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휴게실>/봄, 여름 詩

목련꽃 시 6편

머루랑 2010. 4. 2. 23:07

         

         <오늘 밤 비 내리고/ 도종환, 입을 다물다/ 이성미, 4월의 노래/ 박목월, 겨울을 난 목련꽃들/ 이윤정,

         목련/ 홍윤숙, 목련/안도현> 

 

 봄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대 곳 없어라~

 

 

<오늘 밤 비 내리고/ 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선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육신을 싣고 서천으로 기운다

 

꽃 지고 세월 지면 또 무엇이 남으리

 

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댈 곳 없어라

 

 

 

 

 

 

 두근거리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두 눈이 퉁퉁 부은 애인은 울지 말아라~

 

 

<입을 다물다/ 이성미>

 

어디서 올까 그녀의 향기

 

몸 안에 양귀비꽃이 들어있는 모양이다

 

어쩌다 입을 여는데

 

꽃잎들이 풀풀 나와

 

그녀와 나 사이를 떠다닌다

 

이것도 아름답지만

 

오래도록 그녀는 입을 다물고

 

그래서 나는 그 옆에 머물고...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4월의 노래/ 박목월>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리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4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버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 아래서 별을 보노라.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고마운 갈색 껍질 벗어내어 봄 맞이하는 이른 봄 맞이하는 꽃눈이다

 

 

<겨울을 난 목련꽃들/ 이윤정>

 

 

목련의 하얀 꽃눈이다


둥그레 뭉쳐진 꽃눈이다


시리게 고운 시리게 고운 꽃눈이다


추위에 얼지 않고 견뎌내어


고마운 갈색 껍질 벗어내어


이른 봄 맞이하는


이른 봄 맞이하는 꽃눈이다


부시게 고운 꽃눈이다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더라도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더라도


사랑 받을 수 있고 사랑 줄 수 있는


꽃으로 피어나라


지구가 부시게 피어나라

 

 

 

 

 

 

 어디서 올까 그녀의 향기, 몸 안에 양귀비꽃이 들어있는 모양이다

 

 

 

<목련/ 홍윤숙>

 

꽃인가 하고 보면  

 

자욱한 구름이고

 

구름인가 다시 보면

 

흰 나비떼

 

앞산 뒷산 흔드는

 

소리없는 요령 소리 댕댕 울리며

 

사월의 하늘 가득 메운 상여꾼 간다

 

어느 지체 높은 청상과부 소복단장하고

 

겨울 빈 내당 매섭게 수절하다

 

그 한 못다 풀어 이 봄에 미치는가

 

  온 장안 마을 골목

 

하얗게 쏟아지는 낭자한 곡성

 

 

 

 

 

네가 나에게 매혹적인 것은 날 사랑하기 때문이다

 

 

 

<목련/ 안도현>

 

징하다, 목련 만개滿開한 것 바라보는 일

 

이 세상에 와서 여자들과 나눈 사랑이라는 것 중에

 

두근거리지 않은 것은 사랑이 아니었으니

 

두 눈이 퉁퉁 부은

 

애인은 울지 말아라

 

절반쯤만, 우리 가진 것 절반쯤만 열어 놓고

 

우리는 여기 머무를 일이다

 

흐득흐득 세월은 가는 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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