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봄, 여름 詩

제비꽃 詩 5

머루랑 2009. 3. 31. 15:41

           <제비꽃 편지/안도현, 제비꽃 연가/박미경, 제비꽃 사설/곽재구, 제비꽃/김석규, 제비꽃에 대하여/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피워보려고 했지요~~

  

 

<제비꽃 편지/ 안도현>

 

제비꽃이 하도 예쁘게 피었기에

 

화분에 담아 한번 피워보려고 했지요

 

뿌리가 아프지 않게 조심조심 삽으로 떠다가

 

물도 듬뿍 주고 창틀에 놓았지요

 

그 가는 허리로 버티기 힘들었을까요

 

세상이 무서워서요

 

한 시간도 못되어 시드는 것이었지요

 

나는 금세 실망하고 말았지만

 

가만 생각 해보니 그럴 것도 없었어요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좋다

 

시들어라, 하고 그대로 두었지요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제비꽃 연가/ 박미경>

 

나를 받아 주십시오

 

헤프지 않은 나의 웃음

 

아껴둔 나의 향기

 

모두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이 가까이 오셔야

 

나는 겨우 고개를 들어

 

웃을 수 있고

 

감추어진 향기도

 

향기인 것을 압니다

 

 

  

 


           시들 때는 시들 줄 알아야 꽃인 것이지요! 그래서 제비꽃이 좋다~ 

 

 

 <제비꽃 사설/ 곽재구>   

  

네 이름이 뭐냐

땅끝 가는 완행버스 길

바랑 걸치고 걷다

풀 언덕에 앉아 물어보면

솜털 보송보송한

자주색 꽃들이 입을 모아

사 랑 부 리 꽃


우리나라 사람들

싸우지 말고 용서하며

맑고 고운 희망 나라 통일 나라

얼른 세우라고 입모아

사 랑 부 리 꽃


네 이름이 뭐냐

귤동 가는 도암만 시오리 길

개울물에 보리 미숫가루

풀다 물어보면

솜털 보송보송한

자주색 꽃들이 입을 모아

도 끼 꽃  

 

우리나라 사람들

가슴의 슬픔들 몽땅 털어버리고

아름답고 빛나는 세상

들판 곳곳에 세우라고 입모아

도 끼 꽃

 

 

  

 

                           


  꽃신에 밟히울 제비꽃으로 필까 그리움도 푸르게 젖는 봄날 타오르는 아지랑이...

  

 

<제비꽃/ 김석규>

 

어두운 겨울 다지나고
금호강 언덕 풀빛 짙어올 때


비단치마 자락 끌고오시는 님
님의 걸음 걸음

꽃신에 밟히울 제비꽃으로 필까
그리움도 푸르게 젖는 따스한 봄날
음.... 

어두운 겨울 다지나고
금호강 언덕 풀빛 짙어올 때

비단치마 자락 끌고오시는 님
님의 걸음 걸음

꽃신에 밟히울 제비꽃으로 필까
그리움도 푸르게 젖는
봄날 타오르는 아지랑이

강물따라 흐르며 부르는 소리
사랑은 아름다워 죽도록 아름다워

사랑은 아름다워....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어김없이 간다지? ~~

 

    

<제비꽃에 대하여/ 안도현>

 제비꽃을 알아도 봄은 오고
 제비꽃을 몰라도 봄은 간다

제비꽃에 대해 알기 위해서
따로 책을 뒤척여 공부할 필요는 없지

연인과 들길을 걸을 때 잊지 않는다면

발견할 수 있을거야

그래, 허리를 낮출 줄 아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거야 자주빛이지

자주빛을 톡 한번 건드려봐
흔들리지? 그건 관심이 있다는 뜻이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사랑이란 그런 거야

제비꽃을 모르는 사람을 기억하지 않지만

제비꽃을 아는 사람 앞으로는
그냥 가는 법이 없단다

그 사람 앞에는
제비꽃 한포기를 피워두고 가거든

참 이상하지?
해마다 잊지 않고 피워두고 가거든




 

 


'<詩 휴게실> > 봄, 여름 詩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앵두꽃 시 5  (0) 2009.04.04
목련꽃 5  (0) 2009.04.03
생강나무꽃 詩 6  (0) 2009.03.27
산수유꽃 詩 6  (0) 2009.03.26
3월의 詩 5  (0) 2009.0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