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짝에 커다란 알을 짊어진 거북바위(관악산 사당능선)
◈산행코스 : 선바위역~용마골~용마능선~397봉~의자바위~얼굴바위~사당능선~헬리포트~파이프능선~
남근석~사당능선 삼거리~거북바위~관음사~사당역
굳어진 머리속을 깨워가며 젊은애들 따라 가는게 어렵지 않을까 많이 걱정도 되고
사실 두려움도 있었지만 막상 뛰어 들고 보니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도전을 하지 않고는 당연히 얻는 것도 없을테니 말이다.
학기초엔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지금은 어느덧 추억이 되어간다.
그래서 오늘은 내 자신에게 자유를 주련다~
선바위역(지하철 4호선) 2번 출구로 나와 10여분을 걸으면
과천에서 남태령을 넘어 사당동으로 연결되는 과천대로변의 관문사거리가 나온다.
다시 관문사거리에서 사당동 방면으로 90미터 거리에 있는 지하차도위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오늘 관악산 용마능선 산행의 들머리인 용마골이다.
△옛골토성 음식점 호도나무에 열매가 많이 맺혔다
△과천대로 지하차도위 횡단보도를 건넌다
△횡단보도를 건너 오면 바로 산행 깃점인 용마골입구
오늘은 딱히 코스를 정하고 온 것이 아니니
몸이 이끄는대로 그냥 따르면 된다.
자유를 줬으니까~♪♬
털복숭아와 자두,살구 등이 정원 한켠에서 한창 몸집을 불리우는
용마골 주택지 안을 기웃거리며 걷는 재미가 괜찮다.
집집마다 제대로 된 대문짝도 없는 걸 보면 이 마을의 인심을 알 수가 있고...
△풋살구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신침이 고인다
용마로 끄트머리에 공사중인 3층 건물을 왼쪽으로 끼고 50미터 걸으면
작은 정자가 있는 쉼터가 나오는데 용마능선 입구는
바로 쉼터 맞은편의 재활용품박스 사이로 오른다.
초입에서 만나는 무덤가 마른잔디 위에 낮잠자고 있는 냥이녀석이 참으로 맹랑하다.
인기척에 머리를 들어 한번 쳐다 보더니 이내 좀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더니
"나비야~" 하고 부르면 "야옹"하고 건성으로 대꾸만 할 뿐 귀찮다는 듯 쳐다 볼 생각도 않는다.
미안하다.
쉬는데 귀찮게 굴어서~
△오늘은 오른 이가 없는지 거미줄이 얼굴에 걸려와 성가시지만 이마저도 즐겁다
가을을 기다리지 못하고 성미가 급한 벗나무잎은 옷갈아 입는 연습을 하는데 반해
아직 몸집을 더 불려야 하는 망개열매(청미래)는 본격적인 무더위가 반갑다.
용마골에서 시작하는 능선길은 계곡길과 달리 이용하는 이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사색을 하며 걷기에 그만이다.
외진 곳을 싫어하는 이들에겐 조금 꺼리는 코스가 될 것도 같지만~
이날도 사당능선과 만나는 삼거리까지 단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으니...
△머루가 보탠 풍경 하나
△근래에 들어 좀처럼 파란 하늘을 보기가 쉽지않다
△개체가 많지 않지만 간간이 나리꽃이 보이는데 주로 벙커주변에 있다
▼머루가 보탠 풍경-2
△능선에 오르면 시원할 줄 알았는데...
△산행시마다 등짝에 매달려 고생을 한 배낭이 <의자바위>에 앉아 잠시 쉬어가고 싶단다~
△얼굴바위다
△얼굴바위 사이로 바라보이는 관악산 정상부
△화살표바위가 가르키는 방향을 따르면 된다
△건너편으로 남태령능선(출금)
△여름날의 용마능선 풍경
△지나온 397봉
과천에서 서울로 들어가는 관문인 남태령을 넘는 과천대로가 한눈에 바라보이는 곳인
용마능선에는 곳곳에 전시를 대비해 구축해 놓은 진지가 많아
이곳이 수도방어라인의 한 축 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앞으로도 사용할 일이 없기를 바랄 뿐...
△진지 위에 핀 나리와 조록싸리는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평화롭다
△쉬엄쉬엄 올라와 저 길을 벗어나면 주능선과 만난다
△갈까말까 망설이다 정상을 포기하고 사당능선으로...
△무더운 날씨 탓인지 주능선상에도 산행하는 사람이 없다
△얼굴은 익어가고...
△예전에 대공화기 진지가 있던 자리에 조성한 전망대
산행 하기엔 아무리 날씨가 무덥다고 해도 이곳 헬리포트에 오면
적어도 그늘에서 쉬는 사람들 몇 명은 보여야 하는데 오늘은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다.
주능선은 헬리포트를 가로질러 가는데 반해 파이프능선을 가려면
화살표 방향의 금줄을 넘어 숲속으로 스며든다.
△물이 없어도 사는 거북이는 그래도 이 무더운 여름을 나기가 힘들다~♬
△파이프능선
본의 아니게 군시설물들이 사진에 나왔는데 고의는 아니다.
이 능선이 파이프능선 이라는 이름을 얻은 것도 이 파이프관 때문이지만
무슨 용도인지 까지 밝히는 것은 특수부대요원 출신으로서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4형제 중 이제 삼형제만 남았다~
△능선은 암릉으로 이뤄져 있지만 초보자도 무리는 없다
△남태령방향
△점점 멀어지는 정상
△겨우 손바닥만하게 파란 하늘이 보인다
△파이프능선의 기암
△아이들이 좋아하는 TV속 만화 주인공을 닮은
△한녀석을 데려 오고 싶다~
△하산길 파이프능선 풍경
△남태령고개 방향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음양의 조화 (남근석과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이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깨끗한 물이 흐르는데
수량은 그리 많지 않지만 오염원이 없어서 깨끗하고 엄청 차갑다.
수건을 적셔 땀을 닦으니 비로소 살 것만 같다.
△이걸 무시하고 내려갔다간 헌병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는~
△계곡을 건너 미끄러운 바위길을 따라 조금 오르면 사당 주능선과 만난다
△내려온 파이프능선
△사당주능선과 다시 만난다
△풍경
△지금은 이름이 바뀐 신림.봉천동 방향
△사당능선의 명물 알을 짊어진 거북바위
거북바위는 유치원 꼬마의 눈으로 보아도 한눈에 거북이 임을 알아 볼 정도로
완벽한 거북이 형상인데 누군가 거북이 눈을 만들어 준다고 시멘트로 주먹 반만하게
눈을 만들어 놓았는데 또 다른 누군가가 그걸 떠어내 버렸다.
그렇게 떼고 만들기를 몇 번,
여보게, 왜들 그러는가...
△머루가 보탠 풍경-3
제 몸통 보다도 엄청나게 큰 알을 등에 짊어지고 있는 저 거북에겐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거북이가 사는 곳은 산이 아닌 바다속이 맞는데
어쩌자고 험한 이곳까지 올라와 있는지...
거북바위 사진을 찍으러 등가죽 위에 올라갔다가
저 아래 바위 중턱에 주먹만한 크기의 동글동글한 하얀 돌 하나를 발견하곤 미끄러운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가 돌을 주워 왔는데 흔히 강가에서나 볼 수 있는 조약돌이지
산에서 나는 돌이 아니다.
누군가 강가에서 일부러 주워와 저 위에 올려 놓았는데 밑으로 떨어졌나 보다.
그걸 내가 다시 주워다 눈에 올려 놓았으니...
말 못하는 거북이는 인간들의 이러한 행동도 못마땅해 할 것이다~
△거북바위에서 바라보는 사당주능선
△하산길 풍경
△그렇게 늦은 시간도 아닌데 사람의 인기척도 없다
△기암의 군집
△사당동
자유를 주었더니 결국은 산이다~
△관음사로 여유있는 하산을 마치며...
△경사진 도로를 따라 총총거리며 올라오는 녀석이 처음엔 다람쥐인 줄 알았는데 철새인 때까치다~
산에는 누구랑 갈 것인가.
많으면 많을수록 좋고,
적으면 적어서 더 좋다.
서넛이면 여러가지로 좋고,
둘이면 서로 손잡기에 좋고,
혼자라면 내 마음대로라 더욱 좋다.
홀로 가면
바람과 구름,
나무와 새, 꽃과 나비 등을
몽땅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좋을 뿐만 아니라,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어서 아주 좋다.
산행에서의 욕심이 아주 많은 머루, 그래서 혼자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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