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봉 너머로 조령산이...
◈ 산행코스 : 미륵사지~하늘재~탄항산~평천재~부봉삼거리~부봉1~부봉6~동화원~조령 제3관문~주차장
◈ 산행시간 : 8시간 (신선 알현시간 포함)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가뭄에 어지간한 계곡에는 물도 흐르지 않아
계곡산행은 포기하고 대신에 숲이 우거져 있어 한여름에도 햇볕이 들지않아 계곡산행 못지않게 시원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경북과 충북의 경계에 위치한 주흘산자락 여섯 개의 암봉으로 이뤄져 조망 또한 뛰어난 부봉을 찾아갑니다.
동서울에서 6시 40분발 첫차를 타면 충주 건국대와 수안보를 거쳐서 2시간 30분 이면 미륵리에 도착합니다.
오르는 이 누구나 신선이 된다는 부봉
천 년의 역사를 간직한 채 폐사한 중원 미륵사지를 둘러보고 좌측의 고갯길을 따라
본격적으로 부봉 산행이 시작되는 하늘재까지는 천천히 걸어도 30~40분이면 도착하며
잘 정리된 비포장 길은 경사도가 없이 평탄하고 넓고 그늘이 드리워져서 주말에는 물론 평일에도 가족단위의 방문객들로
항상 붐비는 특히 요즘같은 무더운 여름철에 인기가 있는 트레킹코스 입니다.
아름드리 적송과 참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숲길은 콧노래가 절로 나오게 만들며
고갯길 중간에는 김연아선수가 경기하는 모습을 빼닮은 재미난 소나무도 자라고 있어서
숲길을 걷는 즐거움을 두 배로 느끼게 해 줍니다~
△바쁘지만 미륵사지 석불입상을 찾아 안전산행을 기원하고 나옵니다~
△하늘재 오르는 숲길은 가족단위로 걷기에 참 좋아요
△연아소나무
고갯길 중간에는 연아 소나무가 있는데 정말 감탄이 나올 정도로 닮았습니다.
소나무 주변에는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는데 아쉽다면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통나무 벤치라도 하나 만들어 놓았으면
하는 것과 이왕에 연아소나무로 명명을 하였으면 소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큰 참나무를 제거하여 주어
소나무에 햇볕이 잘 들게 관리해 주었으면 더 좋으련만...
연아 소나무가 참나무 두 그루에 치여 햇볕을 받지못해 점차 시들어 가고 있어요~ㅠ
△하늘재 휴게소
신라때 옛고개 하늘재
신라의 북진을 위해 아달라이사금 3년(156년)에 열었다는 하늘재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한 왕조가 한강 유역을 차지했던 시기는 그 왕조의 전성기와 일치하는데 한강 유역은 원래 백제의 발상지였다.
그러나 고구려가 475년에 한강 유역을 차지하면서 이후 삼국통일이 되는 6세기 중반까지
100여년 동안 백두대간을 경계로 신라와 고구려는 날카롭게 대립한다.
남한강 유역의 충주와 낙동강 상류의 상주는 고구려군과 신라군의 야전사령부가 진출해 있었다.
고구려는 북에서 남으로, 신라는 남에서 북으로 길을 뚫으며 새로운 땅을 염원했다.
그리하여 그 염원은 오늘날의 죽령을 만들고 하늘재, 새재에 이르게 된 것이다.
미륵사지에서 하늘재 휴게소까지는
산행을 하기위한 워밍업 몸풀기에 불과한 것이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하는 것은 백대간줄기 하늘재로 부터 입니다.
△부봉 등산개념도
△하늘재 표지석에서 바라보는 포암산
△숲속은 그늘을 드리우지만 바람이 없어 슬슬 땀이 흐르기 시작합니다
△왼쪽 대미산 아래 안부는 여우목고개 입니다
△악어바위
오늘 산행 컨디션이 별로 좋지않은 친구가 초반부터 힘들어 하길래
그늘이 드리운 바위에 올라 참외를 깍아 먹으며 갈증을 달래는데 갑자기 바위가 움직이는 것입니다.
놀라 후다닥 내려와서 돌아보니 우리가 올라섯던 것은 바위가 아니고
거대한 山악어 등가죽 이었다는~ㅎ
△산행하며 만나는 석문은 반드시 통과 해야만 복이 찾아 온다고 합니다~
△바위와 나무와...
△무더운 여름날의 긴 산행은 고행의 길 입니다~
△친구의 성화에 나도~
△주흘산 영봉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흘산 주능선
아무리 숲이 우거져 있다한들 하늘재에서 부봉삼거리에 이르는 4,6km의 오르막 길을
이 더위에 계속하여 오른다는 것은 많은 체력과 인내를 요구합니다.
그러나 수도권 주변의 산들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드리 나무들이 우거진 숲속을 걷는 것은 정말 즐거운 일입니다.
이렇게 산림욕하기 좋은 산이 있는데 수도권에서는 거리가 멀고 코스가 조금 길어서 초보자들에겐
체력적인 부담이 되겠다는 것만 빼고는 모두 만족입니다.
△탄항산 정상
오늘따라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친구가 안쓰러운데
솔바람이 불어주는 주봉 능선에 다다르려면 탄항산에서 아직도 2.7km를 더 진행해야 합니다.
이마에서만 땀이 살짝 배어 나오는 제가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이럴땐 친구랑 같이 땀을 흘려줘야 진정한 산행 친구인데~ㅎ
△힘든 오름길이지만 재미난 기암들이 응원해 줍니다
△바람 한 점 없는 6월의 숲속은 습식싸우나 입니다~
△부봉 주능선
구슬땀을 흘며 세 시간여 만에 부봉 주능선상에 올라서니
그동안 간간히 보이던 조망이 훤히 트이며 시원한 솔바람까지 불어주어
다시금 힘을 내어 오를 수 있습니다.
△제1부봉 오르는 험로
△제1부봉 정상
작은 무덤이 하나 있고 3면으로 조망이 훤히 트이는 부봉 제1봉 명당자리에 자리를 펴고
서로 준비해온 음식을 들며 친구와 많은 이야기들을 나눕니다.
평소 술을 별로 즐기지 않는 친구가 주변 풍광에 취했는지 마가목 반주에 취했는지
평소에 하지않던 가정사를 제게 털어놓네요.
제 결론은 남자들만 잘하면 가정이 화목하고 모두 편하는 것 입니다~♬
△제2 부봉으로 가는 길에 있는 천연대피소
△제3 부봉, 제4 부봉, 제5 부봉이 보입니다
참고로 여섯 개의 부봉 중 조망이 제일 뛰어난 곳은
바로 앞에 보이는 제3봉과 정상 아래가 수백 미터 절벽으로 이뤄진 제6봉 입니다.
더위만 아니라면 세미릿지로 제3봉 슬랩을 오르고 싶은데 이미 더위에 지친 친구가 좋은 길로 가잡니다.
△오늘도 母子바위 남편과 아비를 기다리며 저렇게 서 있습니다
△부봉 풍경
△4봉,5봉 내림길 입니다
△부봉 제3봉의 마스코트인데 이름은 모르겠어요
부봉 제3봉은 제6봉과 더불어 조망은 뛰어난데 오늘같이 햇볕이 강한 날에는 정상에 그늘이 없어
사방을 둘러보고 서둘러 소나무 아래 그늘로 찾아들게 만듭니다.
종일 햇볕을 받은 바위에서 반사되는 반사열도 대단하구요.
△주흘산영봉과 조령산이...
△제5봉에서 바라본 제6봉, 우측 중단에 수직계단이 보이네요
△제5봉에서 바라보이는 월악산 영봉이 손에 잡힐 듯...
△제6봉 오르는 슬랩지대
거의 수직에 가까운 두 개의 철계단을 오르고 우측으로 수백 길의 낭떠러지가 펼쳐진
슬랩지대를 지나 미끄러지지 않게 조심하며 올라가면 수백 년된 멋진 노송 한그루가 암반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고 있는 멋진 조망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바로 부봉 제6봉의 정상입니다.
정상에서는 북쪽의 월악산만 빼놓고 주흘산, 깃대봉, 조령산, 마패봉, 신선봉,
북바위산, 석문봉 등의 스카이라인이 모두 한눈에 들어옵니다.
△부봉 제6봉 정상
△주흘산 능선과 조령산
△여름은 바위들이 사랑을 나누는 계절인가 봅니다~
△6봉의 주인인 명품노송
정상에서 사진을 몇 장 담는 사이에 사교성이 좋은 친구는 벌써 수안보까지 우리를 픽업해 줄 아저씨를 섭외하고 있네요.
오늘 긴시간 동안 산행하면서 처음으로 만난 사람이라 반가운데 거기다가
귀로 교통편 걱정을 덜어줄 분이기에 더욱 반갑습니다.
충주에서 혼자 오셨다는 분인데 승용차를 조령 제3관문 부근에 주차를 해 놓았다고 합니다~
택시를 부르면 12,000원 인데 사실 그보다 경비는 더 들었지만
셋이서 함께하는 하산길은 또다른 즐거움 이었습니다.
△제6봉에서 바라보이는 풍경
△왼쪽 깃대봉과 마패봉 신선봉 사이의 안부는 조령 제3관문 입니다
△정상에서 동화원으로 내려서는 길은 자작나무와 소나무가 우거진 명품 하산길 입니다
새재길 만나기 직전에 옥수가 흐르는 계류를 만나자
오늘 산행에서 땀을 많이 흘린 친구는 물에 들어가 땀을 씻고 옷도 갈아입고 싶어하지만
우리를 픽업해 줄 분이 세수만 하고 서둘러 일어나니 친구는 많은 아쉬움에 물가를 떠나지 못합니다~♬
최소한 차가운 계곡물에 발이라도 씻었으면 하는 마음인데 그걸 못했으니 많이 서운하겠죠~
저도 비슷한 마음이구요.
할 수 없죠.
수안보 온천으로 가야죠~
△산이 높고 험준하여 새들도 넘기 힘들었다는 조령(조령 제3관문)
조선 초부터 봇짐 하나씩 짊어지고 영남에서 한양으로 향하는 관문인 조령을 통과한
옛 선비들의 흔적을 허리굽혀 찾아보려 하지만 쓸데없는 생각 이라는 것을 알지요.
세월은 흘렀어도 길은 변하지 않고 오늘까지 이어지고 과거급제 그 청운의 큰 뜻을 품고 저 길을 따라
한양으로 한양으로 향했을 가난한 선비들의 도전 정신은
오늘도 이길 어딘가에 살아 숨쉬고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