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루봉오르는 바위지대의 노송
◈산행코스 : 청평댐 뾰루봉입구~뾰루봉(710m)~안골고개~화야산(755m)~삼거리~사기막골계곡~사기막
여름날 같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엄청 무덥던 이틀전... 3월에는 '경방기간 통제'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지난 토요일
에는 또 버스표가 모두 매진되어서 가지 못하고, 부득이 다른 산으로 변경 산행을 해야만 했던 청평에 위치한 뾰루봉, 화야산,
고등산을 가기위해 계획을 세운지 비로소 세 번째만에 청평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전날 일찍 인터넷 예매를 하는 바람에 1등석으로...
동서울에서 춘천가는 버스편으로 50분을 달려 청평터미널에 내리니 설악면 방향으로 가는 군내버스는
1시간을 더 기다려야 온단다. 택시를 잡아타고서 청평댐 건너편 화야산입구 식당앞에
내리니 요금은 6,000원이 나온다! (서울~청평 요금보다 비싸네~)
▲국수나무꽃
전날 비가 내려서인지 숲냄새가 더욱 상큼하게 느껴지고 길가에 무수히 피어있는 들꽃들도
무척이나 싱그러운 모습이다.
▲제비붓꽃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는 제비붓꽃과 눈을 맞추며 오르는 호젓한 뾰루봉 등산로...
고광나무, 때죽나무, 민백미꽃, 자란초 등 들꽃들이 무수히 피어있는 급경사 등산로를 따라 헉헉대며 한참을
올라가면 드디어 경춘국도를 오가는 차량들 소리와 간간이 지나는 경춘선을 달리는 열차의 철거덕거리는
소리가 불어오는 북한강의 솔바람 소리와 어우러져 감미롭게 들린다.
▲뾰루봉정상
워낙에 수림이 우거진 산이라 바람소리, 새소리리만 간혹 들려올 뿐 좀처럼 시야가 트이질 않는데
뾰루봉 정상에 서면 비로소 경춘국도를 오가는 차량들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화야산 4.98km 이정표
인적도 없는 숲길을 홀로걷는 이 즐거움~
햇볕도 들지않는 이 숲속에서 작은 산새들 지저귐과 들꽃향에 취해 오르는 고운 산길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도 흐르지 않는 아주 쾌적한 산행이다.
▲족도리풀
허리를 굽혀야만 간신히 찾을 수 있는 족도리풀도 찾아보는 재미있고 즐거운 길이지만,
그러나 시기를 맞추지 못하여 그 유명한 화야산의 바람난 여인(얼레지꽃)은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조금은 아쉬운 화야산 산행이다~~
▲6.25전사자 유해를 찾기위해 파헤친 구덩이들
작은 들꽃들 찾아보며 사진도 촬영하면서 그렇게 시간에 쫒길 것 없는 여유있는 산행을 만끽하며
뾰루봉 능선을 오르는데 화야산이 점점 가까와 지면서부터 곳곳에 참호를 파다가
그만둔채 방치한 듯한 구덩이들이 주변에 수 없이 보인다.
처음에는 온 산에 걸쳐서 수 십개의 구덩이들이 산재해 있어서 속으로 "자식들 참호를 파려면 제대로 파야지
이게뭐야" 라고 생각하며 숲길을 걸어 오르는데 삽과 곡괭이를 든 군장병들이 보인다.
다가가서 물으니 어제부터 다시 시작한 6.25 국군전사자 유해발굴단 이란다.
▲국군전서자 유해가 발굴된 자리에서 제사를 지낸흔적
오늘 발굴한 전사자 유해가 나온 구덩이에서 유골을 수습하고 제사를 지낸 흔적이 보인다.
흰 창호지 옆으로 보이는 작은 조각들은 제사 후 사방에 북어포를 던져 넣으며
죽은 영령들의 혼을 조금이나마 위로한 흔적이다.
.
.
머리를 숙여 영령들에 대한 기도를 올린다.
단결~!!
▲화야산 정상 헬기장 주변의 유해발굴을 시도한 흔적들...
▲태극기에 싸여있는 화야산 정상부근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
▲화야선 정상석과 발굴된 유해
유해가 담긴 상자너머로 군장병들이 발굴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발굴작업을 하는 장병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갖고온 것이 이게 다 라며 사탕 반 봉지를 건네주니
거수 경례로 답례한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라고...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친 영광스런 영웅들...
▲그대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60여년을 차디찬 땅속에서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었을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며 화야산에서 고등산으로
내려서는 나의 발걸음이 무겁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산천에 방치되어 있을 이름모를 유해들을 하루빨리 한구라도 더 발굴하여 정성을 다해
모셔드리는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 60년 전, 그 전쟁의 증언자들이 나이를 먹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말이다....
.
.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는 장병들도 고생이 많다/ 발굴한 유해옆에 만들어 온 주먹밥이 보인다
비목(碑木)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녘에
바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고향 초동친구 두곤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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