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춘천 금병산

머루랑 2013. 1. 29. 13:00

 

         ▲금병산의 꼬맹이들~

 

     산행코스 : 김유정역~산골나그네길~새고개사거리~금병산~동백꽃길~목장길~김유정문학관

 

 

         올겨울은 눈다운 눈없이 이렇게 지나가나 했는데 며칠전에 서울에도 많은 눈이 내리고

         특히 강원도 지역에는 1미터가 넘는 폭설이 내려 많은 피해를 주고 있는데

         실은 오늘 대관령의 능경봉을 가려고 했는데 폭설로 피해를 입고 눈 치우기에도 바쁜 이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지 않기위해 가까운 곳으로...

   

         원래는 신남역 이었지만 이 고장이 나은 작가 김유정으로 역이름 까지 바뀐 춘천 금병산으로...

 

 

       

       금병의숙은 1931년 고향으로 귀향한 김유정이 학교가 없어 배우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해

       직접 기둥을 세우고 초가지붕을 얹고 바닥에 멍석을 깔아 마을청년들에게

       한글을 가르치는 등 농촌계몽운동을 펼쳤다는 곳이다.

 

       김유정기념비 옆의 느티나무는 금병의숙을 지으면서 당시에 심은 나무라고 전해진다.

       김유정에 대한 설명은 따로 하지 않아도 잘 아실 것이기에 생략.

 

 

       △등선봉과 삼악산(우측)

 

         △세차게 돌아가는 바람개비가 정지된 것 같이 나온다~

  

        △잣나무숲길

 

 

        도심에는 눈이 내리자마자 이내 녹았지만 북한산,관악산 등에는 고스란히 쌓여서

        모처럼 겨울다운 풍경을 연출해 주고 있다.

        노출된 피부는 춥지만 얼은 눈이 밟히는 소리는 참 좋다.

 

 

        △좌측으로 동백숲길 능선이 보이고

 

       △뒤로는 삼악산이...

 

        △한파 때문인지 등산객도 보이지 않는다

 

 

       응칠이가 송이 따서 먹던 송림길~

        바위가 별로없는 육산인 금병산 능선길엔 의외로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어서

        나름의 걷는 즐거움과 함께 눈요기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소나무가 군락으로 자라는 능선길을 걸을 때는 눈밟는 소리에 귀가 즐겁다.      

 

        △소나무 군상

 

       △소나무가 자라는 풍경

 

         △소나무가 자라는 풍경

 

       △멀리 몽가북계가 보이기 사작한다

 

       

        눈덮힌 증리 들판을 가로지르는 경춘선 철로길이 마치 강에 놓인 철교처럼 보이고

        가운데 작은 언덕 아래에는 증리고분군이 있다.

 

 

         △새고개와 금따는 콩밭길 가는 사거리 

 

          △무슨 일이 있었는지 똑바로 자라는 나무가 없다~

 

        △반사되는 햇볕에 눈이 부신 금병산 정상

 

 

        △동쪽으로 연엽산과 구절산이 보인다

 

         △정상에서 하산하는 길

 

        △정상에 서면 화악산,가덕산,용화산,오봉산,사명산,봉화산 곧은봉 등이 모두 조망된다

 

        △안마산 뒤로 춘천시가지가...

 

        △대룡산도 보이고

 

       △화악산과 몽가북계(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도 한눈에...

 

        △춘천 시가지와 안마산

 

        기온은 그렇게 내려가지 않았지만 바람이 세차게 불어오니

        체감으로 느끼는 기온은 춥다.

        멀리 화악산은 물론이고 용화산 너머 사명산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좋다. 

      

        △춘천시가지와 동내면 일대

 

         △오늘도 산속의 꼬맹이 동무들과~♪♬

 

        집에서 가까운 근교 산행을 할 때는 느긋하게 출발하기 때문에 

        오늘도 산행은 오후 1시가 다 되어서야 시작을 합니다.

        평일 오후라 그런지 산객 하나 보이지 않는데 정상에 오르니 짧은 겨울해는 이미 기울기 시작합니다.

 

        정상 데크에 앉아 따뜻한 커피를 끓이며 요기를 하려니 산속에 사는 동무들이 떼로 몰려와 

        심심해 하는 아내의 어깨위에 내려 앉으며 서로 놀아 주겠다고 야단이 났습니다~  

        나는 손이 시려 10초이상 버티지 못하겠던데 아내는 잘도...

 

 

        △박새,곤줄박이,동고비의 먹이 경쟁이 치열하다

 

 

 

       

        주변에 우리밖에 없어서 인지 배가 몹시 고파서인지

        그다지 경계심도 없이 손바닥에 내려 앉아서 모이를 골라 가져가는 여유를 부립니다.

        장갑낀 내 손에는 잘 앉지도 않더만 녀석들도 여성의 손은 본능적으로 아나 봅니다.

 

        새가 앉은 자세를 보면 알겠지만 경계심이 많은 애들은 손가락 끝에 엉거주춤

        엉덩이를 쭉 빼고서 먹이를 물고 이내 날아 가는데 반해

        이 녀석은 통통거리며 손바닥위을 제집 마당처럼 휘젓고 다닌다.

 

        해바라기씨는 쪼아보곤 밑으로 버리고 땅콩만 찾아서 먹는 편식을 한다~

 

 

 

        따끈한 커피잔으로 언손을 녹이려 발밑에다 아예 해바라기씨와 땅콩이 든 봉지를

        통째로 놓아 두고 녀석들을 살피다가 재미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곤줄박이와 동고비는 땅콩만 물어가고 박새는 해바라기씨만 물어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식성도 다르고 모이도 충분한데 왜 서로 다투는지~ 

 

 

 

         다리나 날개를 다친 것인지는 모르나 어딘지 모르게

         불편해 보이는 찌르레기 한마리는 곤줄박이가 골라버린 해바라기가 고맙다.

         다친 몸으로 살아 가려니 고생이 참 많겠다.

 

 

 

       야야 이놈들아!

       그러다가 아예 봉지속으로 들어가겠다~

       이 녀석은 땅콩만 필요해~

 

 

        △새들과 놀다가 경치도 구경하고...

 

        △바람만 불지 않는다면 좀더 머물고 싶은데...

 

        △가지마! 가지마! 우리랑 더 놀아줘요~~

 

        짐을 꾸리자 아예 카메라 위에 올라 앉아

        조금만 더 자기들과 놀다 내려가라고 야단이다.

        다음주 금병산에 또 올거냐고 묻는데 나는 답을 줄 수가 없었다는~♬

 

         △점순이가 나를 꼬시던 동백숲길~

 

     점순이에게 깔린 나는 다음부터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 졌다~

 

 

        △약수터 하산길의 낙엽송숲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이니 효과가 있었다

 

 

 

    닭싸움의 발단

        내가 점심을 먹고 나무를 하러 갈 양으로 산으로 올라서려는데

        점순 네 수탉이 아직 상처가 아물지도 않은 우리 닭의 벼슬을 다시 쪼아서 선혈이 낭자했다.

        나는 작대기를 들고 헛매질만 하여 겨우 닭을 떼어놓았다.

 

 

        나흘 전에 내가 울타리를 엮고 있는데 등뒤로 다가와서 더운 김이 홱 끼치는 삶은 감자 3개를 내밀었었다.

        나는 점순이의 손을 확 밀쳐 버리고 뒤를 돌아본 나는 쌔근쌔근 하고 독이 오른 점순이가

        나를 쳐다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흘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다음날 점순이는 자기집 봉당에 홀로 걸터앉아 우리 집 씨암탉을 붙들어 놓고 때리고 있었다.

        점순이는 사람들이 없으면 수탉을 몰고 와서 우리 집 수탉과 싸움을 붙인 것이다.

 

 

        하루는 나도 우리 집 수탉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용을 쓸 때가지 기다려서 점순네 닭과 싸움을 붙였다.

        그 보람인지 우리 닭이 발톱으로 점순네 닭의 눈을 한번 후볐지만

        그러나 점순네 닭이 한번 쪼인 앙갚음으로 우리 닭을 마구 쪼아댔다.

 

 

        내가 없으면 점순이가 다시 싸움을 붙일 것을 알기에 나는 우리 닭을 가두고 나무하러 갔는데

        소나무 삭정이를 따면서 나는 고년의 목쟁이를 돌려놓고 싶은 충동을 느겼다.

        나무를 해갖고 내려 오는데 점순이가 바윗돌 틈에 동백꽃을 소복이 깔아 놓고 앉아서

        닭싸움을 시켜 놓고 청승맞게 호드기를 불고 있는게 아닌가.

 

        너무나 약이 오른 나는 지게 막대기로 점순네 큰 수탉을 그만 때려 죽이고야 말았다.

        그러자 점순이가 눈을 불뜨고 내게 달려들어 넘어트리고 올라탓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겠느냐고 다짐하는 점순이에게 그러마 하고 약속을 한다.

 

       노란 동백꽃 속에 함께 파묻힌 나는 점순이의 향긋한 냄새에 그만 정신이 아득해진다.

 

        이때 점순이는 어머니가 부르자 겁을 먹고

        동백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서 내려가고 나는 산으로 내뺏다~

 

 

 

 

 

        △김유정 생가

 

 

 

 

 

 

 

          그렇게 나는 금병산에서 점순이도 만나고 

           산속의 친구들도 만났다.

 

          몹시 춥고 바람까지 많이 불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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