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수도권

몽가북계 종주

머루랑 2010. 1. 30. 21:15

 

      △몽가북계 종주 중 맞이하는 풍경

 

        ◈몽가북계 종주 :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30m)

 

         ◈산행일시 : 2010년 1월 29일(금) 바람이 많이불고 많이추움(저녁때는 눈발)

 

           ◈산행코스 : 개곡리~임도(알바)~계관산~북배산~가덕산~몽덕산~홍적이고개~몽덕산(안경찾으러 알바)~

                               납실고개 안부~윗홍적이~화악1리 마을회관

 

           ◈산행거리 : 30km (지맥구간:15km, 접속구간:7km, 알바:8km)

 

           ◈산행시간 : 10시간 30분 (07:50~18:20)  ○알바를 두번이나 해야했던 아주 이상한 산행.

 

 

 

 

  △계관산 정상(730m)/ 나무뒤로 올라오는 길 100여 미터는 아주 위험했다 

 

 

계관산행을 시작도 하기전 부터 알바를 먼저하고 말았다.

 

가평터미널에서 개곡리로 츨발하는 첫차(7시25분-15소요)를 타고 버스종점인 개곡리에서 내려서

계곡좌우로 멋진 모습의 팬션들이 늘어선 포장길을 3km가량 오르면 계곡길과 좌측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타난다. 그만 무슨 생각에서인지 계곡을 따라 똑바로 가지 않고 오프로트 차량이 올라간

흔적을 따라 임도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니 점점 이상하게 계속 옆으로 산을끼고 도는 것이다.

 

계곡을 따라올라 가일고개에서 왼쪽능선으로 치고 올라야 하는데 그만 이 임도가 싸리골아래 성황당 마을로

내려가는 길인줄은 꿈에도 모른채 가일고개로 이어지는 비포장도로로 알고 따랗던 것이다.

 <개곡리 버스종점에서 계관산 정상까지는 7km의 거리이다>

 

능선을 가로지르는 423고지 임도에서 우측능선으로 치고올라가 낙엽과 눈이 쌓여 미끄러운 능선에 길을내며

전진하는데 여간 힘이 든 것이 아니다. 그렇게 30여분 이상을 우거진 덤블과 사투를 벌이며 진행하니

비로소 사람이 많이 다니지 않아 흐릿하지만 등산로와 만나는 능선에 올라설 수 있었다.   

 

 

 

 

   △뒤돌아본 계관산 전경

 

종점에서 계관산 정상까지 두시간이 걸렸으니 1시간 가까이 새해 첫 무보수 알바를,

아니 새로운 길을 하나 알아낸 셈이다.

 

 

 

 

  △가야할 북배산 전경(계관산에서 4km)

 

 

 

△몽가북계종주 구간 중 유일한 바위지대의 기암  

 

 

 

 

   △멀리 삼악산(왼쪽)과 등선봉이...

 

계관산에서 작은촛대봉(690m)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르면 삼악산으로 길게 연결된다.

 

 

 

   △방화선이 길게 이어진 북배산

 

  

 

 

 △계관산에서 뻗어 내려온 능선

 

 

 

 

△북배산 정상/ 북배산 정상에는 참호가 구축되어 있다

 

 

 

 

   △가야할 가덕산(858m)이 2.6km 남았다

 

몽가북계 종주 중, 남쪽 방향의 능선은 눈들이 모두 녹아있는 반면 반대쪽은

무릎까지 눈이 빠지는 곳도 있다

 

 △산행 종점인 홍적이까지는 7.4km로 아직 멀기만 하다 

 

 

 

 

  △북배산 정상 북쪽의 급경사 지역

 

몽가북계 중에서 제일높은 봉우리인 북배산(867m)은 이렇게 멋진 천연 슬로프를 이루고 있다.

겨울철에 북배산 올 때마다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이곳에서 꼭 산악스키를 한번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너무 가파르고 길이가 길어서 비닐장판을 이용한 엉덩이썰매는 매우 위험 하겠지만

스키로 내려간다면 얼마나 멋질까 하는 생각이다.

 

 

 

   △북배산 천연슬로프를 올려다 본 모습/ 네곳의 산 중에서 눈이 제일많이 쌓이는 지역이다

 

 

 

 

 △좌측 큰멱과 우측 앵상골로 내려가는 퇴골고개의 느티나무

 

느티나무를 조금지난 눈이녹아 낙엽이 드러난 곳에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이틀전에 내린 눈을 아무도 밟지않은 가덕산 가는 방화선

 

멱골과 앵상골로 갈라지는 사거리안부에서 부터 가덕산쪽으로는 이 길을따라 걸어간 이가 하나도 없어서

 이틀전에 내린 하얀눈의 방화선에 나만의 발자국을 꾹꾹 남기며 걷는 재미가...

 

 

 

 

 △오늘 그림자와 함께 모두 셋이서 동행한 발자국/ 오르팅스블루의 사막이라는 시가 생각나는 길

 

 

사막에서 그는 너무나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가덕산 오르는 된비알 남쪽능선에는 눈이 녹아 낙엽만 드러나 있다

 

점심식사를 하고 얼마되지 않아 저 된비알을 오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사진보다 실제로는 경사가 더 심하다.

 

 

 

 

 

  △사진 중앙 우측의 하얀부분이 북배산 정상 방화선이다

 

북배산 정상에서 산악스키를 타고 만리장성을 닮은 저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기분은 어떨까~

 

 

 

 

   △된비알을 오르려니 바람은 많이 차갑지만 몸안에는 땀이 흐른다

 

 

 

 

 △가덕산 정상

 

 가덕산 정상부터 몽덕산까지 북쪽으로는 철조망이 계속 설치되어 있는데 군부대에서 설치한 것 같지는 않다.

가시 철조망이 아니라 그물같이 촘촘히 철사를 엮은 것인데 짧은 거리도 아닌

가덕산에서 몽덕까지 긴 거리에 걸쳐서 설치되어 있다.

 

 

 

 

  △오늘은 날씨변화가 무척이나 심하다,흐렸다, 맑았다, 눈이 뿌리다...

 

 

 

 

   △멀리 경기 최고봉인 화악산은 운무에 가려져 정상 구분이 어렵다

 

 

 

 

 

  △뒤돌아본 풍경들

 

 

 

 

   △몰려오는 눈구름

 

 

 

 

 △몽덕산 정상에서 셀카

 

간간이 눈발이 날리는 몽덕산 정상에서 탈레반복장으로 어렵사리 셀카를 한장 찍고서

느긋하게 커피를 한잔 하려는데 그 맑던 날씨가 갑자기 바람이 몰아치면서 굵은 눈송이를 마구 퍼부어댄다.

커피는 생략하고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서둘러 짐을 챙겨 일어선다.

 

그러나 조금후에 닥칠 말도 안 되는 너무나도 황당한 꿈에도 알지 못한채 말이다.

 

 

 

 

   △몽덕산정상에서 바람이 잦아드는 곳에 앉아 간식을 들며 바라본 풍경/ 눈보라가 몰아치기 직전

 

 

 

 

  △몽덕산 정상에서 홍적이고개로 이어지는 미끄러운 내리막 능선길

 

많이 쌓여있지 않아 오히려 더 미끄러운 북사면 내리막길을 양스틱에만 의지하고 내려가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아이젠을 꺼내어 착용할까 말까 망설이다 고갯길까지는 얼마남지도 않았고 여태껏 착용하지 않았는데

 별일이 있을까 싶어 착용치 않았는데 바로 그 순간 별일이 일어나고야 말았다. 

 

왼쪽발이 눈속의 얼음에 미끄러지면서 보기좋게, 아니 엄청 아프게 뒤로 제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자연에 맞서겠다는 쓸데없는 고집으로 그냥 버티며 내려가다가 당한 것이라 아픔이 더 크다~

자연과는 대결을 해서도 안 되고 또한 인간들은 결코 자연과의 맞섬에서 이길 수 없는데 말이다.    

 

아직 멀었다. 자연에서 겸손해지는 법을 한참 더 배워야 하겠다. 

 

 

 

 

   △오늘 산행의 종착역인 홍적이고갯길

 

건너편 화악산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뿌려대던 눈발이 잦아들 무렵 홍적이 고갯길에 다다른다.

  

 

 

  △321번 지방도로 아래로 화악리와 멀리 목동리가 흐릿하게 보인다

 

종점인 고개로 내려서기 전, 히치하킹을 하기 위해서 스틱을 접어 배낭에 꽂아 넣고 등산화와 바지가랑이에

얼어붙은 눈들을 털어내며 뿌옇게 되어 잘 안 보이는 안경알을 닦으려 안경을 벗으려니...엥!!

세상에 이런일이....안경이 없다.

 

    아니 어떻게 된 영문인지 몰라 당황을 하다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아까 몽덕산정상에서 휴식을 취할 때

내리는 눈이 안경알에 녹아 내려서 안경을 닦으려고 잠시 스틱옆 가랑잎위에 내려 놓았었는데

 갑자기 몰아치는 눈보라에 그만 서둘러 짐을챙겨 내려오느라 안경을 착용하지 않았던 것을

까막득히 잊고 눈이 뿌리는 날씨라 눈앞이 침침한 줄로만 알고 내려온 것이었다.

...ㅎㅎㅎ...

 

휘날리는 눈보라속 코위까지 덮는 안면마스크에 방풍의 모자까지 깊게 눌러쓰느라 시야가 좁아진 탓에 

안경을 쓰지 않아서 앞이 흐려진 줄도 모르고 산행종점까지 1시간을 내려오고야 만 것이다.

아 이 고~~

 

 이 일을 어찌할까 고민고민 하다가 결정을 빨리 내린다.

다시 몽덕산엘 올라가자고....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아이젠을 착용하고서~♪

 

몽덕산에서 고갯길 종점까지 2.5km를 1시간 정도 걸려서 내려왔는데 다시2.5km를 올라야만 되는 것이다.

온몸에 힘이 쭉 빠지면서 약간은 공황상태에 접어드는 느낌, 다시 올라가는데 2.5km 1시간 이상,

내려 오는데 다시 2.5km 1시간, 지금 시각이 오후 3시 40분인데 무리일 듯 싶다.

 

그렇잖아도 아침에 산행을 시작하면서 이미 3km 알바(1시간)를 하지 않았는가

그러나 내가 누구냐, 바로 의지의 사나이가 아닌가

 

막상 다시 산을 오르겠다고 결심을 하고나니 이미 지친 몸이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오기와 함께 힘이 솟는 것을 느낀다.

 

 내가 아직 젊은가??

 

 

 

 

 △다시 몽덕산으로 오르며 만나는 몽덕산까지 700m 이정표

 

 

턱까지 차오르는 숨을 잠시 몇번이나 고르며, 오늘 두번째로 다시 바라보는 몽덕산 푯말이 한없이 

 야속하고 2.5km가 그렇게 멀게 느껴질 수가 없다. 얼마나 급하게 걸었는지

내려온 시간보다 올라갈 때 시간이 10여분 더 단축이 되었다.

 

 

불쑥 이남이의 "울고 싶어라" 노래가 생각나는 고행의 길...

 

울고 싶어라 울고 싶어라 이 마음,

... ...

 

왜 가야만 하니  왜 가야만 하니  왜가니~~♪♬

 

 

그런데 저녁에 집으로 돌아와 9시 뉴스를 보니 오늘 가수 이남이씨가 지병으로 별세했단다.

잘 알지도 못하는 노래가 왜 오늘 생각이 났는지....그것도 그 분이 운명을 한 비슷한 시각에,

참으로 우연치고는 묘하다는 생각이 든다.(고인께는 명복을...)

 

 

 

 

  △내려올 때 넘어진 그 흔적, 올라갈 때 다시 보았네~♬

 

고은에 詩가 생각납니다.

 내려올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못한 그 꽃~  

 

아까 내려올때 미끄러지며 많이 아프게 넘어졌던 흔적을 되찾아보는 영광(?) 맞는다.

정말 아팟다. 진짜 울고 싶었당~ ㅠㅠ

 

 

 

 오르팅스블루로 시작해서 이남이, 고은 등 오늘 산행중 많은 사람들이 떠올랐던 하루입니다~   

   △오늘 두번째로 다시 올라온 몽덕산정상

 

저 정상석 뒷편 큰나무 아래에 안경이 나를 목빼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ㅠㅠ

 

 

 

 

 △ 좀전에 쏟아진 눈 사이에 안경이...ㅎ

 

세상에 눈을 빼놓고 다니는 사람도 있나.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안경이 없으면 운전도 못하고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닌데 찾아서 참 다행이다.

 

물론 집에는 예비 안경이 한개 있기는 하지만 잃어버린 장소를 뻔히 알면서도 그냥 돌아간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았기에 오늘의 수고가 아깝지는 않다.

 

 

 

  △거친 잡목에 눈까지 쌓인 계곡

 

을 찾아들고 다시 홍적이고갯길 쪽으로 내려가려니 난감한 마음이 앞서 곧장 가덕산쪽으로

400m를 더 뒤로 진행하여 납실고개에서 계곡을 따라 내려가기로 하고 능선길을

최고속도 보다 다음으로 빠른 속도로 내달린다.

 

그러나 왠걸 우측으로 내려가는 길은 아예없고 잡목과 덤블이 우거진 숲속에 쌓인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정글같은 길만 있을뿐, 사람이 갈 수 있는 길은 아니지만 달리 방법이 없기에 그냥 뚫고 나가다 계곡으로는

도저히 나아가지 못할 것 같아서 이내 포기하고, 나뭇가지에 할키고 미끄러지며 작은 능선을 넘는다.

 

산속에서 날도 어두워지는데 길은 없고 불안한 마음에 주문을 외며 걷기를 얼마 후

진짜 거짓말같이 히미한 길이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비록 사람이 다닌 길은 아니지만 산식구들 멧돼지,고라니,너구리 등이 무리지어 지나가며 무수히 남긴

 발자국들이 마치 나를 따라 오라는 듯 아래로 아래로 이어지며 나를 인도한다.

 

 

 

 

   △마을입구까지 길잃은 나를 인도해준 고마운 산친구들의 고운 흔적들

 

 

 

 

 △옛 화전민들이 살다 떠나간 묵은 밭엔 갈대숲이...

 

이 갈대숲 주변에 동물 발자국들이 특히 많이 흩어져 찍혀 있다.

 

  

 

  △사람이 다니지 않아 눈이 발목까지 빠지는 옛날 산판길

 

 

 

 

 △몽가북계 등산 개념도

 

 

 

 

   △산 친구들의 발자국 흔적을 따라 고마움을 느끼며 걷는다

 

 

 

 

 △귀엽고 앙증맞은 흔적들...

 

 

 

 

 

 

첫 무보수 알바로 시작하여 알바로 마무리한 2연속 알바의 '몽가북계' 종주산행!

 

비록 8km, 3시간을 더 허비해야 하는 생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나름으로 뜻있는 산행이었다.

 

 

 그 총명(?)하던 내가 아주 커다란 실수를 두번이나 연속으로 하루 동안에 범하였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는 않지만 엄연한 사실, 나이를 하나, 둘 먹어감은 숨길 수 없었나보다.

 

 

그러나 저러나 오늘밤 잠을자며 이렇게 잠꼬대나 하지 않을런지 모르겠다.

 

 

몽.가.북.계!

 

몽.가.북.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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