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기타 지방

소백산종주 (구인사~천동리)

머루랑 2011. 6. 14. 06:30

 

 

    ◈산행코스 : 구인사~여의생문안골~민봉~신선봉~늦은맥이재~상월봉~국망봉~비로봉~천동리

                                                  (1,362m)  (1,389m)                             (1,394m)     (1,421m)   (1,439m)

 

 <http://blog.daum.net/hsun-100hsun-100/7984090>에 이어서...   

     이미 하산을 완료 했어야 할 늦은 시각에 비로봉(1,439m)에는 가지도 못하고

      아직도 국망봉에 머무르고 있으니 마음이 더 급해졌습니다.(국망봉 다음이 비로봉...)

 

      마음만 급하다고 걸음이 저절로 빨라지는 것은 아니지요.  

 

      산행을 시작하기 전 부터 산행리듬이 깨어져 버려서 몸이 빨리 지쳤기 때문에 평상시 같았으면

      거의 날아갈 듯 가볍게 걸었을 편한 길 이지만 오늘은 전혀 아닙니다.

 

 

 

 

 

      계곡을 건너고 나서 바위에서 살짝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옆구리를 삐끗했는데 걸음을 뗄 때마다

      한쪽 옆구리가 점점 더 결려오는 통에 산행 속도를 더욱 낼 수가 없습니다. 

 

 

 

  

      △국망봉 정상인데 배낭안에 들어있는 간식들을 꺼내먹을 시간이 없어서 그대로 짊어지고 다니니...

 

 

      해는 서산으로 길게 산그림자를 만들며 기울고 있는데

      날아가도 동서울행 막차를 타기도 이미 끝난 시각이라 오히려 급할게 하나도 없어졌습니다. 

 

      봄산행 때 마주하지도 못했던 길가에 핀 할미꽃에 다가가 반갑게 볼을 문지르며 

      어린날의 추억도 되넘겨 보는 유유자적한 산행입니다~

 

 

      △길은 걸으면서 저절로 만들어 지는 것이라죠~

 

       △중앙의 봉우리보다 더 낮아 보이는 왼쪽 끝이 소백산 비로봉정상 입니다 

 

      △뒤돌아 보니 지금까지 걸어온 능선길이 까마득하게 펼쳐져 보입니다. 

 

        민배기재의 목책이 마치

       대관령의 목장 풍경처럼 아름답게 보입니다.

 

 

 

      민배기재에서 비로봉에 이르는 동북사면 급경사면에 펼쳐진

      초원지대는 정말로 목장에 온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이색적인 풍경입니다.

 

        △저 수많은 계단을 오르면 비로봉 정상입니다

      에 오를 때면 모든 것에서 잠시나마 해방 되어서 좋습니다.

      복잡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의 작은 일부로 돌아가

      마음을 열고 주변을 돌아보고 싶습니다. 

 

 

      멀리 민봉,신선봉에 이어 성월봉,국망봉을 길게 이으며 바쁘게 달려온 능선이

      앞의 민배기재에 이르러서는 가쁜숨을 잠시 몰아쉽니다.

 

      왼쪽으로 내려가면 벌바위를 거쳐서 어의곡탐방지원센터로 내려설 수 있는데

      천동리 코스보다 거리는 다소 짧은데

      시내로 나가는 교통편은 천동리보다 좋지 않습니다.

 

 

       △앞으로 걸어 가야할 거리가 겨우(?) 6.8km밖에 남지 않았네요~ 

 

      기상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77m) 너머로

      백두대간 줄기인 도솔봉(1,316m)과 묘적봉(1,186m)이 멀리 가늠됩니다.

 

 

       △사람 그림자 하나 보이지 않는 정상엔 표지석만이 한가하게 자리를 지키고 서 있네요 

       아마 인적 하나 없이 이렇게 한산한 

      소백산정상 비로봉의 풍경도 보기가 드물겁니다.

 

 

        △비로봉을 내려오면서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풍경 중 하나입니다

      이런 아름다운 풍경들을 대할 때도

      일상의 복잡한 생각들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히 이상한 것이겠죠.

 

      한 겨울엔 소백산 칼바람으로 산악인들에겐 더 유명한 지역이지만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무심히 저 길을 걷습니다~

      행복감을 가득 안고요.

 

 

       △주목 보호지에는 목책을 둘러서 어린 주목들을 보호를 하고 있지요

 

       △비로봉을 내려 오면서 뒤돌아본 풍경도 역시 선경입니다

 

        △주목관리소는 마치 영화셋트장 같습니다 (뒤의 먼 능선을 걸었습니다) 

      자연은 때묻고 지친 사람들을 안아주고

      쉬도록 다 받아들여 줍니다.  

 

 

      삼가저수지 아래로 풍기읍이 보이고, 백두대간 묘적봉과 도솔봉 끝에

      연화봉의 소백산천문대가 보입니다.

 

 

       △남녁에선 이미 장마가 시작 되었다는데 아직도 꽃망울을 터트리지 않은 철쭉은 마음이 급해졌습니다 

 

 

      저녁 식사하러 가야 한다는 바쁜 소백산 산신의 소매를 붙잡고

     통사정하여 겨우 이것 한장 얻었습니다~

 

 

       △산을 일찍 내려간 사람들은 비로봉의 이런 멋진 석양풍경을 알지 못할겁니다

 

       △천동리로 내려가는 길...

 

       △하루종일 인적 하나도 만나지 못한 외로운 산행에서 이 전광판 불빛도 엄청 반갑네요~

 

 

 

 

 

      캄캄한 하산로를 밝히며 번쩍이는 저 전광판의 글씨는 마치 저에게 말하는 듯 합니다.

 

      지금 발바닥에는 불이나다 못해 열을 받아서 등산화가 타고 있는 것 같이 뜨거운데 

      잘못하다간 산불을 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번뜩 납니다~   

 

      그렇다고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캄캄한 계곡으로 내려가 물속에다 신발을 담궈 불을 끌 수도 없고...

       이미 두터운 등산양말이 다 타 버렸는지 발이 땅에 닿을 때마다 아파서 살살 디딛습니다.

 

      설악이나 지리종주를 할 때도 이런 현상이 없었는데 정말로 오늘은 힘든산행 입니다.

 

        서울행 막차가 끊긴지도 이미 두 시간이 넘었고 집으로 돌아갈 일이 당연히 걱정이 되어야 하는데 

      어쩐 일인지 걱정 보다는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감이 드는 것도 참으로 이상합니다.   

      언제나 모든 일에서 완벽을 기하는 평소의 제 성격에도 맞지 않구요~

        

       늦어진 산행으로 인해 서울행 막차를 놓치는 불행(?)도 겪었지만 

      처음으로 '단양 소백산철쭉제' 야경을 구경하는 뜻하지 않았던 작은 행복도 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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