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5월의 팔봉산 (홍천)

머루랑 2013. 5. 19. 13:17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올려다 본 팔봉산의 여덞봉우리

       팔봉산은 강원 홍천군 서면 팔봉리 홍천강변에 위치한 나즈막한 산으로 

         여덟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졌다 하여 팔봉산이라 부르며 전체적으로는

         해발이 고작 302m밖에 안되는 작은 산입니다.         

 

         팔봉 정상에 오르면 낮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운 산세를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줄지어 선 암릉은 아래서 보는 것과는 달리 힘들고 위험해 산행내내 긴장하며

         조심스럽게 산행해야 한다는 점에 또 한 번 놀라게 됩니다.

 

         마치 병풍을 펼쳐놓은 듯한 멋드러진 산세로 인해 예부터 '홍천의 소금강'이라 불리우며 그 아름다움을

         자랑해 왔으며 주능선 좌우로는 홍천강이 굽이쳐 흐르고 암벽 틈새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분재를 닮은 소나무들 사이로 푸른 홍천강을 내려다 보는 

         즐거움은 전국의 팔봉산 중에서 단연 최고라 하겠습니다.  

 

 

         스키시즌에는 비발디파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동서울에서 출발하는 직행버스편이 자주 있는데 반해

         시즌이 끝나면 하루에 두 번 밖에 운행을 하지 않아 오늘은 승용차를 갖고 왔지요~ 

 

 

       △팔봉에서 오르는 코스는 처음부터 땅바닥에 코를 박고 올라야 한다~

 

        팔봉산은 봄과 가을철에는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고

        여름철에는 주로 피서객들이 몰려오는 곳으로도 유명합니다.

 

        대형 수반을 닯은 여덟 개의 봉우리마다 제각기 아름다운 경관을 뽐내고 산허리를 감싸고 흐르는

        쪽빛 홍천강물과 넓게 펼쳐진 백사장이 어우려져 한폭의 그림 같은 모습을 연출해

        홍천강변을 찾는 이들에게 감동을 줍니다.

 

 

       △기존의 다리에다 보행자용 통로를 늘여서 만들어 놓았는데 무너져 내릴 것 같이 삐그덕거려 기분이 별로다

 

        1981년 5월12일 해질무렵!  

         홍천강 나루터에는 내일 아침 소풍을 떠나는 광판초등학교 자녀들의 소풍보낼 준비를 위해 

         광판 5일장을 바쁘게 다녀오시던 인근마을 학부모들이 나룻배를 타고 

         강건너 집으로 가기위해 홍천강변에 하나 둘씩 모여 들었다. 

 

         낮동안 내린 폭우로 인해 불어난 세찬 물결을 헤치고 작은 나룻배를 타고 조심스럽게 강을 건너던 중

         갑자기 불어온 돌개바람(회오리)에 그만 작은 나룻배가 전복되는 사고로 

         이웃의 아까운 여덟분이 거센 홍천강 물살에 휩쓸려 떠내려가는 참변을 당하자 

         제5공화국 때 서들러서 놓은 다리가 바로 이 팔봉교이다.    

 


           왜 하필 여덟분인가~ 

         여덞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팔봉산자락 이라서?? 

         그후... 

         여덟분의 혼령들은 팔봉산 봉우리를 올라서 지금은 각각의 봉우리를  

         지키시는 산신이 되었을 것이라는게 머루랑의 생각~ ^^   

 

 

       △판석을 깔아 놓은 팔봉가는 길

 

       △냇가에는 철쭉이 한창이라 자연스레 발걸음이 느려진다

 

      △고향 냇가에도 철쭉이 참 많았는데 도로가 나면서 모두 파헤쳐져 사라졌지...

 

      

       팔봉산 등산은 원래 이 방향이 아니고 1봉에서 부터 산행을 시작해

        8봉쪽으로 하산을 하는게 미끄러운 암릉길인 산에서도 서로 교행하느라 복잡하지도 않은데

        오늘은 사람도 별로 없어서 역방향으로 진행을 한 다음 2봉에서 남능선을 따라 강변으로 떨어지는

        묻지마 산행을 해보고 싶은 충동이 생겨 냇가 산책로를 따르는데 

        때마침 고운 철쭉이 한창이라 즐거움이 두 배...

 

 

       △연한 산철쭉과 달리 색감이 참 좋다

 

 

       △보고 또 보고...

 

        △찍고 또 찍고...

 

       △유속이 느리고 예전보다 수심이 깊어진 강물은 많이 오염돼 보여 물놀이도 곤란할 듯하다 

 

       △아이들 어릴적 여름휴가를 오면 저 자갈밭에 텐트를 쳤었지~ 

 

       △철쭉이 피어 있어서 강변길이 더욱 돋보인다

 

       △새로 놓인 구름다리

 

        △이제는 강물에 빠질 염려는 없지만 또한 가끔씩 메기잡이를 구경하던 즐거움도 함께 사라졌다~♬

 

 

       △초반부터 가파른 계단을 따라 유격훈련이 시작된다 

 

        △대명비발디파크로 향하는 관광버스들 뒤로 보이는 산은 금학산

 

 

       △팔봉산 주차장이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가쁜 숨을 고르고...

 

       △하산코스로 잡을 때는 몰랐는데 역으로 팔봉을 오르는 코스는 정말 힘들다

 

        △오랜만에 개미귀신도 놀려주고~

 

         오늘 힘들게 역방향으로 산행하는 데는 이유가 따로있다.

         8봉에서 2봉까지 산행한 다음 우측의 남릉선을 따라 가다가 다시 홍천강변으로 떨어지는

        '묻지마 산행' 한번 하기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팔봉정상을 지키는 소나무

 

        32년 전 홍천강 나룻배 전복사고로 목숨을 잃으신 분 중 

        연세가 가장 많으신 분이 이 팔봉을 지키시는 산신이 되었으리라~ 

        1봉 부터 나이 순으로...

 

 

 

        오늘도 예외없이 방문하는 산 중에서

        대표할 만한 소나무를 찾아 막걸리 한 병을 따라 줍니다.

        한 병은 내가 마시고 한 병은 자연에게 돌려주고...

 

        언제나 베풀기만 하는 자연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로~~

 

 

 

       △바위가 많은 산에 웬 산불조심 현수막이냐고? 다 이유가 있다

 

       △무슨 염을 담고 돌을 하나씩 올려 놓았을까~

 

       △굽은 소나무들 사이로 홍천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

 

       △8봉의 산불흔적

 

         △지나온 팔봉(우측 하산길이 무척 가파르다)

 

        △원인모를 산불은 절벽을 타고 오르며 많은 소나무들을 고사시켜 마음이 아프다

 

         2013년 4월 18일 저녁 6시40분 경에 8봉정상 근처에서 발생한 원인모를 산불

         팔봉산의 험한 지형과 어둠으로 인해 소방헬기와 인력이 투입되지 못해 밤새 산자락을 휘감으며 불태웠다.

 

         어떻게 바위절벽으로 형성된 산위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아래까지 타고 내려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보통 산불은 아래서 부터 위로 번지는데, 그리고 또 하나 그러면 왜 반대편으로는 번지지 않았는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팔봉산 산불은 강변 아래가 발화점 같다.

 

        ▼팔봉산 하트바위

        △용케 화마를 피한 소나무

 

         △돌고래 코끝의 9층 돌탑

 

          인간의 부주의로 인한 화마에 생명을 다한 소나무들의 넋을 기리는

          뜻에서 작은 돌탑 하나를 머루랑이 세웠습니다.

          돌고래를 닮은 바위 끝의 9층탑~ 

 

 

         △5층탑 하나를 더 세우고...

 

       △홍천강이 내려다 보이는 풍경

 

        △풍경

 

       △홍천강 

 

       △상채기가 아닌 단풍이라면 좋겠는데...

 

       △풍경

 

        △저 마루금 끝은 삼악산

 

        △추곡리방향

 

        △도일봉,소리산 그리고 노고산이

 

         △해산굴입구

 

          굴 통과가 얼마나 힘들면 해산굴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팔봉산의 백미 중의 백미라 일컬어도 반론의 여지가 없는 해산굴인데 

          변화의 바람을 피해가지 못하고 이곳에도 다리를 놓아 우회로를 따로 만들어 놓았다.

 

          우회로를 피해 예전같이 굴을 통과할 수도 있지만 무조건적 이곳을 통과 해야만 했던

          그 옛날의 재미있던 스릴감은 이미 우회로 개설과 동시에 사라졌다~  

 

 

         △못자리를 끝낸 광판리들녁 전경

 

        △당집이 있는 제2봉

 

         제2봉 정상에 있는 당집에서는 매년 음력 정월과 3월에 마을 주민들이 모여서

         제단을 꾸리고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합동제를 올린다고 한다.

 

 

       △쪽빛 홍천강이 일픔인데 오늘은 50점

 

 

       △제4봉 전경

 

       △팥배나무꽃 향기가 너무 진하다

 

       △발아래는 밤골유원지

 

       △2봉으로 가지 않고 저 능선을 따라 가다가 다시 홍천강변으로 갈 것이다

  

        △2,3봉 갈림길에서 우측(붉은색)으로

 

         2봉과 3봉 사이의 탈출로인 안부에서 2봉으로 가지 않고 여기서 우측의 붉은 화살표 방향으로 진행한다.

         왜냐하면 오늘 팔봉산을 온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기 때문.

         초반에는 그림과 같이 어느정도 길의 흔적이 보이지만 조금더 진행하면 길은 이내 왼쪽으로 꺽이면서

         능선엔 사람이 다닌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는 무답지에 가깝다.

 

         그러니까 안부에서 희미하게나마 어어지던 길은 팔봉리 참살이마을로 내려가는 길인 것이다.

 

         간간히 나타나는 고사리를 꺽으며 능선을 헤쳐 나가다가 적당한 곳에서

         강변으로 묻지마 하산을 시도 하려는데 다래덩굴이 우거진 비탈이 내키지 않는다.

         무덤이 하나  보이는 곳에 이르러 험한 계곡으로 길을 내며 가기로 한다.

 

 

       △묘지 부터는 길이 없다

 

        △미끄러지며 넘어지며 내려가는 길에 보이는 팔봉능선

 

         뒤엉킨 다래덩쿨을 등을 뚫고 미끄러지며 계곡을 내려오다 보니

         숲이 우겨져 그늘인 곳에 손바닥만한 연한 참취가 지천이다.

 

         물론 시장에 내다 팔 정도는 아니지만 그동안 신세진 몇몇 이웃들과 나눠먹을 정도는 된다.

         온통 바위 투성이인 팔봉산에서 이만큼의 좋은 취나물을 뜯었다고 하면

         팔봉산을 와본 사람들이 믿어줄지 모르지만~        

 

 

         △어렵게 내려선 홍천강변

 

         비탈길에 취나물을 뜯으며 수풀에 긁히고 미끄러지며 내려오다 보니 곧 홍천강변으로 떨어진다.

         강가 고운 모래톱엔 사람의 발자국 대신 수달과 고라니의 것인 듯한 발자국들이

         무수히 찍혀 있어서 그들의 영역에 내가 무단으로 침범한 것을 알았다~ 

 

 

       △우측으로 팔봉의 머리끝이 살짝 보인다

 

        △홍천강이 굽이쳐 돌아가는 저 우측 끝은 반곡리이다

 

       △팔봉위로 파란 하늘이 곱다

 

        굳이 좋은 길을 놔두고서 길도 없는 계곡을 뚫고 위험하게 강변으로 내려선 것은 

        예전의 기억을 더듬어 강변가 바위틈에 더러 보이던 두릅을 따기 위함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꽝!

 

        언제적 이야기인데 그걸 찾아 나섰으니...

        강가에는 버드나무가 자라는 숲이 우거지면서 두룹나무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는데

        대신 취나물을 원하는 만큼 얻었으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팔봉정상

 

         △산불 발화점을 확인했다

 

         뉴스에서는 팔봉산 산불이 8봉정상 근체에서 밤에 발생했다고 하는데

         팔봉아래 강변가로 내려와서 살펴보니 그게 아니라는게 선명하게 드러난다.

         바람이 불어 오는 반대방향에서 그것도 정상에서 산아래로 어떻게 산불이 번져 내려올 수 있는지

         조금만 생각해 보면 다  알 수 있는 일인데... 

 

         강물에 접한 갈대밭까지 다 그을렸는데~

 

 

       △모래톱에 무수히 찍힌 발자국들은 고라니, 수달, 너구리 등의 것이다

 

       △다시 오전에 산행을 시작했던 팔봉등로 입구로 되돌아와 산행을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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