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화야산 (뾰루봉)

머루랑 2009. 5. 21. 17:17

  

△뾰루봉오르는 바위지대의 노송

 

    산행코스 : 청평댐 뾰루봉입구~뾰루봉(710m)~안골고개~화야산(755m)~삼거리~사기막골계곡~사기막

 

      날 같은 무더위가 일찍 찾아와 엄청 무덥던 이틀전... 3월에는 '경방기간 통제' 때문에 오르지 못하고, 지난 토요일

      에는 버스표가 모두 매진되어서 가지 못하고, 부득이 다른 산으로 변경 산행을 해야만 했던 청평에 위치한 뾰루봉, 화야산,

      고등산을 가기위해 계획을 세운지 비로소 세 번째만에 청평행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전날 일찍 인터넷 예매를 하는 바람에 1등석으로...   

   

동서울에서 춘천가는 버스편으로 50분을 달려 청평터미널에 내리니 설악면 방향으로 가는 군내버스는

 1시간을 더 기다려야 온단다. 택시를 잡아타고서 청평댐 건너편 화야산입구 식당앞에

내리니 요금은 6,000원이 나온다! (서울~청평 요금보다 비싸네~) 

 

 

 ▲국수나무꽃

 

전날 비가 내려서인지 숲냄새가 더욱 상큼하게 느껴지고 길가에 무수히 피어있는 들꽃들도

 무척이나 싱그러운 모습이다. 

  

  

 ▲제비붓꽃

자태를 뽐내며 피어있는 제비붓꽃과 눈을 맞추며 오르는 호젓한 뾰루봉 등산로...

  

 

 

고광나무, 때죽나무, 민백미꽃, 자란초 등 들꽃들이 무수히 피어있는 급경사 등산로를 따라 헉헉대며 한참을

 올라가면 드디어 경춘국도를 오가는 차량들 소리와 간간이 지나는 경춘선을 달리는 열차의 철거덕거리는 

소리가 불어오는 북한강의 솔바람 소리와 어우러져 감미롭게 들린다.

 

 

 

 ▲뾰루봉정상

 

워낙에 수림이 우거진 산이라 바람소리, 새소리리만 간혹 들려올 뿐 좀처럼 시야가 트이질 않는데

뾰루봉 정상에 서면 비로소 경춘국도를 오가는 차량들이 까마득히 내려다 보인다.

  

 

 ▲화야산 4.98km 이정표

 

인적도 없는 숲길을 홀로걷는 이 즐거움~

햇볕도 들지않는 이 숲속에서 작은 산새들 지저귐과 들꽃향에 취해 오르는 고운 산길은 

시원하게 불어오는 강바람에 땀도 흐르지 않는 아주 쾌적한 산행이다.

 

  

 ▲족도리풀

를 굽혀야만 간신히 찾을 수 있는 족도리풀도 찾아보는 재미있고 즐거운 길이지만,

그러나 시기를 맞추지 못하여 그 유명한 화야산의 바람난 여인(얼레지꽃)은  만나지도 못하고

돌아가는 조금은 아쉬운 화야산 산행이다~~  

 

 

 ▲6.25전사자 유해를 찾기위해 파헤친 구덩이들

 

작은 들꽃들 찾아보며 사진도 촬영하면서 그렇게 시간에 쫒길 것 없는 여유있는 산행을 만끽하며

 뾰루봉 능선을 오르는데 화야산이 점점 가까와 지면서부터 곳곳에 참호를 파다가

그만둔채 방치한 듯한 구덩이들이 주변에 수 없이 보인다.

  

 

 

처음에는 온 산에 걸쳐서 수 십개의 구덩이들이 산재해 있어서 속으로 "자식들 참호를 파려면 제대로 파야지

 이게뭐야" 라고 생각하며 숲길을 걸어 오르는데 삽과 곡괭이를 든 군장병들이 보인다. 

다가가서 물으니 어제부터 다시 시작한 6.25 국군전사자 유해발굴단 이란다.

 

 

 

  ▲국군전서자 유해가 발굴된 자리에서 제사를 지낸흔적

 

오늘 발굴한 전사자 유해가 나온 구덩이에서 유골을 수습하고 제사를 지낸 흔적이 보인다.

흰 창호지 옆으로 보이는 작은 조각들은 제사 후 사방에 북어포를 던져 넣으며

죽은 영령들의 혼을 조금이나마 위로한 흔적이다.

.

.

머리를 숙여 영령들에 대한 기도를 올린다.

단결~!!

  

 

  ▲화야산 정상 헬기장 주변의 유해발굴을 시도한 흔적들...

 

 

   

  

  ▲태극기에 싸여있는 화야산 정상부근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

 

                          

 

 ▲화야선 정상석과 발굴된 유해

 

 유해가 담긴 상자너머로 군장병들이 발굴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발굴작업을 하는 장병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내가 갖고온 것이 이게 다 라며 사탕 반 봉지를 건네주니 

거수 경례로 답례한다.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라고...

 

  

  

 ▲조국을 위해 기꺼이 한 목숨을 바친 영광스런 영웅들...

 

 

  

 

 ▲그대들의 값진 희생이 있었기에 오늘 우리가 이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

 

 60여년을 차디찬 땅속에서 아무렇게나 방치되어 있었을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며 화야산에서 고등산으로

 내려서는 나의 발걸음이 무겁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산천에 방치되어 있을 이름모를 유해들을 하루빨리 한구라도 더 발굴하여 정성을 다해

모셔드리는 것이란 생각을 해본다. 

 

그 60년 전, 그 전쟁의 증언자들이 나이를 먹어 하나, 둘 세상을 떠나기 전에 말이다.... 

 .

 .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는 장병들도 고생이 많다/ 발굴한 유해옆에 만들어 온 주먹밥이 보인다

  

 

 

 

 

비목(碑木)


초연이 쓸고간 깊은계곡 깊은계곡 양지녘에


바바람 긴세월로 이름모를 이름모를 비목이여


먼고향 초동친구 두곤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타고 달빛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지친 울어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퍼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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