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으로 보아 마음씨 고운 아가씨가 만들었겠죠?
◈산행코스 : 수리산역~쑥고개~정자~슬기봉(475m)~수리산(469m)~헬기장~수암봉(398m)~솔숲~안산초교
수리수리 마수리 수리사안~♬
평소 술자리를 즐기기도 하지만 정말로 올 연말에는 유난히 모임과 행사가 많아
산행은 계획도 잡지 못하고 있는데 친구가 아무리 바빠도 우리 둘 만이라도 송년산행은
해야 하지 않겠냐며 산행을 제의해와 두말없이 달려갑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산행이니 만큼 먹거리는 잔뜩 챙겨서 친구가 사는
경기도 안양시와 군포시의 경계에 솟아있는 수리산역으로
지하철을 한번 갈아타고 80분을 달려서~
바로 눈이 내릴 것 같지는 않지만
하늘이 잔뜩 흐려서 사방이 어둡게 보이는 순한 수리산 등산로엔
휴일인데도 불구하고 산행객이 별로 없이 한적해서 너무나 좋습니다.
△성큼성큼 앞서 가는 친구
△오름길
수리산 정상의 저 공군기지는 저와는 또 다른 인연이 있는 곳입니다.
특수부대에 근무할 때 우리는 게릴라가 되어 은밀히 기지에 침투하여 기지를 폭파하는 것 이었는데
공군측은 그때마다 막지를 못하고 방어망이 뚫였으니 얼마나 약이 올랐을까요.
예나 지금이나 철책은 쉽게 뚫였나 봅니다~ㅎ
△눈이 쌓여있는 임도
팔각정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쉬려했는데
먼저 자리를 선점한 분들이 있어서 임도변 벤치로 계단을 내려가는데
어느사이 정자 부근에서 음식을 얻어먹던 냥이 녀석이 우릴 따라서 냐용대며 내려옵니다~
△귀여운 눈사람을 따라 나도 방긋 미소를 짓습니다~
△얼마나 추운지 고양이 코도 빨개요~
△귀여운 녀석입니다
참으로 넉살이 좋은 냥이 녀석입니다.
어찌하여 추운 산속에서 홀로 생활하는 떠돌이 신세가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사람을 피하는게 아니라 배낭을 풀면 어디선가 다가와 납작 엎드려 먹이를 재촉하는 녀석의
귀여운 넉살에 수리산에 자주 오는 이들 사이에서는 아주 유명한 놈이랍니다.
처음에는 눈 위에다 먹이를 주었더니 발이 시려운지 발을 번갈아 털면서 먹기에
옆 나무벤치 위로 올려 주었더니 막걸리 두 병을 비우며 쉬는 내내
자리를 떠나지 않고 종내에는 이렇게 졸기까지 합니다.
그러다 먹이를 주면 받아 먹고 또 졸고...참나~~
처음보는 사람들은 집에서 키우는 것을 데리고 온거냐고 물어와
그렇다고 했더니 고양이가 산에도 따라 왔다며 신기해 하며 냥이 머리까지 쓰다듬어 주며
기념사진 찍느라 음식을 먹으며 조용히 쉬려는데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냥이라면 당연히 고기를 좋아할 것 같지만
저 녀석은 김밥과 귤,사과,오이 등을 더 좋아하니 기특하지 않나요?
어린 새나 야생 다람쥐도 사냥하지 않을 것이고...
저 아래 보이는 아파트가 예전에 김연아 선수가 살던
산본리 집이라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고 마을잔치를 크게 벌이던 때를 떠올리며 아쉬워 합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산본리의 자랑이었는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구요~
△날씨가 흐려서 조망이 거의 없어요
△정상의 군부대를 피해서 우회하는 길
예전엔 공군기지가 있는 수리산 정상에 오르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 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지~
물론 군시설 보안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누릴 자유도 소중하고...
△눈꽃이 핀 정상 북사면
△수암봉
△우측으로 수리산의 진산인 태을봉(489m)
△이런, 앞의 소나무를 찍었을 뿐인데 기지까지 나왔네~
△풍경
△풍경
△부대앞 도로를 내려서며...태을봉과 수리산 정상
△기지를 내려서며
갈길이 바쁜 것도 아니어서 기지아래 친구의 참새 방앗간이라는
간이 주점에 소매를 붙들려 들어가 막걸리 몇 병을 또 억지로 비웠습니다.
산이 낮고 순해서 위험은 덜하지만...
이래서 산행은 여럿이 아닌 혼자라야 술도 마시지 않고 자연을 온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수암봉가는 길
△태을봉에서 수리산으로 이어지는 지능선
△오늘은 날씨가 흐려서 조망은 없습니다
△바로 앞의 태을봉도 답답하게 보이고...
△수암봉 전망대에 올라있는 단체 학생들
수리산은 비록 표고는 낮은산 이지만
날씨만 맑으면 제부도는 물론이고 멀리 인천 앞바다와
영종도를 지나 강화도 까지 훤히 조망이 된다는데 조금 아쉽네요.
친구의 말로는 쌍안경 없이도 휴전선 너머 개성까지도 보인다는데 다 믿을 수는 없고~
올봄 산불이 난 지역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상채기 난 소나무 몇 그루가 예전의 아름다웠던 영화를 말해주는 듯 말없이 나그네를 맞습니다.
이른 새벽에 발생한 산불은 누구의 소행인지 저 소나무들은 알고 있겠지만 말은 못하고...
△용케 살아남은 소나무 사이로 태을봉이
△소나무 능선길
△산불 피해만 없었다면 더 괜찮았을 풍경인데...
△지나온 수암봉
이곳에서 직진하면 안양방면으로 내려가는 하산로인데
오늘은 왼쪽의 안산초교 쪽으로 방향을 잡아 안산시 안산동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상록수역 근처에서 기다리는 또 다른 친구들을 만나 간단한(?)
송년 뒷풀이를 이어가야 하니까요~
△하산하는 길이 예쁘네요
△하산 후 올려다 본 수암봉
시내버스를 타고 안산 상록수역으로 이동해 안산에 거주하는 친구 몇몇을 불러내
늦도록 송년 모임을 이어 갔으니 이게 탈입니다.
안산에서 동서울까지 편하게 가려면 직행버스를 타야 하는데 직행버스는 일찌감치 끊겨 버렸고
강남역까지 운행하는 광역버스 막차를 간신히 탈 수 있었습니다.
강남역에 도착해 아직 전철이 다니는지는 모르지만 무작정 계단을 날아서 내려가니
삼성역까지 운행하는 오늘의 마지막 전철이 있다네요.
삼성역에 내려서 건대입구까지 다시 택시 합승을...
산에 다니면서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 뒷풀이가 문제인 송년산행~~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福 많이 지으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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