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바위산의 명품송
◈ 산행코스 : 물레방아휴게소~북바위~신선대~675봉~북바위산~사시리고개~사시리계곡~물레방아휴게소~덕주사
북바위산은 월악산 국립공원내에 있는 해발 772m로서 비록 높지는 않으나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사계절 아기자기한 스릴을 느끼면서 산행할 수 있는 재미있는 산입니다.
충주호 월악나루에서 12시 방향으로 이어지는 송계계곡을 따라 가다 보면
왼쪽으로는 월악산(1092m) 영봉이 오른쪽으로 바로 오늘의 목적지인 북바위산이 있습니다.
북바위산이라는 이름은 지릅재에서 북쪽애 위치한 바위산이라는 이유도 있지만
산 중턱에 우리 고유의 타악기인 북(鼓)을 닮은 거대한 기암이 있어
북바위산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북바위산의 특징은 송계계곡으로 이어지는 능선 남면이 온통 바위암반으로
슬랩을 형성하고 있으며 기기한 모양의 아름드리 적송들이 등산로를 가득 에워싸고 있어서
산행내내 그 경관이 매우 아름답다 하겠습니다.
△물레방아휴게소에서 바라본 월악산
일죽,생극,주덕,건대 충주캠퍼스를 지나 수안보에 다다르니 승객 모두가 내리고
동서울에서 출발한 버스에는 달랑 저혼자만 남았네요.
수안보를 지나자마자 도로에 얼어붙은 눈이 미끄러워 버스가 불안정하게 고갯길을 넘어 가는데
이곳은 제설작업으로 눈을 치우는 대신 도로에 모래와 흙을 뿌려 놓는 것으로
했기 때문에 바퀴가 미끄러지는지 운전기사님이 고생을 많이 합니다.
승객인 저도 불안하고~
저번에 엄청 내린 눈으로 인하여 수안보에서 지릅재를 경유하여
월악산으로 넘어가는 597번 지방도로가 통제 되었다가 뚫린지 며칠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렇게 주거니 받거니 대화를 하며 가다가 정류장이 아닌 물레방아 휴게소앞에
내려 줄 수 없느냐고 물으니 OK, 그렇지 않으면 1km를 되돌아 와야 하는데~
△풍경
뽀드득 뽀드득 얼은 눈이 밟히는 소리가 참 좋은 길을
얼마간 올라가면 사방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동산계곡 건너편으로 용마봉과
월악산 영봉이 손에 잡힐듯 가까이 조망되어 북바위산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 되기 시작합니다.
△동산계곡 건너로 용마봉(말뫼산 687m)
△월악산 영봉이 시원스럽습니다
△소나무가 자라는 모습도 제각각~
△아침 햇살이 안개처럼 드리운 송계계곡
△북바위 입구를 지키는 수호신들
△소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경
△산 이름의 유래가 된 북바위 (그리고 아랫쪽 찢어진 부분~)
북바위에 얽힌 전설
아주 먼 옛날에 동산계곡 촌막에는 홀아비와 단 둘이 사는 노총각이 있었는데
논밭뙈기 하나 없는 외진 산골이라 두 부자는 봄에 산나물을 뜯고 기타 계절에는 각종 약초나 버섯 등을
채취해 충주나 하늘재 너머 문경시장에 내다 팔며 어렵게 근근히 살고 있었는데
아비는 그렇다 쳐도 마흔이 훌쩍 넘도록 장가를 들지 못하고 있는 아들이 항상 걱정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점쟁이가 이곳을 지나다가 이 사연을 듣고는
저 앞산의 북바위에 올라 100일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침저녁으로 북바위를 100번씩 치면서
정성을 다해 원을 빌면 1~2년 안에 원하는 바를 어렵지 않게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전해주는 것이었다.
고마움에 두 부자는 시장에 내다 팔려고 말려둔 귀한 약재를 비롯하여
담가둔 귀한 산삼주까지 한병 안겨서 보냈다.
아들은 약초 캐는 것을 뒤로 미뤄둔채 아침저녁으로 지극정성을 다해 북 치는 것을 100일을 넘기고
몇 년을 더 기다려 봐도 점점 늙어가는 숫총각 아들에겐 중매소식은 물론이고
처자 그림자 하나 찾아오지 않는 따분하고 지루한 생활이 계속되는 것이었다.
어느날 비로소 점쟁이에게 농락당한 것을 알고 화가 치민 노총각 아들은
낫 두 자루를 잘 갈아 들고 부리나케 산으로 올라가 북을 ㄱ자로 길게 찢어발겨 놓고 내려왔다.
큰 상실감에 홀아비가 병들어 죽자 노총각 아들도 어디론가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그후 마을사람들이 어렵게 북을 다시 꿰매어 놓았지만 북소리는 영원히 들을 수 없었다고~
지금도 바위 아래에는 ㄱ자로 찧어진 부분을 꿰멘 곳이 선명하개 드러나 보인다.
이상은 '머루랑'이 지어낸 북바위의 전설 이었습니다~ ... 나도 증말웃겨~~♬
△북바위 남면의 명품송은 선경이다~
눈이 내려 쌓이지만 않았다면 슬랩을 따라 나무에 올라갈 수 있는데...
그러면 나뭇가지 방해받지 않고 더 나은 그림을 만들고
갖고온 막걸리도 한병 부어 줄 수 있었을 텐데~~
△북바위산에서는 명품송 아닌 것이 없다지만...
△앞쪽의 박쥐봉과 멀리 신선봉이
△월악 영봉이 보이는 선경
△월악산 하봉,중봉,영봉 등 만수암릉이 모두 한눈에...
△눈으로 덮힌 슬랩지대
△하늘은 파랗고 바위는 하얗고~♬ 내 마음은??
△뒷 배경은 박쥐봉
당초 계획은 북바위산에서 사시리고개를 경유 박쥐봉을 밟고 동북능선을 타고
물레방아 휴게소로 내려가는 것이었는데 내려오는 버스 안에서 문자 한통을 받았다.
원주에 사는 친구의 모친이 어젯밤에 돌아가셔서 내일이 발인이라고...
이미 산으로 출발한 뒤여서 달리 어쩔 도리가 없는데 산행을 끝내고 서울까지 올라 갔다가
다시 원주까지 가려면 너무늦어서 부담이 되기에 궁리를 하다가 등산복 차림으로라도 조문을 하기로 합니다.
청주에서 출발하는 친구와 충주터미널에서 만나 픽업 신세를 지기로 합니다.
그래서 박쥐봉의 박쥐는 다음 번에 잡기로 하고~~
△반사되는 햇볕에 눈이 부신 미끄러운 슬랩을 오르며
△용마봉(687m)과 월악산(1,094m) 영봉
△남쪽으로 박쥐봉 (782m)
△675봉과 북바위산(772m)
△소나무가 만들어 내는 풍경
△사시리고개 너머로 마패봉과 신선봉이...
△신선대 뜀바위구간
중간까지 걸어 갔다가 건너 뛰는 것을 포기했어요.
충분히 건너 뛸 수 있는데 만의 하나~
△신선대 앞 조망
△안부가 사시리고개 입니다
△북바위산(772m)
△기암
△적송아래 명당터엔 새의 발자국은 물론 손님 하나 없고~
△계단을 오르며 돌아본 675봉과 북바위
산행 사진에 될 수 있으면 이정표나
계단 등 인공 구조물은 담지 않으려 하는데 안전상의 이유 이겠지만
이곳 북바위산에도 점차 철계단이 하나씩 늘어나고 있네요.
△미처 동면에 들지 못한 큰 구렁이 한마리...
△앞쪽의 박쥐봉과 포암산, 그리고 멀리 주흘산과 부봉
산에 다니면서 항상 베풀기만 하는 대자연에
보답할 길이 없으니 이렇게나마 같이 나누는 마음으로...
△북바위산(772m) 정상
암릉위의 적송군들도 아름답지만 북바위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 정상 표지석좀 보세요.
주변에서 주워온 잡석에 매직펜으로 내려 쓴...
멋지지 않나요?
아마 저 자리에 절구통만한 바윗돌을 세웠다면~♪
△멀리 주흘산 영봉과 부봉
△정상 건너편으로 마패봉과 신선봉
바람이 잦아든 북바위산 정상 슬랩에 자리를 펴고 앉아
만찬을 즐기려는데 작은 산친구들이 떼로 몰려와 자기들도 합석을 하자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어쩝니까.
같이 나누어야죠.
특히 요즘같이 날이 춥고 눈이 많이 쌓여 먹을게 부족한 겨울철에는 더요~
△동고비와 친구가 되어...
△먹이 가져가는 모습을 보면 변죽이 좋은 녀석은 표시가 난다~♬
아래서 두번째 엉덩이 쭉 빼고 엎드린 저놈좀 보세요.
아직 사람이 두려운가 봐요~
사람들과 비교적 친근한 곤줄박이는 곧잘 사람들 손에도 내려와 앉는데 반해
경계심이 많은 동고비들은 절대로 사람 손에 앉질 않아요.
그래도 이 녀석들은 1미터 근처까지 다가오네요~
△사시리고개 안부(직진하면 박쥐봉,우측은 뫼악동)
친구 모친의 조문 관계로 3시 15분 덕주사발 버스를 타려면 박쥐봉 산행은 뒤로 미루고
여기서 좌측 사시리계곡으로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아직 몸도 채 안 풀렸는데 하산이라니~
룰루랄라 눈이 쌓여 걷기가 즐거운 임도를 따라 내려 오다가 까~암짝
꿰이이~ 꿰이이~ 하며 산짐승이 내지르는 날카로운 괴성에 놀라 발길을 멈추고 귀를 귀울이니
올무에 걸린 고라니가 내는 비명소리 같은데 보이지는 않고...
잠시 후 산 사면을 가로지르며 내 달리는 세마리의 고라니를 발견했습니다.
아마 짝짓기 철인 듯 앞서 도망가는 암놈을 숫놈 두마리가 서로 경쟁하며 쫏아가면서 내는 소리입니다~
봄 사시리골엔 어린 고라니들이 부쩍 더 늘어 나겠는데요~
△하산길의 기암
△국립산림원 품종관리쎈터 채종원의 낙엽송
△종일 걸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것 같은
△북바위산 남면의 암릉지대
채종용 낙엽송이 자라는 주변에는 봄철에 가면 고비나물이 무진장 자랍니다.
사시리계곡 숲속에는 아직도 산더덕이 너덜하구요.
그만큼 사람들 손이 타지 않았다는 거죠.
△얼어붙은 사시리계곡
△맛이 간 밧데리를 달래서 겨우 망폭대를 한장~
사시사철 아름답지 않은 산이 없다지만 특히 암릉으로 이루어진 절벽 틈새에
수천 만원짜리 분재, 적송들이 자라는 북바위산은 겨울철에 찾아야 더 제격일 것 같습니다.
물론 내린 눈이 쌓여 바윗길이 미끄러울 수도 있겠지만
위험한 곳에는 안전시설이 다 설치되어 있으니 큰 염려는 놓아도 되고
주말을 피해 좀더 여유로운 산행을 온전히 즐기고자 하는 분들이 찾으면 좋겠다는...
참, 생각해 보니 오늘 산에서 만난 사람이 한명도 없었네요.
다 어디로 갔지요?
이렇게 멋진 겨울 산행지를 놔두고서~
5시에 충주 버스터미널에서 청주에서 출발한 친구를 만나 원주의 친구 모친 상가를 조문하고
집에 올라오니 새벽 1시가 넘어서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