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검단산~벌봉 이어걷기

머루랑 2013. 6. 12. 12:37

 

        △숲속에 내려앉은 흰나비떼(?)

 

        산행코스 : 애니매이션고~검단산~고추봉~용마산~어둔이골~은고개~벌봉~봉암성~북문~연주봉~3공수단~마천역

                                                                                                                                                 <산행거리 : 21km, 휴식포함 9시간>

       

        연일 31~2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속 산에 가기도 망설여지는 주말,

         그늘 아래 가만히 앉아 있어도 목덜미에서 땀이 흘러 내릴듯 한데 

         더위는 피하는게 아니라 맞서 싸워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더위와 맞장뜨러 산으로 갑니다.

         점심을 먹고 폭염이 한창 절정으로 치닫는 시간에 맞춰...

 

         저번에 운무속 철쭉 정령들 한테 홀려서 고생했던 검단산에서 용마산을 거쳐 벌봉,

         남한산성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오늘은 조금 길게 걸으려 합니다.

         그래야 더위와 맞서 이겼다는 판정을 받을 것이기에~~

 

 

        △여름의 꽃 메꽃

       검단산을 오를 때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호국사 등로를 버리고 

        오늘은 주차료를 받는 매표소를 지나 자동차도로가 끝나는 지점까지 걸어갑니다.

        우측으로 현충탑이 보이지만 그리 가지않고 직진하면 넘어진 목책이 있고 

        땅비싸리꽃과 줄딸기가 익어가는 좁다란 오솔길로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왼쪽 호국사 능선으로 올라가는 샛길이 나타나지만 신경쓰지 말고

        곧장 낙엽송이 우거진 숲길을 따르다 보면 이내 현충탑에서 올라오는

        능선길과 합류하며 등산로는 정상 직전의 데크앞 까지 외길 입니다.  

 

 

       △아직은 물러나기가 싫은~

 

        △땅비싸리

 

       △맛이 새콤새콤한 줄딸기가 즐비

 

       △낙엽송 숲길

 

       △능선 삼거리 쉼터

 

       △하남시 일부와 팔당대교가 보이는 첫번째 조망처

 

 

       △중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과 미사리일대

 

        △숲속은 습도가 없는 건성 사우나다~

 

        군데군데 소나무가 우거진 능선길은 바람마저 불지 않아 습도가 없는 건성 사우나나 다름 없다.  

        훅훅 올라오는 지열과도 싸워야 하기에 어느 계절보다 체력 소모가 많다.

        목이 마르다고 한꺼번에 많은 량의 물을 마시거나 퍼질러 앉아 쉬는 건 금물이고...

 

        정말 대단한 폭염이다. 

      △데크 직전에서 주등산로와 합류

 

       △팔당댐과 양수리일대가 내려다 보이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니 시원한 느낌이 없다~

 

 

       △중부고속도로 톨게이트가 내려다 보이는 전망대

 

       △항상 바람이 부는 전망대 인데도 오늘따라 바람 한 점 없다~

 

       △중부고속도로는 아스팔트가 아닌 시멘트라 폭염에 녹아 내리지는 않겠지만...

 

       △이글이글 대지가 끓는다

 

     

        너무나도 강열한 햇볕에 고개를 쳐들지도 못하고

        풀죽은 모습으로 고개를 떨구고 있는 어린 식물들이 많이 힘들어 보인다.

        하긴 인간도 이렇게 힘든데 너희들 이라고...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무더위로 인해 인적이 뜸한 검단산정상

 

        △팔당댐 건너로 예봉산과 양수리일대

 

       △진행할 남쪽 방향에 고추봉과 용마산이

 

       △고추봉능선

 

       △능선 철탑 주변엔 붓꽃이 한창

 

        △요가하는 총각나무는 참 힘들겠다~

 

       △건너편 가운데 길게 펼쳐진 능선이 남한산성으로 오르는 하남 위례성길이다

 

       △조망은 물론 고추도 보이지 않는 고추봉

 

       △검단산 이후 조망이 없어 답답한데 나무사이로 분원리가 내려다 보인다

 

        

       용마봉 직전의 안부에서 바로 우측으로 내려서면 초반에는 경사가 급하지만

        이내 걷기에 편안한 길로 변하는데 발자국 소리에 놀란 엄청난 수의 귀뚜라미들이

        여름철 소낙비가 처음 내릴 때 나는 소리 같이 사방에서 투두둑 투두둑 소리를 내며 등산로로

        날아 드는데 혹시라도 발에 밟힐까봐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네 다섯 번을 높이 뛰더니 더 이상은 도망가지 못하고 주저 앉아 있어 쉽게 담을 수 있었다.

        그것도 귀뚜라미 체력이라고~♬ 

        오늘 넘 더워서 그러냐?? 

 

 

        △전나무군락지

 

        용마봉에서는 주로 상번천리 쪽으로 하산을 했기에 이 코스로는 처음인데 

        수도권 주변의 산들에선 좀처럼 보기드문 아름드리 전나무숲을 발견하곤 많이 놀랐다. 

 

        도봉산 망월사 주변 등에도 몇 그루의 전나무는 자라고 있지만

        이곳 같이 빽빽히 하늘을 가리며 자라는 모습은 보지 못했기에 이것 또한

        검단산이 주는 산행의 즐거움이다.

 

       △전나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서울근교에서 이런 아름드리 전나무숲을 보다니...보너스다~

 

 

        △어진이골 사유지 안에 있는 석탑들

 

        맑은 계곡물이 흐르는 소리가 시원한 전나무숲을 빠져 나와

        사유지인 듯 "무단출입시 맹견에 물려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무시무시한 경고문을 돌아서

        걷다 보면 예전에 사찰이 있었던지 석탑들이 보이고 이내 어진마을 이다.

 

 

        △화살표 방향으로 나온다

 

       △마을길을 나와 중부고속도로 아래 굴다리를 통과 

 

       △벌봉산행의 들머리인 은고개

 

        부고속도로 굴다리를 빠져나와 어진마을 입구에서 

        하남, 광주로 연결되는 지방도인 43번 도로를 따라 벌봉 산행의 들머리인 

          은고개 까지는 약 900m를 걸어야 한다.

 

         5시가 훌쩍 넘은 시각 이미 남들은 산행을 마쳤을 시간에 벌봉을 오르기 위해 산을 오르는 내가

         이상했는지 은고개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노인 몇 분이 쳐다본다.

         오늘은 내가 나도 이상하다~

         이 불볕더위 속을 뚫고 길게 걸으려고 작정을 했다는 게...

 

 

        △벌봉오르는 등산로 초입부

 

        물 한모금에 곶감 두 개를 먹고 다시 두번째 구간인 벌봉으로 가는 계단을 따라 오르는데

        햇살은 많이 기울었지만 다시 쏟아지기 시작하는 땀은 여전하다.

         2,.5리터 준비한 생수도 이미 절반 이상은 비워졌고...

 

       △그러니까 묘지를 오르는 계단 끝이 벌봉 등산로이다

 

     

        용마산 자락같이 귀뚜라미 떼가 등로로 날아들지 않아

        신경 쓰이지 않는 조용한 길을 은고개에서 벌봉 오름길을 지나 남한산성길, 마천역으로 하산 할 때까지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다. 하긴 이 시각까지 산에 있다는 자체가 더 이상한 거지만~

 

       △최근에 잘 정비된 등로

 

      △부지런히 걷다보니 벌봉 직전의 옹성에

 

       △한낮의 뜨거웠던 태양도 산성 성벽에 걸리고

 

       △저무는 산성길 풍경

 

      △오히려 여름을 즐기는 들꽃

 

       △군부대 기지가 있는 저 산의 이름도 검단산이다

 

      △금이 가고 허물어져 내려 보수공사를 앞두고 있는 성벽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숲속에 흰나비 떼가 내려 앉은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층층나무라 부르기도 하는 하얀 산딸나무꽃이 장관을 이루고 피어있다.

        특이한 생김새로 인해 관상수로 인기가 있어서 정원수로 많이 가꾸고 있는 품종.

 

 

       △산딸나무(층층나무) 꽃으로 브로치를 만들어도 예쁘겠다

 

      △땡볕속에 걸어온 검단산 주능선이 아득하다

 

       △이 제단 위가 벌봉 정상이다

 

       △꽃보다 예쁘다. 더 담아올걸~~

 

       △봉암성암문으로 진행 하려면 벌봉암문에서 다시 되돌아 나와야 한다

 

      △봉암성암문

 

       △대지를 뜨겁게 뜨겁게 달구었던 6월의 태양도 쉬러가는 저녁

 

       △보수공사 중인 산성길

 

      △이미 보수공사가 끝난 성벽길은 산뜻해서 좋다 

 

      △자연을 거스리지 않고 서로 조화를 이루는

 

 

       

         언제적 부터 시작한 보수공사 인데

         여태껏 끝내지 못하고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

         아마 처음에 성벽을 쌓던 시절에도 공사기간이 이리 길지는 않았을 턴데 말이다.

 

       △지금 성벽 안쪽의 주인은 소나무들이다

 

      △지나온 산성길이 선명하다

 

      △저 끝에 봉암성 포대가 있다

 

      △하남방면(위)과 문정동방면 야경

 

       △남한산성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시내야경 (사진 중앙이 남산타워)

 

 

 

 

 

 

 

 

       산성아래 거여동 특전부대에서 근무하며 밥먹듯 셀 수도 없이 오르내렸던 남한산성,

        당시에는 이런 불야성을 이룬 야경을 본 기억도 없는데 그동안 참 많이도 변했다.

        외출 나갔다 서울운동장에서 택시를 타고 거여동을 가자면 별도 요금을 얹어 줘도 가지 않으려 하던 변두리...

        지금은 5호선 지하철까지 들어오고 말 그대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따로 없다.

 

         사진 왼쪽 하단의 드문드문 불빛이 보이는 낙원(?)에서 내 청춘을 땀과 함께 불태웠으니~ 

         곧 이곳의 부대도 위례신도시 공사로 인해 모처로 이전할 것이고... 

 

        남한산성에 오면 항상 그렇듯 오늘도 향수에 젖어서

         그렇게 오래오래 전망대를 떠날 줄 몰랐다.

 

         배고픔도 밤이 깊어 가는 것도 잊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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