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코스 : <백담사~길골~저항령~황철봉>~북황철봉~미시령갈림길~울산바위 서봉~폭포민박
설악산행이다. 3주만에 다시...
지난 북설악 신선봉 산행시에도 날씨가 더워서 고생했는데 요즈음은
그때 보다도 날씨가 더 더워서 걱정이지만 그렇다고 모처럼의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다.
얼마만에 가져보는 여유인데...
오늘도 눈치를 봐야하는 공비산행 이지만 설악산이 나를 받아들여 줄 것으로 믿는다.
동서울에서 출발한 첫버스는 1시간 40분만에 백담사 정류장에 내려 놓는데 내리는 이는 달랑 나혼자 뿐이다.
오늘도 한산한 산행이 되겠구나 생각하며 백담사행 셔틀버스 8시(첫차) 표를 끊어 버스에 오르니
어라? 이미 만차라 탈 수 없다고 하네? 다음 차편은 3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사정을 하여 출입문 옆에 겨우 자리를 잡고서 보니 통로에도 사람들이 가득차 있다.
그러니까 이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온 사람들이 아니고
자가용 등으로 개별적으로 달려온 이들인 것이다.
△가로수인 마가목열매가 익어가는 셔틀버스 승강장으로 가는 길
△무슨 원을 저렇게도 많이 빌었는지 개울바닥에 남아있는 돌들이 거의 없다~♬
어떤 원을 담고 저렇듯 수많은 돌탑들을 쌓았는지는 모르나
개인적으로는 하루속히 비가 내려서 가뭄으로 고생하는 중부지방이 해갈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백담계곡을 가득 메우고 넘쳐 흘러서 조양강댐이 만수위를 기록하는 그 장관을 보고싶다.
물이 불어나면 저 돌탑들은 하나 둘 흔적도 없이 물속으로 사라지겠지만 그렇다고 서운해 할 사람도 없으리라...
물이 빠지면 누군가가 또 돌탑 쌓기를 다시 시작할 테니까.
많지 않은 이들과 같이 수렴동계곡을 오르다가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길골입구에서
뒤로 처지며 스펀지에 물 스며들듯 번개같이 슾속으로 사라진다.
등로에서 적당히 떨어진 지점에서 설악산님께 입산인사를 올리고 스틱을 꺼내들고
본격적인 계곡산행을 시작하는데 오늘도 역시 내가 선두인지 거미줄을 걷으며 가야하는 일이
여간 곤혹스러운 일이 아니다.
손길을 타지 않은 처녀림의 길골에선 스틱의 용도를 변경해야 한다.
거미줄 걷이용으로~♬
△조용한 숲속이 참 좋다
△예전 화전민들이 숯을 굽던 흔적도 보인다
△길골 숲엔 월정사 입구에서 보는 것처럼 아름드리 전나무들이 가득하다
△건강한 숲속엔 치열한 적자생존의 법칙이
길골을 벗어나 저항령에 다다르려면
모두 열한 번에 걸쳐서 개울물을 반복해서 건너야 한다.
맨 마지막에 있는 것은 평상시에는 물이 바위 밑으로 흐르는 건천이다.
△오랜 가뭄으로 인해 계곡물이 적다
길골의 맑은 물속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작은 폭포들이 연이어 있어 물고기들이 거센 물길을 거슬러 오르기 힘들기 때문에
물속에는 대신 무당개구리 올챙이들과 꼬리치레 도롱뇽만이 살고있다.
△돌연변이
△중부지방의 오랜 가뭄으로 인해 이런걸 누리는 즐거움도 참 미안한 일이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숲
△설악의 계곡이 이렇게 우거진 곳도 아마 드물것이다
날개를 편 박쥐를 닮았다 하여 박쥐나물인
이것은 초봄에는 맛이 있는데 지금은 잎이 쇠어서 삶아도 많이 써서 먹기가 힘들다.
△이제서야 겨우 하늘이 조금씩 열린다
길골계곡은 수량이 적어서 건너 다니는 데는 지장이 없지만
장마 등으로 인해 수량이 늘어나는 계절엔 조심해야 할 코스이다.
△연이어 나타나는 소폭들
△무슨 영문 암호문 같기도 하고
△능선이 가까워지면서 은꿩의다리가 한창이다
△저항샘도 물이 말라서 컵으로 간신히 뜰 수 있는 정도(수심 1cm)
△긴 가뭄으로 박새의 잎도 타들어 가고...
△저항령안부
그동안은 하늘이 보이지 않는 우거진 숲속으로만 걸어서 좋았는데
이제부터는 본격적으로 유월의 뙈약볕과도 싸워야 한다.
4시간여의 답답하던 숲속산행이 끝나고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능선길...
△건너편으로 마등봉과 1,250봉의 너덜지대
△풍경
신선봉엔 이미 3주 전에 한창이었는데
여긴 지금 함박꽃이 핀다.
△대청에 구름이 걸려있다
△내설악쪽
다른 애들과는 달리 더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예쁘게 메이크업을 하고 나를 반겨 맞아주는 미스하암~
△오늘 너덜지대를 마스터해야 한다
△황철봉 오름길
참으로 어렵게 돌고래 코 위에 돌 하나를 올렸다.
할 수만 있다면 저 꼭짓점에 세로로 돌을 세워보려 했지만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는 일임을 깨닫고 아쉽지만 저 정도에서 만족하기로 한다.
철봉씨(1,381세) 반가워요!
그러고 보니 나랑 같은 종씨인 것을 오늘 알았다.
93년도에 산악회를 따라서 한 번 지나친 적은 있지만 정식 인사는 오늘이 처음~
여기까지는 아주 좋았다.
날씨는 엄청 무덥고 힘은 들지만 그렇다고 산행에 지칠 정도는 아니었는데
황철북봉을 지나면서 부터 더위를 먹었는지 그만 사단이 났다.
밀림지대 같은 숲속을 뚫고 넘어지고 덩굴에 할퀴우며 너덜지대를 두 개나 횡단해야 했으니...
황철북봉에서 울산바위 서봉편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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