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기타 지방

무등산 (규봉암)

머루랑 2010. 1. 7. 15:59

              <장불재~규봉암~신선삼거리~꼬막재~원효사>   

                            △백마능선의 안양산(853m)전경

  

   

 △바람이 만들어낸 바람꽃

 

  

 

   △잔뜩 흐려있던 하늘이 해질녂이 되어서야 조금씩 열리고 있다.

  

  

마치 어느 봄날에 만발한 벚꽃의 향연을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이런 모습때문에 추운 겨울도 아름답다!

  

 

  

떼어놓는 발걸음은 많이 아쉽고,

아니 그럴수만 있다면 언제까지 이 곳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다

 

 

 

 

겨울 숲을 바라보며

완전히 벗어버린

이 스산한 그러나 느닷없이 죄를 얻어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겨울의

한 순간을 들판에서 만난다.

누구나 함부로 벗어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더욱 누구나 함부로 완전히

벗어버릴 수 없는

이 처참한 선택을

겨울 숲을 바라보며, 벗어버린 나무들을 보며, 나는

이곳에서 인간이기 때문에

한 벌의 죄를 더 겹쳐 입고

겨울의 들판에 선 나는

종일 죄, 죄 하며 내리는

눈보라 속에 놓인다.

 

<겨울 숲을 바라보며/ 오규원>

 

 

 

이런 빛깔의 하늘을 기대 하였는데 멋진 사진을 많이 만들지 못해 아쉬움이 크다

다음에 다시한번 꼭 오고 싶은 마음...

  

  △만발한 벚꽃의 모습이 이러할 것이다(햇볕이 숨어버려 어두운 빛이다)

  

 아름답다는 말밖에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 

 

 

 무등산에서 눈꽃이 제일 아름다운 곳을 굳이 꼽으라면, 장불재 못미처의 안부와 장불재에서 규봉암으로 내려가는

 안양산이 눈 앞에 보이는 하산로 주변과 장불재에서 입석대, 서석대로 오르는 능선의 좌우가 아닌가 한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에 딱 두 사람의 발자국만 남아있는 저 길을 때뭍지 않은 하얀 눈을 밟으며 걷는 멋이란

경험하여 보지않은 사람들은 그 기분을 모를 것이리~

멀리 새벽길을 달려온 무등산산행! 본전을 뽑고도 몇배나 남았다.

   

 

  

장불재에서 규봉암으로 하산하는 길에는 평소에도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인파에 방해 받지않고

호젓한 산행을 즐길 목적이라면, 장불재~규봉암~꼬막재로 이어지는 이 길을

꼭 한번 거닐어 보라고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규봉암 삼성각

 

규봉암 뒤의 병풍처럼 단애를 이룬 절벽이 입석대, 서석대와 함께  무등산의 '삼대석경'이라 불리우는 광석대이다.

 

  

규봉암을 둘러싸고 있는 병풍 모양의 암벽은 가까이에서는 한 화면속에 다 담을 수가 없는 것이

 조금은 아쉬운 점이라 하겠다.

  

 

규봉암산사 앞마당에 머리에 흰눈을 잔뜩 뒤집어 쓰고 떡하니 자리잡고 있는 저 포크레인 때문에

생뚱맞다는 느낌과 함께 웃음이 절로 나온다. 길이 좁고 험해서 사람들도 잘 다니지 않을 뿐더러 이 곳에

 접근하는 방법이라고는 3시간 가까이 걸어야만 올 수 있는 곳인데, 무등산자락 깊은 산속에 포크레인이라니....

 

중형헬기로 매달아 운반을 하였을텐데 만많치 않았을 비용이 걱정된다.

규봉암에는 기도 효염이 있다는 소문이 있어서 많은 불자들이 즐겨 찾곤 한다는데 이 암자에는

스님 한분만 계시기 때문에 여럿이서 기도를 오는 신도들은 자신들이 먹을 반찬 등을

집에서 직접 만들어서 가지고 올라 온다고 한다.    

 

 

 

  

광석대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는 규봉암, 종루아래 작은 계단을 오르면 좌측으로 

높은 입석바위가 우뚝 서 있는데, 이 바위가 바로 문바위이다.

 

  △규봉암 앞마당의 문바위

 

장불재에서 규봉암에 이르기까지 한사람도 만나지 못하였는데 여기서 젊은 두 아저씨들을 만났다.

바람재로 넘어가는 길목인 원효사를 물으니 심히 걱정이 되는 모양이다.

 

가야할 거리도 만많찮고 짧은 겨울해도 넘어가기 직전인 이미 4시가 넘어버린 시각에

더구나 초행인 사람이 멀고 외진길을 가려고 하니 말이다~ㅎ

 

 

 △쌓인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너덜지대

 

규봉암을 구경하고 다시 20미터를 내려오면 공원관리사무소 5.5킬로미터라는 이정표가 가리키는 좌측으로

 방향을 잡으면 눈이 쌓여서 잘못 밟으면 무릎까지 빠지고 스틱이 손잡이까지

빠져버리는 조금은 위험한 돌너덜지대를 통과하게 된다.

 

 장불재에서 규봉암에 이르는 길도 인적이 없었지만, 이 길은 흔적이라곤 앞서 내려간 젊은 아저씨들

발자국 뿐인 정말로 이렇게 한적한 등산로가 도시 가까운 곳에 있다는 사실이 내겐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내 취향에 딱 맞는 코스라는 생각이 든다~ㅎ  

 

 

   

늦은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가야할 거리를 가늠하며 즐기며 걸으면서도 할 짓은 다 한다.

카메라를 꺼내 주변 풍경들을 담으며 걷다보니 시간은 자연히 지체되고

날은 저물어 가는데 말이다.

 

그렇게 한참을 걷노라니 앞서간 젊은 아저씨 두 사람이 속도를 늦추어 가며 걷고있는 것이 보인다.

어두워지는 시각에 내가 걱정이 되어서 기다리는 중 이란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그 고운 마음씨에

고마움을 느끼며 오늘 새벽잠을 설치고 무등산행을 결정한 것이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들 이렇게 순수하고 정이 넘치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나는 홀로 산에 드는 것을 참 좋아한다.

  

 

  

설경이 만들어낸 멋진 선경을 즐기며 멋말동무가 되어 주거니 받거니 이야기 나누며 내려오다가 쉬면서

각자 가지고 온 막걸리를 서로 바꿔 마셔가며 맛을 평가해 보기도 하였는데, 객관적으로 내가 평가를 해도

 서울에서 사 가지고 간 막걸리(상표는 비밀 임)가 광주지역에서 생산한 막걸리 맛 보다는

 다소 싱겁고 뒷맛이 약간 떫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이 미세한 맛의 차이는 물맛좋은 광주에서 생산된 것과 서울물 맛의 차이인 것 같다) 

 

 

 

  △꼬막재의 우거진 리끼다송

 

 

 △두 시간 넘게 말동무가 되어주신 마음씨 고운 조삼훈, 이강욱님

 

  ▽조삼훈, 이강욱님 새해에 福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감사했습니다~♪♬

  

혼자였으면 많이 외로웠을 하산길에 말동무가 되어서 함께한 시간들

너무나 소중하고 기억에 오래남을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원래 단독산행을 즐겨하는 편이지만 두 분들을 만나지 못했다면

아마 원효사에서 바람재를 넘어 운림동으로 내려오는 야간산행을 실행 했을겁니다.

 

계획대로 하지 못한 것에대한 미련은 남지만, 오늘 두 분과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인연에 감사드리며

아름다운 무등산의 모습에 매료되어 다른 계절에 다시한번

꼭 찾아보리라는 생각을 하여 봅니다.

 

대중교통편도 끊겨버린 원효사에서 굳이 터미널까지 승용차로 바래다 주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또한 광주의 정을 느낄 수 있어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무등산의 멋진 설경과 푸근한 인정을 깊이 느끼고 가는 무등산 산행,

오늘 하루, 정말 행복했습니다~

 

  

 얼음나무로 변해버린 리끼다소나무

 

 

 △겨울의 무등산에 들면 보이는 것은 온통 흰빛이요 모두다 선경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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