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기타 지방

백악산 (상주)

머루랑 2012. 11. 22. 09:00

 

 

     산행코스:옥양교~옥양폭포~537봉~강아지바위~백악산(856m)~돔형바위~대왕봉갈림길~침니바위~

                    부처바위~수안재~물안이골~화북초 입석분교~백악산휴게소(14km 5시간)

 

 

 

      딱 한달만의 산행입니다.

       아직도 가을인줄 알고 계절의 끝자락을 나혼자 계속 붙잡고 있었는데 오늘 눈에 보이는 풍경들은   

       이미 모두 떠나가 버린 뒤의 칙칙한 회색빛으로 변해 있습니다. 

 

       1박2일 모임이 있던 청원군 미원의 숙소앞에 세워둔 승용차가 마치 냉동고에 집어 넣었다가 

       꺼낸 것같이 앞뒤 유리는 물론이고 보닛과 지붕 등 타이어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하얀 서리로 얼어 붙어 있어서 비로소 겨울로 접어 들었다는 것을 실감 했지만... 

 

 

       일년에 두번 60여 명의 동기가 모이는 모임인데 밤새 얼마나 많은 이슬이가 울며 거꾸러 졌을까요~

       아, 충북에서 팔리는 술은 이슬이가 아니고 '시원이'네요.

 

       이슬이건 시원이건 술 좋아 하는 이들이 어디 종류를 가리는 것 보았습니까.

       그렇게 이십대 청년으로 돌아가 내일 산행하는 것도 잊은채 새벽 2시가 넘도록 잔을 부딛치고 있었으니 

       오늘 산행이 어떠할 것이라는 것은 경험자들은 다 알지요~

 

 

 

       △자연이 빚은 작품 석교(石橋)

      백악산 휴게소앞 주차장에 승용차를 주차하고 채비를 해 옥양폭포로 오르는데

       70대 후반의 노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맞잡고 앞서가고 있습니다.

 

       다리가 불편한지 할머니는 짧은 거리도 걷다 서다를 반복하지만 채근하지 않고 옷깃까지 여미어 주며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기다려 주시는 할아버지 모습이 그렇게 인자하고

       자상하게 보일 수가 없네요.

 

       나역시 나이를 더할 것이고 저런 모습으로 곱게 세월을 먹었으면~      

       일행들은 반대편에서 오르는데 조금 더 오르다가 중간에서 일행을 기다릴 거라네요. 

 

 

 

   석문사 계곡 아래에는 자연이 빚어 놓은 작품인 석교가 놓여 있습니다.

       당당한 백악산의 명물로 자부하는데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도록 완벽한 작품이죠.

 

       아름드리 고목나무가 쓰러져 다리 구실을 하는 듯한 모습으로 보이는 저 다리는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리는 물론이고 계곡 양쪽의 바위가 모두

       하나로 붙어 있는 통바위라는 사실이 더 놀랍습니다.

 

       다리 중간에 3개의 바위가 마치 교각처럼 박혀 있어 다리를 떠받히는 역활을 하는 것도 신기하구요.  

       산행도 하기 전에 이미 본전을 다 뽑은 것 같은 느낌~     

 

 

 

       △옥양폭포

 

 

        △첫번째 암봉

 

        △입석리마을

 

       △첫번째 암봉을 오르며...

 

 

       산행하며 마시려고 준비해온 막걸리 한병을 

       바위 옆의 저 작은 소나무 주변에 모두 쏟아부어 주었습니다.

 

       흙도 거의 없는 암반위에 뿌리를 내리고 악착같이 살아가려는 모습이

       안쓰럽고 대견하기도 해 제 즐거움을 기꺼이 포기했습니다~   

 

 

       △풍경

 

      △암봉정상

 

       △풍경

 

       △조항산 지나서 멀리 선유동입구 송면리

 

       △곰바위

 

        △소나무가 자라는 풍경

 

        코끝을 스치는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좋은 첫번째 암봉에 올라 휴식을 취하며

        모처럼의 산행을 마음껏 음미 합니다.

 

        "여기는 등산로가 아니라"며 확성기에다 대고 큰소리로 고함을 치던 석문사 비구니 스님인지

        보살님인지 모르지만 그 확성기 소리가 다시 들려오는 것을 보니 누군가가 또

        석문사 약사전 옆으로 난 샛길로 오르려다 들킨 모양 입니다~

 

 

        △눈이 시린 풍경

 

 

       △들판 한가운데 왕소나무가 보이는 입석마을

 

        △낙영산과 백악산

 

        ▼강쥐바위

        △속리산 마루금이 한눈에...

 

       며칠 전에 속리산을 다녀오신 불친인 연지님은 속리산에서 서설을 만나는 행운을 누리셨는데

       그 건너편에 있는 백악산에는 이렇게 흔적도 찾아 볼 수 없네요. 

       그런 행운은 꾸준히 산행도 해야 우연히 만날 수 있는 것이고 또 아무에게나 

       찾아 오는 것도 아니니 욕심을 접습니다. 

 

 

        △풍경

 

       △재미있는 기암들

       엇!

       사진을 찍을 때는 전혀 몰랐었는데

       신기하게도 바위가 두눈을 부릅뜬 부엉이 모습으로 변해 있습니다~

       어찌 살아있는 부엉이 같나요?

 

 

       △운흥리가 보이는 풍경

 

        △속리산 마루금

       삼각봉의 관음봉에서 문장대 신선대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고만고만한

       속리산 연릉들이 한눈에 모두 조망되는 시원한 풍경입니다.

 

 

        △좌측의 묘봉에서 상학봉을 거쳐 활목재까지 이어지는 암릉선

 

       저 묘봉너머 그리 멀지 않은 곳이 제가 태어나고 어린시절을 보낸 고향인데...

 

       문장대는 어릴적 부터 수 없이 올라봤지만 정작 묘봉은 한번 밖에 오르지 못한 것은

       예전에는 등산로가 없기도 했지만 바위 길이 험했기 때문 입니다.

 

 

       △운흥리 마을을 지나 활목재를 넘으면 산외면 장갑리

 

        △백악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돔형바위봉

 

       △돔형바위봉

 

        △아름다운 풍경

 

        산 좋기로 소문난 백악산 능선 끝

        굴러 떨어질 듯 걸려 있는 커다란 바위돌 하나

        절벽 중간을 휘감아 내린 길은 까마득한데

        낙엽 위에 찍힌 내 발자국 거친 숨소리에 지워질 듯...지워질 듯...

 

        <머루랑>

 

 

        △어린 새끼를 등에 업은 듯한 기암

 

 

        △기암 처마 사이로 속리산 주릉과 백악산 정상이...

 

 

        △지나온 백악산

       △멀리 대야산

 

        △돔형바위 틈에 자라는 두 그루의 소낭구

 

       어제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내려 오는데 차량이 얼마나 밀렸는지 증평까지

       평소 한시간여 남짓이면 충분한 거리를 무려 세시간 반이나 걸려 도착하는 바람에 오후 4시에 시작한 모임에도 

       지각하여 휴일인 오늘은 올라가는 차량들로 도로가 또 한바탕 몸살을 앓을 것이기에

       산행시간을 단축해 빨리 출발할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져 대왕봉도 그냥 지나치고 사진도 생략합니다.   

 

        그렇다고 백악산에서 조망이 제일 좋기로 이름난 돔형바위에서의 즐거움을 포기하면 안 되지요.

        햇살이 좋은 곳에 자리를 잡고 매콤한 라면을 끓여 쓰린 속을 달래주니 

        이 순간만은 부러울게 하나 없는 세상을 다 가진 황제의 마음입니다~   

 

 

 

        △비움...

 

        △차마 발길을 떼어 놓을 수 없는...

 

 

         △물안이골 국유림의 자작나무숲

 

 

 

 

 

 

 

        산길 보다는 좀 지루하다는 생각이 살짝 드는 물안이골을 빠져나와 

         입석분교에서 차량을 세워둔 백악산 휴게소 까지는 도로를 따라 다시 1km 이상을 더 걸어야 합니다.

 

         당초 계획에는 산행을 마치고 나서 지난 8월 28일의 볼라벤 태풍 때 강풍 피해를 입고 가지가 부러진채

         뿌리가 뽑혀 땅바닥에 쓰러져 누워 있는 600년 된 노거수인 왕소나무 어른을 찾아 위문하고

         올라가려 했는데 역시 상경하는 고속도로 사정이 걱정이 되어 

         천연기념물 왕소나무 어른을 뵙지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일요일이자 사당에 제사를 지내는 시제(時祭) 날과 겹쳐 고속도로가 얼마나 막힐지 걱정이 되어서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엄청나게 차량이 막혔다는 것...

 

 

 

 

 

 

         참고:

         11월 15일 부터 12월 15일 까지는 산불방지 경방기간이로 입산을 통제하는 곳이 많으니 

         산행 전에 미리 산행지의 정보를 파악하고 가야 합니다.

 

        승용차를 세워둔 주차장에 오니 아침에는 보이지 않던 빨간 모자를 쓴 산불 감시원이 다가오더니

         어느 산을 다녀 오시는 거냐고 물어 사실대로 이야기 했더니

         지금은 입산금지 기간이라 무단 출입시에는 1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도 있다면서 

         입산 때 자신에게 들키지 않았으니 오늘은 그냥 가시라면서 다음에는 주의 하라네요.

 

         웃기는건 고향 사람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서로 알만한 사람 이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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