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운길산 (도심역~운길산역)

머루랑 2012. 8. 18. 07:30

 

        △운길산 (619m)

 

      산행코스 : 도심역(중앙선 전철)~도곡리종점~일신농원~새재고개~오거리~운길산(619m)~헬기장~수종사~운길산역

 

 

        그동안 날씨도 무더웠고 휴가철이라 산행을 잠시 쉬었더니 몸이 임산부 만큼 무거워졌습니다.

 

        아내가 갑자기 수종사를 가고 싶다는데 승용차를 갖고 가면 편하지만

        산행도 할겸 걷기에 괜찮은 코스가 있다고 꼬드겨 아내랑 중앙선 전철을 타고 도심역에서 내리는데

        좀 나아 졌다고는 하지만 아직 날씨가 장난이 아니게 덥습니다.

 

 

 

        △고려대농장 안길

 

        도심역에서 운길산을 가려면 1번 출구로 나와 도심초교 앞 마을길로 가는 방법과 

        도심역 주차장에서 동쪽으로 직선으로 곧게 뻗은 고려대농장 안길을 경유하는 방법이 있는데

        어느 곳으로 가건 거리는 120m 밖에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두 길 모두 새재고개 직전의 숲속으로 접어들기 전 까지 한시간 가까이 

       온몸으로 뙤약볕을 받으며 걸어야 한다는 고충이 있습니다.

       오늘은 고대농장 안길로 갔는데 아내에게 얼마나 핀잔을 들었는지 모릅니다.

 

       이 무더위에 웬 생고생을 해가며 한시간 넘게 뙈약볕 길을 걷냐구요~  

 

 

 

        △다산길 4코스 이정표

 

         엄청난 면적의 고대농장 중앙을 가로지르는 안길에는 사유지라며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는 표지판이

         곳곳에 서 있는데 어찌된 일인지 다산길 4코스가 농장안을 가로질러 나 있네요.

         출입을 막는 사람이 없는 것을 보니 지나가도 괜찮은가 봅니다~

 

         이 무더위를 뚫고 15km를 나무그늘 하나 없는 다산길을 한낮에 걸을 용감한 이가 있을까요~ 

 

 

 

 

        △계속되는 무더위에 고운 연꽃잎도 말라가고...

 

 

        △지나쳐온 농장 안길은 한낮의 지열이 대단합니다

 

         △벼가 익어가는 들판 너머로 북한산이 가물가물 보입니다

 

         도곡리 버스종점 부터는 두 개의 개인농장을 지나 계속 임도로 이어지는데

         이곳도 역시 그늘 없기는 마찬가지이라 고역의 연속입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아래에는 마지막 더위를 피하러 나온 이들이 더러 있는데

         이순간 만큼은 그들이 부럽습니다~    

 

 

 

      △물기를 머금고 있는 등산로는 걷기는 좋은데 대신 습도가 높습니다 

 

 

         △새재고갯마루에는 물봉선이 한창 입니다

 

         한낮의 땡볕아래 고생을 시켜서 미안한 마음에 덥다고 말도 못하고

         비오듯 땀을 흘리며 묵묵히 앞서 오르는데 아내는 들꽃들이 참 이쁘게 피었다며 좋아라 합니다.

         기분이 풀어졌는지 꽃사진도 담아 보라면서요~

 

 

 

       

        무더위 탓인지 산을 오르는 사람도 거의 없어 항상 맑은 샘물이 흐르는 샘터에서 

        여유롭게 수를 하고 땀을 닦으며 휴식을 취하니 비로소 살만합니다.

        이제부터는 계속 숲길로 이어지지만 또 얼마나 많은 땀을 더 흘려야 할지...

 

        본격적인 운길산 산행은 새재오거리에서 부터입니다.

        똑바로 가면 거미박물관을 지나 진중리를 거쳐서 운길산역으로 바로 내려가는 길이고

        임도옆의 우측길은 철문봉, 예봉산과 예빈산으로...

 

        숲속에 간간히 보이는 버섯 중에는 잘 구운 맛난 빵을 닮은 것도 있네요. 

 

 

 

                                          △충영(벌레집)                                                            △발에 밟힐까봐 옆으로 옮겨 줬더니 해치려는 줄 알았나 봐요~ 

 

 

        △땅에 뉘어놓은 나무사다리?

 

 

         △아내는 거북이를 닮았다고 찍으라는데 그렇게 안 보이는데~

 

 

        △가지가 12갈래로 뻗은 신갈나무...

 

        우리가 어릴적에는 자식들을 보통 7~8명에서 더러는 저렇게 많이 낳는 집도 있었는데~ㅎ

        요즘 젊은이들은 그걸 어떻게 이해할까~~

        둘도 많다고 하는데...

 

 

        △소나무가지 사이로 겨우 예봉산이 보입니다.

 

        운길산은 정상지역만 제외하고는 조망이 거의 없는 산이라

        큰 기대를 안고 올랐다면 실망을 하기 쉽상입니다.

 

        멋진 조망을 기대 한다면 운길산 보다는 예봉산쪽으로 가야 팔당댐과 한강을 비롯한

        검단산, 하남시 일원 등을 굽어 볼 수가 있지요.

 

 

 

        △운길산의 명물 수줍은 총각입니다

 

 

        △날벌레 퇴치용 끈적이를 칭칭감고 있는 신갈나무... 

 

 

 

       △태양이 남쪽으로 많이 기우는 1월이면 저 구멍속에 넘어가는 태양을 넣을 수 있어요~

 

 

        △몰래 한장~

 

 

       △좌측 백봉 너머로 천마산,철마산,죽엽산,서리산,축령산이...

 

 

        △신 양수대교와 정약용 유적지가 조망됩니다 

 

 

 

△자주조회풀

        △망태버섯도 나들이 나오고...

 

 

       △송촌리에서 월문리로 이어지는 먹치고개 우측은 고래산입니다

 

 

       △예봉산과 철문봉

 

        △새재고개와 갑산

 

        △운길산 정상

 

       운길산 정상에서 절상봉이나 수종사를 가려면 왼쪽으로 내려서야 하는데

        이곳엔 이정표가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무심코 우측 능선을 따라 내려서는데 이 길은 동국대연습림으로 연결됩니다. 

        운길산역에 도달하는 것은 마찬가지 이지만 헬기장을 지나고 수종사가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에서 우측 능선을 타는 것이 더 났습니다.

 

        수종사를 둘러보고 일주문 직전에서 이 능선으로 바로 올라 붙을 수도 있구요.

        필히 아셔야 할 한가지는 차량들이 오르내리는 시멘트 도로로는 절대로 가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리도 거리지만 심한 급경사인데 굽이가 많아 발가락이 앞으로 쏠려서 고생을 하니까요~

 

 

 

        △헬리포트의 표지기들...(비에 젖어서 말리고 있는 중~ㅎ)

 

 

        △수령 500년이 넘는 보호수 수종사 은행나무

 

        무더위속의 행은 제 뜻대로 진행 했지만 

        이후 수종사에서의 모든 일정은 아내의 뜻에 따라야 합니다.

        오늘 나들이의 주 목적은 수종사방문 이거든요~ 

 

 

     △산사 앞마당에서 내려다 보이는 두물머리와 양수리일대

 

 

        △수종사 차방 삼정헌

 

        녹차를 비롯한 간단한 차를 무료로 제공하는

        수종사 차방인 '삼정헌' 은 저녁 6시까지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자리가 없으면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것은 당연하구요~

 

        삼정헌은 꼭 불자가 아니라도 멋진 분위기 때문에 일부러 찾는 이들도 많습니다.

        차방에서 내려다 보이는 북한강과 남한강물이 합쳐지는 두물머리 일대의 풍경이 너무 아름답기 때문이죠.  

        해가 짧은 동절기에는 오후 4시까지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녁 빛내림

 

        6시, 저녁공양을 감사히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낮동안 대지를 뜨겁게 달구었던 태양이 넘어가면서 

        마지막 열기를 토해 내고 있네요.

 

 

        △16나한상이 모셔진 응진전 불빛은 덥지않고 따뜻해 보입니다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던 수종사 앞마당에 어둠이 내려앉고

        7시 저녁 예불을 알리는 범종이 울리는 시각엔 이미 일반인의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고

 

        대웅전과 응진전에서 각각 저녁 예불을 올리시는 두 분 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가

        범종의 울림에 섞여 멀리멀리 퍼져 나갈땐 정말 감동입니다~

 

 

        △하산길 짙은 어듬이 내린 양수리 일대

 

 

 

 

 

 

 

         무더위에 땀흘리며 산행하느라 고생했지만

         수종사에 머물렀던 3시간여의 저녁은 정말 꿈같은 시간 이었습니다.

 

         맘껏 땀을 흘릴 수 있는 것도

         어둠이 내린 산사에서 저녁시간 기도와 명상을 함께 하고

         어둡고 경사가 매우 심해 쏠림이 큰 2km 시멘트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오는 일도

         힘듬 보단 행복 이었습니다.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고 둘이 함께 했으니까요~

 

         내일도 좋아하는 것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 진다면 그건 더 큰 행복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할 것은 내가 다른 이에게 준 고통과

             다른 이가 나에게 베푼 선행이라고 합니다.

             이것을 늘 기억할 수만 있다면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을까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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