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설악산

설악산(희야봉~왕관봉)

머루랑 2015. 10. 15. 13:54

 

       잦은바위골의 50폭과 100폭을 경유하여

        희야씨를 만나러 능선길을 치고 오르는데 단풍이 한창 절정을 이루고 있지만 카메라가 에너지 부족으로 

        계속하여 거친 숨을 몰아쉬며 금방이라도 숨이 멎으려 해 제한적으로 사진을 찍을 수 밖에 없다. 

        희야씨를 만나고 그녀(?)가 사는 동네의 주변 모습도 담아야 하는데 말이다. 

 

 

 

       △오늘 모든 욕심을 버리고 오니 이런 선물을...

 

      △계곡 아래 품위있게 자라는 소나무 한그루

 

        

        카메라 배터리의 문제로 인해

        제한된 사진만 담아야 하는데 정상에서의 일은 어찌될지 모르지만

        일단 눈앞으로 전개되는 이런 멋진 풍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는 없지 않은가.

 

 

      

       설악권의 마가목은 작년에 풍작을 이뤘으니

       올해는 해거리 때문에 붉은 열매는 없고 마가목 특유의 잎새 모양만 볼 수 있을 뿐이다.

 

 

       △어느덧 칠형제봉이 눈높이와 비슷해졌다

 

       △풍경

 

       △우리가 4형제인데 중간 부분을 나는 4형제봉이라 불러야겠다.  

 

 

       △범봉위에 태양이 걸렸지만 어쩔 수 없이...

 

       △노송 사이로 멀리 보이는 삼각봉이 화채봉이다

 

       △능선이 가까워지자 단풍빛은 점점 더 붉어지고

 

 

 

        단풍에 감탄할 때가 아니다.

        잦은바위골 입구에서도 그랬지만 단풍이 주변보다 더 게 물든 지점에서는

        그것을 지키고 보호 하려는지는 몰라도 무서운 초병이 꼭 지키고 있다는 것이다.

 

        느낌상 발밑에서 무언가 움직이는 감이 들어 발밑을 보니 커다란 성체의 칠점사 한 마리가 느릿느릿 바위틈으로 

        들어가기에 엉겹결에 꼬리를 잡아 당겼더니 비탈을 미끄러져 내 발밑으로 굴러 떨어진다.

        비얌이 놀랐는지는 모르지만 내가 더 놀라서 뒤로 몇 발짝 물러서려다가 크게 넘어질 뻔 했다.    

        독이 잔뜩 오른 칠점사는 나를 노려보며 쉭쉭 거리는데 정말 낭패다.

 

        배낭에서 스틱을 빼내지 않고 맨손으로 오르고 있었는데...

        내 잘못을 인정하고 나서야 겨우 통과~   

 

 

        올해는 설악에서 비얌(칠점사)을 참 많이도 만났다.

        길골에서 한 마리, 횡철봉에서 또 한 마리, 화채봉에서는 연달아 두 마리...

        그리고 오늘 산행 중에는 세 마리나~~  

 

 

 

      △자연이 빚은 조각상 감상

 

      △평점은 각자의 몫

 

       △앞의 작은 범봉과 공룡상의 1,275봉

 

       △희야씨는 나이프릿지를 통과 해야만 만날 수 있다

 

 

 

        왜? 나이프릿지인가.

        말 그대로 바위면이 마치 칼날처럼 날카롭게 생긴 저 날등에 매달려 손 베임을 조심하며

        체중을 두 팔과 다리에 나누어 싣고 까마득히 단애를 이룬 계곡을 내려다 보며 전진하는 스릴은 매달려 보지 않은 이는 모른다.

        나이프릿지는 한마디로 모험과 스릴을 즐기는 어른들의 재미있는 놀이터이다~  

 

 

       암릉 중앙의 왕관봉에서

        좌측으로 흑범길과 우측의 천화대릿지로 둘로 갈라진다.

        구름은 끼지 않았는데 하늘이 마치 이른 봄의 황사가 심한 날씨처럼 뿌옇게 변하여 시계(示界)는 물론이고

        사진도 잘 나오지 않을 뿐더러 조금은 답답한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고맙다. 

 

 

 

       오늘 산행하면서 잦은바위골로 하산하던 세 사람과

       촉스톤바위에서 홀로 하산하던 남자분까지 포함하여 비선대 정규등로와 합류하기 전까지 

       비탐지에서 만난 사람은 모두 합해서 네 명뿐인 평소 머루가 원하는 호젓한 산행.

 

       언제나 주기만 하는

       대자연에 오늘도 감사한 마음을 안고 내려간다.

 

 

      △나이프릿지를 통과해 뒤돌아 본 석주길 암릉

 

       △희야봉 정상에서 바라보는 작은범봉의 위용

 

       오늘도 역시

       희야씨는 보이지 않고

       머물다 간 흔적만 살짝 보이는데... 

 

 

      

       앞에 보이는 작은 범봉은 하나의 바위가 아니라 모두 네 개의 암봉이 합쳐져 하나로 보인다.

       작은 범봉을 오르면 도봉산 오봉의 4봉과 5봉 중간에 있는 사이봉처럼 이곳에도 두 개의 사이봉이 있고 

       주봉인 범봉으로 넘어 가려면 두 개의 사이봉을 지나야 한다.   

 

 

       △날씨도 뿌옇고 신갈나무가 주종을 이루는 능선상의 단풍빛은 계곡만 못하다

 

 

       △역광에다 날씨까지~

 

       △풍경

 

      △암릉 건너편으로 집선봉과 칠선봉 능선

 

      △풍경

 

       △좌측 암릉은 염라길

 

       △염라길의 단풍

 

      용기 어려움을 직면하고 극복하는 힘’이다.

       인간적 삶은 언제나 양면성(기쁨과 슬픔, 쾌락과 고통, 승리와 패배, 성공과 좌절, 삶과 죽음 등)을

       지니고 있는데 이것을 직시하고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해냄을 통해 인간은 단련되고 인생이 풍부해 진다.

 

 

       △왕관봉을 향하여

 

      

       목에 깊은 상처를 입고 

       밀렵꾼이 놓은 올무에서 간신히 탈출한 큰오리 한마리...

 

 

       △왕관봉

 

        △단풍보다 염라길 암릉에 더 눈길이 꽂히는 머루...

 

 

       △아직도 찬란한 황금빛으로 빛나는 왕관

 

 

       △염라길 뒤로 석주길과 공룡능선

 

       △희야봉(아래사진)과 1,275봉

 

       △낙석이 우려되는 위험한 염라골 하산로

 

       △지나온 암릉

 

       △왕관바위 하부

 

       △왕관봉에서 흑범길과 천화대길로 갈라진다(사진은 천화대길 암릉)

 

 

       △풍경

 

       △왕관봉 정상

      왕관봉 뒤로 돌아가 배낭을 벗어 놓고 왕관위에 올라갔다가

       배낭속의 자일을 꺼내 오지 않은 것을 후회...저리 하강하면 훨씬 더 편한데.

 

 

 

        잦은바위골 상단부터 숨이 멎으려 헐떡거리던 카메라가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거친 숨을 한 번 크게 몰아 쉬더니만 결국은 돌아가시고 만다.

         카메라에서 배터리를 분리해 허벅지 위에다 대고 양쪽을 번갈아 빠르게 문지르며 인공호흡을 시키자

         한장은 겨우 찍을 수 있는데 그러고는 다시 죽어 버린다.   

 

 

       염라골낙석의 위험과 경사가 심해서

        그냥 내려가기도 조심 스러운 곳인데 카메라 배터리를 인공호흡까지 시켜가며 내려 가야 하니

        내가 생각해도 많이 웃긴다.

 

 

       △배터리를 허벅지에다 대고 30초간 문지르면 겨우 한 장~

 

       △구도고 뭐고 간에 렌즈가 열리자마자 셔터를 눌러야 한다  

 

       △힘들게 찍어서 더 소중하다

 

       △염라골과 살악골이 만나는 지점에 있는 이 폭포를 한장 찍으려 배터리 인공호흡을 2분간 실시 했다는 것~♬

 

 

      올해다른 사이트를 찾아도 고운 단풍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올 가을 설악산 일원의 단풍은 일부 협곡의 물가 단풍을 제외하고는 기대치에는 한참 미치지 못하는게 사실이고

       가뭄은 농사나 식수 부족 문제 뿐만아리라 이렇게 가을을 즐기려는 이들의 소망도 함께 빼앗아가 버렸다.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앞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새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나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가을/ 김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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