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에서 바라보이는 가야할 아기봉 능선
◈산행코스 : 운주사~신선대~무지치폭포~신선대암장~암릉~서봉~동봉~절고개~철암재~아기봉~산달랑이~신성리
운악산을 가려면 보통 현리를 거쳐 상판리 현등사 방면으로 산행 들머리를 잡는데
오늘은 반대편 일동쪽 운주사에서 올라가기로 합니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현등사쪽 보다는 아무래도 찾는 사람이 적어 비교적 여유로운 산행과
북쪽인 관계로 햇볕을 덜받아 단풍이 현등사쪽 보다는 더 곱게 물든 단풍사이를
쉬엄쉬엄 오르며 운악산 뒷편의 숨겨진 비경을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서울에서 매시간 마다 출발하는 사창리행 버스를 타고 일동 직전 '화현'에서 내리면 되는데
현수막에서 보시다시피 운악산 휴게소에 바로 세워주니 시간이 많이 절약됩니다.
동서울에서 52분 정도가 소요 되며 요금은 5,300냥 입니다.
△운악산 직행버스 노선 개통을 알리는 현수막
운악산(雲岳山 937.5m)은 강씨봉과 청계산을 잇는 한북정맥 줄기로 청평에서 북동쪽으로
약 20km 떨어져 있는 산으로 곳곳에 기암괴석이 펼쳐져 있어서
아름다운 산세와 계곡미가 빼어난 산입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악자가 들어가는 바위산으로 화악산, 감악산, 관악산, 개성의 송악산과 함께
경기5악 중 하나로 "경기의 소금강"으라 불리는 명산입니다.
명지산에서 시작되는 맑은 조종천이 앞을 흐르고 천년고찰 현등사를 오르는 계곡을 따라 크고 작은 폭포들이
줄지어 있어 산행목적이 아니라도 연인과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코스로 많은 인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운악산은 이름 그대로 기암 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높이 솟아서
그 모습이 마치 서기를 품은 한 떨기 꽃과 같다하여 지명이 雲岳입니다.
△북나무단풍
운악산광장 국화꽃을 심어 놓은 포장도로를 따르면 운악사를 거쳐 만경대로 오르는 코스이기 때문에
무주치폭포를 경유하여 병풍바위 앞으로 오르려면 이 길을 버리고
40미터 직진하여 운주사 옆으로 난 소로길을 따라야 합니다.
운주사를 지나면 작은 과수원이 나오고 이어 신선대암장 까지는 샛길이 없으니 길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팔각정에서 바라 보이는 풍경
△무지치폭포
3단으로 이루어진 무주치폭포는 수량이 많을 때
폭포를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람에 날리며 햇볕을 받으면 무지개로 피어 난다고 하여
무지치(무지개)폭포라 부릅니다.
△도망도 가지않고 먹을거 던져주길 기다리는 아기람쥐~
△화현마을 풍경
팔각정에서 내려와 가랑잎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오름길을 조금 오르면
곧 암벽훈련장으로 쓰이는 신선대 암장이 나오는데 무지치폭포를 가려면 암장 앞에서 계곡으로 설치된 로프를 잡고
100여 미터를 내려가면 갈수기라 물은 흐르지 않지만 엄청난 크기의 무지치폭포 상단에 닿습니다.
△무지치폭포 상단
△무지치폭포
계절 여행을 좀더 편히 떠나려는 갈잎들은
가파른 폭포에 매달려 가을비가 내려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어요.
△붉은 단풍으로 타오르기 시작하는 무지치계곡
△신선대 암장 (좌측으로 돌아가면 약수도 나와요)
△곱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더 이상의 말은 필요 없어요~
△그냥 눈으로만 즐기면 돼요~
△풍경
△풍경
△풍경
무지치폭포 계곡을 따르다 능선으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등로를 벗어나 탈출을 감행 합니다.
붉은 단풍을 좀더 즐기려는 이유도 있지만 만물상이라 부르는 병풍바위를
감상하려면 좌측 능선으로 치고 올라야 하거든요.
원래는 신선대 암장을 왼쪽으로 끼고 급경사 너덜지대를 올라야 하는데 오늘은 계곡의 단풍으로 보려고~
△풍경
△기존 등로를 따르면 이런 풍경은 없어요
△눈이 시리도록 붉은...
△풍경
△운악산 북쪽의 숲속은 붉은 꽃밭...
△어떤 꽃이 이보다 더 아름다울까요~
△풍경
계곡의 단풍에 눈길을 빼앗겨 미끄러지며 오르다 보니
어느새 신선대 암장에서 올라오는 희미한 샛길과 능선에서 만났네요.
이후 부터는 계속 조망이 트이며 작은 암릉을 오르내리는 시원한 산행을 이어 갈 수 있구요.
△능선의 전망바위
△전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추수가 끝난 화현리 황금들판
△명품바위에서...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모두 다르게 보이는게 아주 재미있어요.
사람을 판단하는 일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 보느냐에 따라 달라지지만...
△다들 그냥 지나치는 바위인데 제 눈에는~♬
적극적인 사람은 사소한 일에서도 즐거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인생에서 즐거움이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며 이렇듯 의미 없는 일에도
의미를 부여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즐거움이나 행복은 사람마다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 제잘난 멋에 사니까요~♬
△도로를 하나 사이에 두고 건너편 산에는 아직 가을빛이 없는게 신기합니다
△그대 이름은 만추...
△저 아래에 있는 바위와는 또 다른 것이랍니다
△올라야 할 암릉지대
△병풍바위 전경
△병풍바위를 만물상이라 불러요
△지나온 제2 전망대 뒤로 이미 가을걷이가 끝난 들판이 황량합니다
△마당바위
로프가 매어진 암릉을 오르기 직전 병풍바위가 한눈에 조망되는 안부에 위치한
이 너럭바위는 한꺼번에 십여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넓고
적당한 그늘도 드리워져 있어 쉬어 가기에 아주 그만입니다.
△이뽀요~
△포인세티아를 닮은 진달래단풍
크리스마스 꽃이라 부르는 포인세티아를 빼닮은
붉은 진달래 단풍이 너무 고와서 한참을 넋잃고 바라 보았네요.
물론 포인세티아도 꽃이 아니라 크리스마스 무렵에 잎이 붉게 물들어 마치 꽃처럼 보여서
서양 사람들이 예쁜 트리를 장식하는 재료로 쓰이기 시작했다죠.
봄에 피는 진달래 꽃만 예쁜줄 알았더니 이렇듯 가을의 단풍도 예쁠줄~
△로프가 매어진 첫번째 암릉을 오르면...
△건너편으로 조망되는 병풍바위 전면
△위험한 직벽 암릉지대
△만물상 전망대에 올라...
△또 다른 단풍
△하판리 방면
△귀목봉, 화악산, 명지산, 연인산이(좌측부터)
고깔 모양의 아기봉을 지나면 구목봉을 비롯한 명지산과 연인산 등이 한눈에 조망되는
바위에 올라 옛 추억에 잠시 빠져봅니다.
80년대 중반인가 부서 간부들과 함께 10여 명이 산행을 왔다가 저 계곡 아래로 무조건 내려가자고 하여
길도 없는 협곡을 힘들게 내려 가다가 발밑에 무수히 보이는 더덕 등을 캐다 보니
길은 보이지 않는데 날은 저물어 가고...
더 웃기는 것은 어찌어찌하여 계곡을 모두 다치지 않고 무사히 빠져 나왔는데
군부대 한가운데로 내려온 것입니다.
다른 곳으로 달리 빠져나갈 방법도 없어서 철조망을 넘어 부대안으로 넘어가 연병장을 가로질러
눈치를 살피며 살금살금 부대 정문으로 나가는데 앞쪽만 바라보고 보초를 서던 초병이
부대 안에서 무리지어 걸어 나오는 우리들을 발견하곤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어쩔줄 몰라하던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터져 나와요~
침입자는 앞쪽에서 오는줄 알았는데 뒤어서 오다니~ㅋ
'초병아저씨 수고하시요~'를 한마디씩 던지며 배꼽을 말아쥐고 정문을 빠져 나왔지요~♬
나중에 알았지만 그 곳이 바로 '맹호유격장' 이었어요.
△깃대봉과 대금산
△가야할 악귀봉(아기봉) 능선이 한눈에...
△망경대 정상
△저멀리 높은 봉이 악귀봉(아기봉)
언제부터 악귀봉이 아기봉으로 바뀌어 부르는 지는 모르나
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악귀봉이라 불렀고 등산지도 또한 그렇게 표기가 되어 있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아기봉이라 부르고 있네요.
정상 못미처의 바위봉도 아기봉이고 절고개 지나 상판리도 갈라지는 암봉도 아기봉, 저기 보이는 저 봉우리도 아기봉~
뜻은 같겠지만 사람들에 따라 아기봉, 아가봉, 애기봉 등 등 부르는 이름도 모두 다르고...
우목봉이라 부르던 산을 1999년 가평군에서 도립공원으로 새로이 조성하면서
산 이름을 연인산이라 바꾼 것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닌지 추론해 볼 뿐...
서봉과 동봉 정상의 표지석과 이정표 등 인공시설물은 오늘도 제 사진에선 외면의 대상입니다~
△정상의 계단을 내려서며...망경대
△모두가 아기봉이면 그럼 이것은 아비봉이란 말인가~ㅋ
△현등사 아래 상판리마을
△절정인 운악산 단풍
현등사와 대원사 갈림길인 절고개를 지나면서 부터는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등로에 떨어진 낙엽이 그대로 수북히 쌓여 있어서 제법 가을 분위기를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오솔길이
아기봉을 지날 때까지 길게 이어지기 명품산행이 됩니다.
△숲속의 기암들
운악산은 바위가 많은 경기도 5대악산의 하나 인데도 불구하고
생각처럼 기암들이 많지 않아요.
기암들이 많기로 따지면 단연 관악산이 최고죠.
△제가 알기로도 30년이 넘었는데 여태껏 석재를 채취하고 있네요.
△저멀리 악귀봉이...
△악귀봉 정상 아래로 37번 국도와 봉수리가 뿌옇게 보이네요
△석문
△하산길 계곡의 붉은 단풍
△하산하는 내내 단풍터널 입니다
△하산길 풍경
△단풍은 역시 능선보다 계곡쪽이 훨씬 고와요
△단풍은 산달랑이 계곡아래에도 절정입니다
△쑥부쟁이와 감국향이 진하게 흐르는 산달랑이 하산길은 충만입니다~
가을 들녘의 대표적인 가을꽃 들국화
들국화는 산자락과 어느 들녘에서든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가을꽃 입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들국화라는 이름을 가진 식물은 우리나라 없지요.
가을 들판에 피는 국화라는 뜻으로 보통 그렇게들 부르는데 국화와 같은 속에 속하는 것들로는
구절초, 산국, 감국 등은 물론이고 여러 종류의 쑥부쟁이까지 함께 이르는 말로 쓰입니다.
머루랑이 알려드리는 야생화 정보 하나!
감국과 산국의 구별법을 아세요?
감국의 꽃이 산국의 그것보다 큰 것으로 판단합니다.
감국 꽃의 지름이 500원짜리 동전만 하고 산국 꽃은 10원짜리 동전 크기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또 구절초와 쑥부쟁이의 구분은 생각보다 무척 쉽습니다.
일단 꽃이 흰색이면 구절초, 연보라색이면 쑥부쟁이일 확률이 큽니다.
드물게 연분홍색 구절초나 흰색 쑥부쟁이도 보이지만 그럴 땐 잎의 모양을 비교하는데 구절초 잎은
쑥이나 국화를 닮았고 쑥부쟁이 잎은 길쭉하게 생겼습니다.
정작 구분이 어려운 것은 쑥부쟁이와 벌개미취 입니다.
쑥부쟁이 잎은 가장자리에 톱니 모양이 있고 벌개미취 잎은 가장자리가 대체적으로 밋밋한 느낌이 드는데
톱니 모양이 나타나지 않는 쑥부쟁이도 있으니 야생화 전문가가 아니라면
머리 아프게 따지지 말고 그냥 보고 즐기면 됩니다~♬
△개울가의 갈대꽃도 보아 달라고 합니다
△이런 풍경들은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선물입니다~
가을의 정취가 물씬 흐르는 이름도 예쁜 산달랑이 계곡 흙길을 빠져 나오는 내내 콧노래가 절로 나오네요.
평소 노래도 잘 부르지 못하는데~
오늘 하루도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마음껏 자유를 누렸으니
이 고마움을 어디에다 감사드려야 할까요.
산성교가 보이는 마을 끝에 이르자 현등사에서 나오는 시내버스의 파란지붕이 보여
쏜살같이 내달려 버스에 올라 종착지를 물으니 현리랍니다.
현리 버스정류장에 내리니 현리~청량리를 운행하는 1330번 버스가 곧바로 있어서
여기서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바로 승차합니다.
집이 동서울터미널에서 가까운 건대입구이기 때문에 청평에서 내려 동서울행 직행버스로 갈아타려
승차권을 구입하고 밖으로 나오니 어라? 춘천에서 오는 동서울행 직행버스가 막 도착을 합니다.
더 웃기는 것은 동서울터미널에 내려 전철로 갈아타고 두 정거장을 가야 하는데
여기서도 역시 계단을 올라 가자마자 전철이 도착하네요~
하산하여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 커피 한 잔 따라 마시며 산행을 뒤돌아 보는 여유를 즐길 사이도 없이
산행보다 집에 돌아오는 일정이 더 숨가빳던 하루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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