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지어 피어난 장미꽃을 닮은 운지버섯
◈산행코스 : 하남시 천현동 마방집~쥐봉~객산~벌봉~남한산(522m)~은고개 (12.5km : 5시간)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물이 흐르는 개울가에 발을 담그고 앉아서 더위를 식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지만, 여름에 정면으로 맞서가며 땀을 흘리는 산행도 여름을 이기는 한가지 방법일 것입니다.
물론 저는 당연히 후자를 더 선호하구요.
아침에 한바탕 퍼부은 소낙비가 그친 숲속은 그야말로 습식싸우나가 따로없습니다.
훅훅 올라오는 지열에 바람 한점 불지않는 숲속은 마치 한증실에 들어앉아 1분만 1분만 더, 시간을 재며
자신과의 싸움을 하며 억지로 땀을 빼던 느낌이 납니다.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속옷이 다 젖어서 기분
까지 축축해 지려는데, 온갖 매미들이 합창으로 울어대는 매미소리는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
고 지천인 예쁜 버섯들은 눈까지 즐겁게 만들어줍니다.
△붉은빛이 감도는 자주색 칡꽃은 이 여름을 즐기고 있네요
△습기를 머금은 숲입구는 거대한 천연싸우나 입니다
△넓은 후박나무잎은 언제나 눈길을 잠시 멈추게 만드는 고운 모습입니다
천현동에서 벌봉에 이르는 7km의 남한산 동면 능선길은 그야말로 꿈의 길입니다. 큰 오르막과 내리막이
거의없는 완만한 숲길이라 산길을 걷는다는 느낌 보다는 공원산책로를 걷는 느낌이 나는 아주 정겨운 길
입니다. 날씨가 무더워 산을 찾는 사람이 없어서도 이겠지만 이 길은 언제 찾아도 사람을 만날 수 없는
아주 호젓하고 낭만이 넘치는 아름다운 길 입니다.
오늘도 한사람도 만나지 않는 산행기록을 이어가나 했는데 그만 벌봉암문 아래서 중년의 부부를 만나는
바람에 '전세산행' 기록은 계속 이어가지 못했지만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무더위날 산을 찾은 같은
동지(?)로서 진한 우정을 잠시 나누었습니다.
△누릿장나무꽃
△누린냄새가 난다고 하여 누릿장나무라 부릅니다
벌봉으로 오르는 능선길에는 유난히 누릿장나무가 아주 많은데 이 나무는 건드리지 않는게 좋답니다.
왜냐하면 누릿장나무는 그냥 있어도 누린내가 나는데, 줄기나 잎을 건드리면 누린냄새가 더욱 진하게
진동하기 때문에 산행시 가급적이면 건드리지 않는게...
△적당한 습기를 머금은 숲속은 버섯이 자라기에 좋은환경 입니다
△우화를 마친 매미의 허물
날씨까지 무더워 소낙비를 맞은듯 흘러내리는 땀을 훔치기에도 정신이 없는데 온갖 매미들이 경쟁하듯
힘차게 울어대는 소리로 끈적끈적한 숲속은 그야말로 귀까지 어지러워 정신이 하나도 없을 지경입니다.
작은 바위턱에 걸터앉아 가만히 귀를 기울여 들려오는 매미들의 이름을 소리와 하나하나 맞춰봅니다.
쓰름매미, 참매미, 말매미, 유지매미, 애매미 등은 들리는데 어찌 보리매미(털매미) 소리는 들리지 않나
잠시 생각하고 있는데 역시나 털매미 소리도 들려옵니다. 어릴적 시골에서 긴 막대끝에 싸릿가지로 둥
글게 만든 다음,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큰 거미줄을 걷어서 높은 나무가지에 앉은 매미를 잡던 어린날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가을까지 기다리기가 싫은 성질급한 메뚜기는 날개옷을 채 입지도 않고 집을 나섰습니다
매미의 얘기가 나온김에 제가 아는 매미의 종류를 말씀드려볼까 합니다. 매미는 여름 한철을 살기 위해서
땅속에서 무려 7년의 애벌레 생활을 한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요.
우리나라에는 총15종류의 매미가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일일이 구분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매미들을 몸의 크기 순서로 나열해 보면,
○말매미 : 짜르르르르르르~~♪ .................. 매미중에 덩치가 제일 크고 우는소리 또한 최고로 시끄럽다.
○유지매미 : 지글지글지글지글~~♬ .......... 기름매미로도 불리며 주로 저녁나절에 많이 우는데 숫자가 비교적 적다.
○참매미 : 매앰 매앰 매앰~맴에엠~~♬♪..... 말매미와 함께 여름밤잠을 설치게하는 주범이고 제일 흔한 종이다.
○쓰름매미 : 쓰르람 쓰르람~~♪♬............... 한여름 나무그늘 아래서 낮잠을 부르는 자장가로 듣기에 가장 아름답다.
○털매미 : 찌이찌이 찌~찌이~♪ ................. 보리매미라 부르는 온 몸에 털이 나 있는 매미로 10월초 까지도 운다.
○애매미 : 씨우 쥬쥬쥬쥬쥬쥬쥬쥬~♬.......... 울고나서 바로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잡기도 힘들고 크기 또한 가장작다.
△연리목
△참나무 충영(벌레집)/ 잎이 빨갛게 물들면 마치 꽃과 같지요
△아카시아버섯
△8월에 나오는 버섯은 거의 다 식용하지 못하는 버섯들 이지만 그 모양만은 예쁩니다
△크기가 커다란 프라이팬만한 파리버섯입니다. 아랫쪽 포자가 있는 부분에는 작은 파리들이 버글버글~~
△참나무 마름병을 치료하기 위해 나무를 잘라내고 약품처리를 한 등걸에 피어난 버섯입니다
△구름을 닮았다 하여 운지버섯이라 부르는데 이 녀석은 꽃을 닮았습니다
△매미는 숫놈만 운다는데 울지 않는 암매미까지 합치면 이 숲속에는 얼마나 많은 매미들이 있을까요~
△비바람에 떨어진 헛개나무 열매입니다/ 간장 등에 아주 좋다고 알려져 있서 봉지에 가득 주워담아 가지고 왔습니다~♬
△운지버섯
△벌봉암문/ 하남시 천현동에서 7km 거리인데 3시간이면 올라 올 수 있습니다
△저 위가 벌봉인데 왼쪽에 커다란 바위가 하나 있습니다
△벌봉에서 바라보이는 도봉산입니다/ 이 날은 날씨가 너무 흐려서 멀리 보이지 않기에 봄에 담아온 사진을 올려봅니다
△메밀잠자리가 산꼭대기에서 까지 많이 보이기 시작 한다는 것은 이 여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뜻 이겠죠~
△바닷속 산호를 닮은 독버섯
△하늘의 구름을 닮은 운지버섯
△삿갓버섯
△숲속엔 모두 식용하지 못하는 독버섯들 뿐입니다
△모처럼 블로초라 불리우는 영지버섯을 어렵사리 하나 만났습니다
△색상은 식용버섯인 능이를 닮았는데 독버섯입니다
△깊은 숲속 땅바닥은 온통 갈색인데 노란 원추리꽃은 단연 돋보입니다
△처음보는 희한한 버섯도 참 많네요~
△요즈음 산이나 들에서 보는 버섯들은 모두 독버섯이라 생각하고 따지 않으면 큰 불상사는 없을 것입니다
△은고개에서 남한산으로 오르는 계단
산행하면서 오늘같이 땀을 많이 흘렸던 적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주 많은량의 땀을 흘렸던 남한산
벌봉산행. 바람한점 불어오지 않는 숲속길에 때맞춰 내리는 두 번의 비는 그렇잖아도 후덥지근한 숲속에
습도를 더 올려 주어서 그야말로 어떻게 걸었는지 오로지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땀만 훔치던 생각 밖에는
아무것도 생각나지 않는 8월 복 중의 산행이었습니다.
자동차 소리가 들리는 은고개위에 이르니 갑자기 서쪽 하늘이 검어 지면서 천둥과 함께 엄청난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요란하게 시작한 비라 곧 그치려니 했는데 은고개 정류장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차를
세워둔 하남시 천현동 마방집에 오도록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퍼부어 댑니다.
△은고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소낙비는 더 세차게 내리고, 이마에서도 땀비가 멈추질 않습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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