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설악산

설악산 (한계산성~안산)

머루랑 2014. 9. 18. 17:41

 

    

     계삼거리에서 한계령고개로 올라가는 46번 도로를 따라 달리다 보면 지금은 폐쇠되어 운영하지 않는 

       옥녀탕 휴게소부근을 지나면서 북쪽을 올려다 보면 눈에 익지 않는 삐죽삐죽 솟아 있는 암봉군이 눈에 들어온다.    

       이 암봉군이 바로 대청봉에서 서북릉을 치고 거침없이 내달려 귀때기청과 대승령을 거쳐 한계리로 빠지는

       설악태극의 심장부를 이루는 이 거대한 암봉이 말 안장을 닮았다 해서 안산(1,430m)이다.  

 

       설악을 수없이 드나드는 꾼들에게도 이곳은 조금 낮설은 곳이기도 하다.

       들고나는 접근방법이 불편하고 산세가 험한데다 공단에서 출입자들을 통제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형이 험한 만큼 천하절경이 따로 없으니 적어도 일년에 한 번은 꼭 찾게 되는데

       얽매이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머루는 오늘도 자유산행이다.

 

 

 

      △안산의 가을

 

      추석연휴가 지나고 여행이나 산행하기에 가장 한산한 때라 전에는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설악을 다녀오곤 했는데 오늘은 모처럼 자가운전을 해서 설악으로 달려간다.

       도로에 자동차들이 별로 없으니 빨리 달릴 필요도 없어 규정속도로만 달렸는데도 서울 자양동에서

       옥녀탕휴게소까지 1시간 40분도 채 안 걸렸다. 그간 도로사정이 참 좋아졌다.

 

       예전엔 설악을 한 번 산행하려면 꼼짝없이 무박산행을 해야 했는데 말이다. 

       산행하려는 쪽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면 누군가의 의심을 받을 것 같아서 한계령방향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도로에서 빤히 바라보이는 옥녀탕으로 가지않고 바로 급경사 능선을 치고 오른다.

 

 

 

       △깜놀~ 해골인줄...

 

       △능선을 하나 넘으면 성골 계곡치기 시작이다

 

      △길이 따로 없으니 발길 닫는 곳이 바로 길

 

       △등로에 무수히 굴러떨어진 도토리가 걸음을 방해한다

 

 

 

 

       △계곡을 건너 한계산성으로 진입

 

       계곡치기를 하며 계속 성골을 오르면 치마바위와 안산 사이의 안부로 이어지는데

       길이 따로 없으니 알아서 가야 한다.

       오늘 가려는 한계산성릿지길은 계곡을 건너 한계산성 부터 시작을 하는데

       처음부터 암릉을 두 발 네 발로 기어야 하니 최소 두 시간 이상은 스틱을 배낭속에 집어 넣어야 한다.   

 

 

        △성문 안쪽에서 내다본

 

        △성벽 아렛길을 따른다

 

      △험한 지형을 따라 성벽을 구축한 방법은 북한산성과 흡사하다

 

 

 

 

 

       △오늘의 산행 목적지인 안산이 보이기 시작한다

 

 

 

 

 

 

 

 

                                   

                                          △적송 우측바위 사이로 오른다

 

 

 

 

       성벽을 따라 자라는 적송들

 

        △힘들고 험한 곳을 왜 오냐구요?

 

       △이 맛에 오지요~

 

       △건너편으로 주걱봉

 

 

 

        △통천문을 지나면 정말 하늘로 통할까?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름이 몽유도원도길이다

 

         △벼랑위의 작은 구절초정원

 

 

 

 

 

        △가리산

 

       △길은 계속 암릉으로 이어지고

 

 

 

        △안산은 한계산성릿지에서 조망하는 게 단연 최고다

 

 

        △저곳으로 오른다

 

        △80도 이상의 절벽인데 가느다란 줄이 하나 연결되어 있을 뿐이다

 

 

       △풍경

 

        △산성제단터

 

 

       그 흔한 새들의 울음소리는 물론이고 솔바람도 들려오지 않는 능선엔

       툭툭 배낭을 치며 떨어지는 도토리와 그 도토리를 물어 나르느라 열심인 다람쥐의 발자국 소리밖에 들려오지 않는 고요.

       너무 좋다. 온전히 자연의 소리만을 들을 수 있어서... 

 

       그대는 아는가.

       고요한 숲속에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를~♬

 

 

       △무너져 내리고 있는 산성

 

        등산로 도토리들이 무수히 떨어져 있는데도

        멧돼지들은 땅을 거칠게 파헤치며 땅속의 지렁이들을 찾은 흔적이다.

 

 

        △오늘 설악의 첫 번째 선물인 노루궁뎅이버섯

 

        자연은 항상 인간에게 베풀며 때론 선물도 준다.

        그러나 그 귀한 보물을 찾아 갖는 것은 각자의 능력이다.

        즉 소풍 때 보물찾기 하듯 알아서 보물을 찾아가야 하는데 쉬운 곳에 감추어 두지는 않는다.

        따라서 등로를 벗어나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며 때로는 나무 위도 살펴가며 보물찾기를 해야 한다.

 

 

 

       △나도 보물~

 

        △와우! 두 번째 선물

 

      

        세 번째 선물인 황철나무 편상황은 그 값을 매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값어치가 있다.

        손이 닫지 않는 곳까지 줄지어 자라고 있는데 다음 사람을 위해 조금 남겨두고...

        고맙습니다. 필요한 곳에 잘 쓰겠습니다!

 

 

       △숲사이로 겨우 치마바위만 보인다

 

        △머잖아 온 설악은 가을빛으로 물들 것이다

 

        △이 지역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누린내가 나는 것을 보면 인적을 피해 가까운 곳에 산양들이 있는 것 같다

 

 

 

                                   

                                         △식성이 까다로운 딱순이가 식사를 하고 지나간 흔적~

 

 

 

       △몽유도원도릿지

 

      △골 끝 파인 곳이 한계령휴게이다

 

       △주 능선에 도달하려면 아직도 멀었다

 

 

 

 

       △방귀버섯

 

 

       전에는 사람 같아 보이더니 오늘 자세히 보니까

       우리 뒷집 베란다에서 새벽부터 시끄럽게 조잘거리는 앵무새를 닮은 것 같다.

 

 

        △잘있어 앵무~

 

       △꽃향유가 자라는 왼쪽의 직등 벼랑길이 험하다

 

       경사진 바위에서 볕을 쪼이던 독사가 인기척에 놀라 서둘러 도망치다가 미끄러지지며

       내 발등 위로 떨어져 서로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

       약간 습하고 외진 곳이라 혹시 독사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는데 염려가 현실이 될줄은 몰랐다.

       처음에는 독사가 나를 물려고 점프하며 달려드는 줄 알았다는~~

 

 

 

       △부처손

 

 

       △가리산 주걱봉방향

 

       △하늘만 딱 봐도 이젠 가을

 

      △설악 쑥부쟁이 향이 참 좋다

 

      △아직도 가야할 목적지는 멀기만 하고

 

       △능선 끝이 가까워져 왔다

 

      △아홉 번을 기절해야만 겨우 핀다는꽃~

 

      ...  ...

 

 

        △능선 사면에는 투구꽃과 과남풀이 거의 같은 숫자로 무리지어 자란다

 

        △궁궁이와 끝물인 바람꽃

 

       △들꽃이 자라는 풍경

 

       △어느덧 산과 눈높이가 거의 비슷해져 간다

 

 

       △용담을 닮은 과남풀이 지천으로 자란다 (사실 구분이 어렵다)

 

        △고맙다. 예쁘게 잘 자라주고 있어서...

 

        △능선의 첫 번째 전망대에서

 

       놀면서 걷다보니 능선까지 꼬박 다섯시간 가까이 걸려서 올라왔다.

       짧아지는 가을 해를 고려하면 산행을 서둘러야 하는데 언제나 내려갈런지...

 

 

 

        △능선의 북쪽은 이미 가을빛으로 붉게 물들고 있다

 

        △안산 풍경보다 오른쪽의 붉은 것에 눈길이 오래 머문다

 

       △우측은 십이선녀탕계곡

 

       △이렇듯 가을의 안산이 좋아서 가을이면 안산을 찾는다

 

 

       △모두에게 드리는 머루의 가을선물

 

      △오늘 길동무가 있었다면 여기서 막걸리 한 잔은 나누어야 낭만인데...

 

 

       △마치 고향에 온듯이 평온한 이런 풍경을 나는 좋아한다

 

 

      △아직 정상까지 가는 길은 멀도고 험하다

 

 

       △여기는 이미 늦가을 분위기

 

       △또 하나의 보물이 보이고

 

       △고양이바위

 

       △저기가 정상

 

       △칼바위 사이의 협곡이 성골이다

 

       3동안 가을 농사를 망쳤던 마씨네 농장이 올해는 풍작을 맞았다.

       내려갈 길이 멀고도 바쁘지만 일손이 부족한 마씨네를 가족을 보면서 그냥 가기도 뭐해

       조금 거들어 주었더니 굉장히 고마워 한다~ 

 

 

       △안산에 오르니 짧은 가을 해가 기울고 있다

 

 

       △치마 아랫단을 수놓은 꽃무늬 레이스가 예쁘다

 

 

       △안산 치마바위

 

       △귀청쪽에 큰 산불이 났나보다~

 

       △저 설악태극 능선을 타면 한계삼거리에 닫는데 오늘은 늦어서 안 된다

 

 

       현재시각 16시 50분,

       쉼없이 성골을 계곡치기 한다고 해도 두 시간 이상 걸릴텐데

       산그늘이 점점 짙어지면서 마음이 더욱 바빠져 휴식다운 휴식도 취하지 못하고

       카메라도 배낭속 깊이 집어 넣고 낙석을 만들며 속보로 내려간다.

 

       오늘 산행내내 한사람도 만나지 못했으니 아마 이 시간 산에는 나 말고는 아무도 없으리라...

 

 

 

        △좀 쇠기는 했지만 아직은 먹을만한 커다란 노루궁뎅이 하나를 다시 받아들고

 

 

        △어라? 카메라를 집어 넣었는데 또 가져 가라고 하니~ 이후 두 개가 더 있었지만 사진엔 담지 않고...  

 

 

 

 

 

 

 

 

 

 

 

 

       좋은 풍광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인데

        뜻하지 않은 선물까지 듬뿍 안겨 주는 자연을 내가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나도 자연에 무엇인가 보답을 해야 할 터인데 내가 자연에 줄 수 있는 것이라곤 

        산과 친근해지기 위해 더 열심히 산을 찾는 길 밖에는 없는 것 같다.

 

        컴컴해서야 하산을 마치니 나도 모르게 산을 향해 머리가 숙여진다 .

        오늘 하루 안전하게 자유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나를 온전히 받아 주어서 고맙다고...

        글구 선물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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