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한 마리가 내 방에 찾아왔네.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어제보다 훤씬 커졌지. 내 이가 다 시실 정도까지...
귀뚜라미 한 마리가 내 방에 찾아왔네.
사실은 내가 귀뚜라미를 불러들였지.
과일이 썩으면서 벌레를 불러들이듯이.
귀뚜라미 울음소리는 어제보다 훤씬 커졌지.
내 이가 다 시실 정도였으니.
새벽녘 한참을 울적엔
서로에게
마치 엉성하게 쌓인 돌담이라도 되어
너도 나도
더는 갈 곳 없어
더는 갈 곳 없어
서로에게
받힌 돌처럼 앉아서.
<일가/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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