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설악산

설악산 (우중의 곡백운)

머루랑 2014. 10. 12. 22:00

   

      산행코스 : 백담사~수렴동~곡백운~백운폭포~책바위~심마니터~서북릉~도둑바위골~한계령

     ◈ 일      시 : 2014년 10월 10일 (금요일) 08:20~16:10

 

 

       설악산 백담사행 첫차 버스표를 보름 전에 예약해 두고 막상 출발을 하려고 하

  설악권을 비롯한 속초와 동해안 지역에 적은량의 가 종일 예보되어 있지만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시간을 낼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 우중산행을 강행하기로 한다. 그것도 위험한 백운곡 계곡산행을...

  동서울에서 06:05분에 출발한 우등고속버스는 07:25분에 백담사 입구에  승객들을 내려 놓는데

  1시간 30분만에 도착을 했으니 교통이 참 좋아졌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오늘이다.

 

  원통까지는 날씨가 맑았는데 용대리를 지나면서 부터 하늘이 검어지더니 급기야 버스에서 내리니

  이슬비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우의를 꺼내 입기가 귀찮아 마을버스 출발장까지 그냥 걷는다.

 

 백담사 버스는 08:00부터 운행을 하는데 등산객들이 몰리다 보니 그 이전부터

  승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어서  백담사에 08:15분에 도착을 한다. 비도 내리고 수렴동계곡의 단풍은 이미

  그림으로 그릴 정도로 숱하게 보아온 터라 곡백운에 들어서면 담기로 하고 우장을 갖추고 카메라도 비에 젖지 않게

  배낭속에 집어넣고 속보로 걷는데 봉정암에서 밤샘기도를 마친 불자들이 무리지어 내려오기에

  산위의 상황을 물으니 여기보다 비도 많이 내리고 붉은 단풍도 거의 지고 없다네~

  

 

 

      △계절이 곱게 내려앉은 길

 

     △등산로는 고운 꽃무늬 양탄자로 변했다

 

      △위에는 단풍이 없다고 하니 카메라가 비에 젖는 것을 감수하고 몇 장~

 

      △언론에서는 18일경이 설악산단풍 절정이라는데 단풍은 이미 지고 있으니...

 

       △굴속 식량고가 다 찼나? 낙엽속에 도토리 숨기는 것을 나는 다 보았지롱~~

 

 

 

      △그나마 남아있던 단풍잎도 비바람에 지고있다

 

       예전엔 수렴동 대피소를 뒤로 돌아가면 산머루를 받침대에 올려서 키우는 곳이 있었는데  

       화장실을 들를 겸해서 가보았더니 산머루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등산로 정비공사 잔해물들만 쌓여있네.

 

 

       △백운곡 입구가 저기 보인다

 

        이 얼마나 다행인가.

        좁은 등산로에 가을비까지 내리는데 등산로를 가득 메운 산객들과 서로 교행하려면 

        신경이 많이 쓰였을텐데 거침없이 홀로 걸으니 얼마나 좋은지...

  

 

 

      수렴동계곡 주등산로에서 벗어나

       사람들 눈길을 피해 공비처럼 개울을 건너 계곡안쪽으로 숨어든다.

       백담사에서 백운곡 입구까지 2시간이 조금 덜 걸렸다.    

   

 

        설악계곡의 물빛이 항상 쪽빛 것은 아주 먼 옛날에 설악산 산신령의 막내 아들이

        용대리에 있는 중학교에 걸어서 등교하다가 미끄러운 바위에서 미끄려져 계곡물에 빠졌는데 

        급하게 몸만 빠져 나오고 책가방을 건지지 못했는데 책가방 속에 들어있던 잉크병 뚜껑이 열리면서 잉크가

        서서히 스며나와 설악의 계곡물이 지금도 푸르다는 것이다.  

 

 

   

    계곡산행은 날씨가 맑은 평상시에도 바위가 미끄러워서 위험한 곳인데

        오늘 같이 비도 내리고 더군다나 반들반들한 바위면에 낙엽까지 떨어져 달라붙어 있으면

        그 위험성은 더 크지만 그렇다고 손쉬운 등로를 따라 걸으려고 먼곳 설악까지 달려온 것은 아니니

        위험성이 따르더라도 계획한 대로 곡백운산행을 실행에 옮기기로 한다.  

 

 

 

       우의는 입었지만 작은 우산이라도 하나 받히면 사진찍기가 수월할텐데

       하는 수 없이 모자를 벗어 모자 속에 카매라를 집어 넣고 빗방울이 들어가지 않게 

       최대한 조심해 가며 제한적으로 몇 장을 담는다.    

 

 

       △오늘 제발 물속으로 굴러 떨어지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오른다

 

      △드디어 비누칠한 미끄럼틀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비박지 앞의 소는 우측 바위사면을 횡단해야 하는데 오늘 같은 날 물에 빠질 확률은 60%이상~

 

       천혜의 비박지에서 비도 피하고 간식도 할 겸해서 짐을 풀고 잠시 머문다,

        텐트없이 침낭만 있으면 4~5명이 박하기에 아주 그만인 박지에 욕심이 동하며

        산 좋아하고 술을 즐기는 친구들 서넛 데리고 꼭 하룻밤 묵어 갔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만 같다.  

 

 

       △비박지에서 내다본 계곡은 빗물에 젖어 반들거린다

 

      아내가 새벽에 일어나 정성껏 싸준 김밥에는 계란도 들어가 있던데

      오늘 미끄러지지 않고 차가운 탕속에 빠지지도 않고

      곡백운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으려나...

 

 

       △저기 끝 직백운과 곡백운 삼거리가 보인다

 

       △곡백운 이정표 역활을 하는 바위

 

 

       비도 많이 내리고 미끄러운 발밑에 신경을 쓰느라 

      주변 풍광을 즐길 여유가 오늘은 별로 없다.

  

 

 

       이끼나 낙엽을 밟거나

       검게 보이는 바위 부분을 밟았다간 넘어질 확률 98%이상이다.

       이날은 낙엽도 위험했지만 특히 검은바위가 비누칠을 한 것 마냥 엄청 미끄러워

       바위의 하얀 부분만 골라서 밟았다. 물이 흐르는 물속의 바위면도 역시 엄청 미끄럽다는 것~

 

 

 

      △오늘 같이 비가 내리고 낙엽이 떨어져 미끄러운 계곡산행을 할 때는 스틱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알아야 고생을 덜한다

 

 

      △운치있게 보여야 할 낙엽이 오늘은 지뢰밭으로 보인다

 

      △미끄러운 검은빛 암반길은 계속 이어지고...

 

       △한 두 번 미끄러져 물속으로 빠져 들어도 좋겠다

 

       △비가 내려서 정말 다행(?)이다. 운치가 더 있으니...

 

 

      △오늘 오지 않았으면 정말 후회할 뻔 했다  

 

      △길이 미끄러워 고생은 되지만 온전히 자연을 즐길 수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어느 곳으로 올라도 진땀을 빼야하는...

 

      △와폭지대가 연이어 나타난다

 

       △와폭을 올라와서...

 

       평상시에도 미끄러운 곳인데 비에 젖어 노면이 번들반들하니 어떻게 오를지...

       스틱을 잘 활용하며 오르다 보니 물속에 무언가 검은물체가 보여 스틱으로 건져내어서 보니 모토로라 무전기이다.

       무전기를 분실한 사람이 다시 찾으러 올지는 모르지만 일단 잘 보이는 바위에 올려 놓았다.

 

 

      △세월이 연마해 놓은 암반은 미끄러움 그 자체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물건일텐데...

 

      △빗방울은 가늘어 졌지만 아직도

 

      △백운곡의 주인인 백운폭포가 보인다

 

      △오를 때 고생꽤나 하게 생겼다

 

     누군가의 원이 깃든 작은 돌탑 하나...무슨 원을 담았을까

 

 

      △어찌어찌 폭포를 올라와서...

 

       △백운폭포 상단부

 

       △백운폭포 위 와폭이 절경인데 단풍이 보이지 않는다

 

      △오늘은 검은색 바위가 두렵다~

 

    

       탕속으로 미끄러져도 빠져 죽지는 않겠지만

       오늘 같은 날은 자칫 저체온증으로 자칫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으니 조심을 해야한다.

       더군다나 나는 혼자이고 휴대폰도 터지지 않는 불통지역에 사람의 그림자는 하나도 보이지 않고...

 

 

       △위험한 줄 몰랐으면 애초에 오지도 않았다

 

       △우리네 인생이 어짜피 모험인 것을~

 

 

 

       나는 다행히도 오늘 잘 올랐는데

       그러나 일행이 있었다면 절반은 물속에 빠지고 말았을 것이다.

       최대한 경사각이 큰 물쪽으로 붙어서 올라야 미끄러지지 않고 더 안전하다.

 

       물론 비가 내리지 않아 바위면이 뽀송뽀송 말라있으면 우측 사면도 무난하겠지만...

 

 

      △와폭을 올라와서

 

       이곳도 난코스 중의 하나이다.

       아래쪽은 작은 폭포이고 횡단해야 하는 바위면은 비누로 코팅이 되어 있고

       미끄러운 이끼에 낙엽까지 깔려있으니 물속으로 빠지지만 않는다면 스릴은 정말 최고이다.

 

 

 

       △연이어 나타나는 작은 폭포들

 

       △고생을 하지 않고 쉽게 얻은 것은 그 가치를 잘 모른다

 

 

 

 

 

 

 

 

 

 

 

 

 

          곡백운

 

          마지막 부분과

 

          도둑바위골은 다음 2편에...

 

 

          호호    화장    요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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