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락산의 백미 기차바위
◈산행코스 : 장암역~노강서원~기차바위~정상~철모바위~하강바위~도솔봉~수락산보루~귀임봉~마들역
일요일 점심때가 되어도 내리는 비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아
더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지하철을 타고 수락산행의 깃점인 장암역으로 향합니다.
원래는 친구가 먼저 수락산 기차바위를 데려가 달라고 했는데 종일 비가 내린다는 예보를 듣고선
친구는 뒤로 자빠져 버리고 결국은 오늘도 혼자 가게 되었네요.
결과적으로는 잘된 일이지요.
비가 내려 미끄러운 암릉을 두려움이 많은 친구를 데리고 가기에는
사실 걱정이 앞섰거든요~
△도봉산역에서 바라본 수락산
△장암역에 내려서 올려다 본 수락산엔 비구름이 걸리고 있네요
궂은 날씨라 산행객도 거의없는 텅빈 전철에서 내려 빠른 걸음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려는데 연세 지긋하신 분이 따라 붙으며 길을 물어 오네요.
"오늘 모임이 있어서 대우산장을 찾아 가려는데 어떻게 가느냐고..."
같이 걸으면서 물어보니 다른 일행들은 수락산역에서 내려 정상을 거쳐서 하산을 하고
산행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직접 산장으로 오라고 했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걷다가 그분이 "왜 예쁜 산장 이름도 많은데 대우산장 이냐..." 고 말하자
우리를 뒤따라 오던 젊은 아주머니가 자기도 대우산장에 모임이 있어서 가는 중 이라네요~
서로의 안부를 나누더니 모르는 사이지만 같은 '김천향우회' 회원이라 반기며
자기가 나이가 제일 많은 왕고문이라고 여자분께 소개를 하네요.
△풍경
장암에서 수락산을 오르는 길은 여럿이 있지만
오늘은 노강서원 가기 직전의 호남식당 주차장 뒷편 능선을 타고 오르는데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라 그런지 마주치는 등산객 하나 만날 수 없는 호젓한 산행입니다.
초입부는 계단길 이지만 주변의 나무들을 간벌 하면서 나온 나무토막을 잘라서 사진과 같은
예쁜 계단을 만들어 놓아 거부감이 들지 않는 오름길을 오르는데 습도도 많은데다
비까지 내려 빗물인지 땀인지 구분이 되지않는 땀이 이마를 흠뻑 적시네요~
△파란지붕의 장암역 건너로 도봉산도 짙은 구름에 덮여 있네요
△팔각정 아래 깔딱고개만 어렴풋이...
△비 내리는 수락산 풍경
△풍경
△비구름 속에 기차바위의 윤곽이 흐릇하게 보입니다
짙은 안개에 휩싸인 391봉 삼거리 부근에 이르니 한 무리의 등산객이 비를 흠뻑 맞은채 내려오는데
그 중 맨앞의 아주머니 한분이 석림사로 내려가는 하산길을 물어 옵니다.
그런데 하나같이 억센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말투라 혹시 대우산장 모임에 가시는 분들
아니냐고 물으니 맞다면서 "어떻게 그걸 아냐며..." 깜짝 놀라네요~
장암역에서 왕고문이라는 분과 산장 입구까지 동행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많이 즐거워들 하시네요.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세요~"
△기차바위 직전의 암릉
비가 내리면서 바위 표면의 흙과 잔모래들은 빗물에 씻겨 내려가 깨끗해 졌지만
흘러 내리는 빗물에 바위면은 엄청 미끄럽습니다.
△갑자기 굵어지는 빗줄기에 암릉 오르기를 멈추고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저 봉긋한 바위에 걸터앉아 몰아치는 비구름을 한참이나 구경 했습니다
△풍경
△기차바위 입구
로프가 빗물에 젖어 있어서 줄을 잡지않고 기차바위 승강장(?)까지
우측 슬랩을 따라 오르려니 여간 미끄러운게 아닙니다.
△수락산의 맥미인 기차바위
기차바위는 경사 각도가 상당하고 길이 또한 길어서
처음으로 이 곳을 찾는 이들을 겁먹게 만드는데 어째 사진상으로는 그 느낌이 전혀 살아나지 않네요~
날씨가 좋았다면 저 두 줄의 로프에 줄줄이 엮여서 오르내리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룰텐데
이렇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정적을 보이는 모습은 많이 낮섭니다.
로프를 잡지 않고 사면으로 오르면서 사진을 담을 욕심에
몰아치는 비바람이 잠시 멈추기를 나무뒤에서 기다려 보지만 바람은 더욱 세게 불어오기 때문에
홈통바위 측면을 오가며 사진 담는 것을 포기하고 바람에 날려가지 않도록 조심해서 오릅니다.
굵은 로프가 젖어 있어서 잡지 않고요~
△좌우의 저 경사각 좀 보세요~
△기차길 중간의 오아시스~
△올라와서 내려다 본 기차바위(홈통바위)
2년 전 겨울 눈이 많이 내린날
아내와 같이 이 코스로 올랐다가 된통 고생을 한적이 있습니다.
겨울철이라 두터운 방한 장갑을 착용했는데 로프는 또 얼마나 굵은지 두 손으로도 움켜 잡을 수 없는데다
바위면은 얼어있고 로프에 눈까지 달라붙어 얼어 있으니
손이 작은 여자들이 어떻게 로프를 제대로 잡을 수가 있습니까.
휴대한 자일을 꺼내 아내 안전밸트에 착용시키고 제가 먼저 오른 다음
저 옴통 사이로 들어오게 해서 겨우겨우 끌어 올린적이 있어요.
그날 자일을 휴대하지 않았다면 정말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수도 있었겠지요~
△이 재미있는 구간이 없었다면 수락산의 매력도 좀 떨어지겠죠~
△풍경
△짙은 안개로 소낭구 밖에 보이지 않아요~
△여인의 기도는 오늘도 끝날 줄 모르고~
△정상의 명품 송 (아래는 까막득한 낭떠러지~)
△정상아래 풍경
정상에는 깃대의 태극기가 찥어질 정도로 세찬 바람이 몰아치는데
젊은 남녀 한 쌍과 아저씨 한 분, 저를 포함하여 모두 네 사람이 전부인 적적한 휴일의 수락산 입니다~
비가 온다고 산을 오르지 않다니~ㅎ
내가 이상한 것인가??
△풍경
△철모바위는 장맛비에 암갈색으로 녹이 슬어가고...
△저 종이 울리는 날 세상의 모든 전쟁이 끝났다는데...
△하강바위도 오늘은 쉬는날~
△수묵화 하나...
△또다른 풍경
△수묵화 둘...
△치마바위에서...
△미끄러운 마사토구간 하산길~
△마들역으로 내려가는 하산길은 천연 황톳길...
△도솔봉에 걸리는 구름~
△4호선 종점 당고개역 주변과 구름에 덮힌 불암산이~
△산행이 끝나도록 장맛비는 그칠줄을 모르고...
어렵고 큰 일을 먼저 처리하면 작은 일들은 저절로 해결 된다죠~
생활 리듬이 깨지기 쉬운 장마철
건강관리 잘 하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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