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늙은 꽃 (문정희)

머루랑 2009. 11. 22. 18:59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마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더욱 오묘하다

 

분별 대신

 

향기라니

 

 

<늙은 꽃/ 문정희>

 

 

 

 

 

 

 

 

 

'<詩 휴게실> > 詩의 오솔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처럼. 山  (0) 2010.03.17
석류 중 (이가림)   (0) 2009.12.14
저녁에... (김종태)  (0) 2009.10.07
장강 삼협 (구중서)  (0) 2009.09.11
한계령 (손호연)  (0) 2009.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