 돌아가지 않고 얼음을 지치며 지름길로 갑니다.
△중앙이 쥔장~
아직은 얼음이 두껍게 얼지 않았는지
한꺼번에 모여 있으니 꾸궁꿍~ 하며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에 놀라 가슴을 쓸어내립니다~
지난주말 전국적으로 눈이 내렸다는데 이 곳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급경사 등산로에 고운 흙먼지가 대단합니다.
아무리 발을 조심하며 떼어 놓아도 흩날리는 흙먼지는 어쩔 수가 없네요.
목구멍도 칼칼하고 등산화와 바짓가랑이가 온통 뽀얀 흙먼지로 더렵혀져 버렸습니다.
추읍산은 원래 '칠읍산'이라 불렀다는데
36년 일제강점기 '칠읍' 발음을 잘 하지 못하는 일인들에 의해 추읍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추읍산 정상에 서면 사방으로 양평,광주,여주,이천 등 모두 일곱 개의 읍이 모두 조망된다 하여 칠읍산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실제로 날씨가 맑으면 사방으로 막힘없이 터진 추읍산 조망은 일품이며 멀리 인천까지도 보인다고 하네요.
위 용문읍내와 멀리 남한강이 보이는 가운데 우측 아래로
'2006년 양평을 빛낸 10대 인물'에 들기도 했던 개그맨 이수근씨의 고향마을 주읍리도 내려다 보입니다.
△친구는 추운 날씨에 카메라 밧데리가 방전되자 손전화로~
사방으로 조망이 트인 추읍산 정상에는 앞서 오른 구리시에서 왔다는 30여 명의 산악회원들이
이미 진을 치고 있어서 마땅히 쉴만한 공간도 없기에 자리를 찾는데 같이 어울리지며 자리를 내주며 과일 등을 내 놓습니다.
우리가 무겁게 갖고 올라간 커다란 막걸리 두병이 순식간에 동이 나는 것은 물론이고
버너에서 끓이는 커피도 끓이는 족족 팔려 나가고~ㅎ
웃음꽃을 피우며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보니 그들이 이미 예약해 놓았다는 식당 주인과는
공교롭게도 제 친구가 절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이랍니다.
우리 일행보고 산행이 끝나면 그 곳으로 오랍니다.
자기네들이 식사를 대접 한다구요~
△하산길 나뭇가지 사이로 흑천의 새마을 다리가 내려다 보이네요
△미리 식당에 와서 기다리는 친구들 때문에 정상에서 다시 온길로 하산합니다
△풍경
△싸락눈까지 내리는 흐린 날씨라 조망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하산길에 올려다 본 추읍산
△원덕마을 모퉁이에 원덕역이 보입니다
추운 날씨에 먹이를 찾아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며 들판으로 건너간 많은 수의
고라니의 발자국으로 인해 하얀 얼음판이 어지럽습니다.
가족 인듯 아주 작은 발자국도 보이구요~
오후가 되면서 날씨가 풀린 탓인지
발아래로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는 아침보다 더 요란한데
마치 무더운 여름날 소나기가 내리기 직전 천둥이 몰아치는 소리 같습니다~
△저무는 개울가 풍경
△어둠이 내리고 인적도 드문 원덕역사
애초에 산행목적 보다는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들 해가 바뀌기 전에 얼굴 한번 보자는 취지로
모인 양평 추읍산 송년산행, 모처럼 가슴이 뜨거운 친구들과 함께하여 유쾌했고 즐거운 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나온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고 옛추억들을 하나 둘씩 끄집어 내다 보니
어느덧 동짓달의 짧은 해가 저물고 밤이 깊어 가는줄도 모르고 연신 술잔을 기울였습니다.
많은 추억이야기 거리에 따로 술안주가 필요없을 정도가 되었구요~
늘어만 가는 빈 술병은 태산을 이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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