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일상이야기

도토리가 흉년 들었는데 다 주워가면 우리는...

머루랑 2011. 9. 30. 06:30

 

 

     유난히 비가 잦아서인지 원래 해거리를 하는 도토리가 올해는 모든 산에서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도토리가 열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을 식량으로 하는 다람쥐, 오소리 등 산에 사는 동물들에게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배고픈 시련의 계절이 될 것이라는 것은 학자가 아니라도

      누구나 짐작하실 수 있을 겁니다.

 

     "다람쥐의 먹이인 도토리를 주워가지 맙시다"

 

      가을철 전국의 국립공원 입구에는 "다람쥐의 먹이인 도토리를 주워가지 맙시다"라는 구호가 적힌 

      현수막이 많이 보이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물들의 식량인 도토리를 몰래 주워다가

      도토리 묵을 만들어 먹는지 우리들 주위에서 심심찮게 보고 들어서 이미 다 알고 있는 일일 겁니다.

 

      그깟 흔해빠진 도토리좀 주워간다고 뭐가 그리 문제가 되냐고 항변 한다면 할말은 없지만요~

      그러나 조금 주워 가더라도 당장에 무슨 큰 문제가 발생되지는 않겠지만

      도토리가 흉년인 금년 같은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산행하다 보면 등산로를 가득메운 도토리를 잘못 밟아서 미끄러져 넘어지지 일쑤인데

      어찌된 일인지 금년에는 등산로에 떨어진 도토리 하나 보이지 않으니 그것을 먹고

      춥고 긴 겨울을 나야할 다람쥐, 청설모, 오소리 등 야생동물들에게는 정말로 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도토리가 적게 열렸다는 것은 다른 열매들도 비슷하게 적게 열렸다는 뜻일 것이구요.

 

     옛말에 도토리가 풍년이면 흉년 든다는 말이 있는데,

     구황식량으로 도토리를 많이 열리게 하는 하늘의 뜻이라고 합니다.

 

     올해는 도토리가 흉년이니 풍년이 들까요??

 

 

 

 

       △도토리의 원래 주인은 다람쥐 입니다

 

     어느 책에서 읽은 내용을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1994년 영국의 모든 숲에서는 도토리가 풍년 이었습니다.

      풍부한 먹이 때문인지 그해 겨울에는 평년보다 더 많은 산에사는 산림쥐가 살아 남았답니다.

      산림쥐의 서식밀도가 무려 15배나 증가했구요.

 

      이들은 이듬해 봄에 더 많은 새끼들을 낳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을 것이고

      이 베이붐 쥐들은 먹이를 얻기 위해 더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도토리가 모두 소진되자 이들은 살아남기 위해 매미나방의 번데기를 대량으로 먹어 치웠습니다.

      평년보다 34배나 많은 매미나방의 번데기가 그해 쥐들의 먹이로 사라졌고

      그 덕분에 떡갈나무의 피해가 크게 줄고 산림이 더욱 번창할 수 있었답니다.

 

      매미나방은 참나무를 갉아먹는 원흉이거든요.

 

 

 

      만약 인간이 산에서 도토리를 모두 주워갔다면 있을 수 없는 변화지요. 

      우리의 작은 정성이 생태계에 얼마나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잘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예로부터 별미인 도토리묵을 잘 쑤어먹는 한국인들에게는 가슴이 뜨끔한 이야기지만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주는 교훈이 너무 큽니다.

 

      자연을 위해 인간에게 일방적인 양보가 아닌 인간의 문화도 존중하면서

      자연에서 살아가는 동물들과의 아름다운 공존을 위하는 일이 과연 무엇인지를 던져주는 내용입니다.

 

      씨앗이 땅에 떨어져 싹을 틔우고 꽃이 피며 다시 열매를 맺어야 건강한 숲이 유지 되는 것인데...

 

 

 

 <도토리의 원래 주인은 다람쥐 입니다>

 <알밤은 조금 주워와도 되겠죠~♬>

      와 밤은 가을 들판을 저만치 내려다 보며 익는다는 옛말이 있지요.

      흉년이 들면 열매들이 풍성하게 열려 모자라는 식량을 채워 주고, 풍년이면 도토리와 밤은 흉년을 맞는다고 합니다.

      분명 도토리묵은 누구나 즐기는 별미임엔 틀림이 없지만 한번쯤은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가을 내내 틈틈히 주워 날랐던 도토리를 말리고 갈아서 녹말로 만들어 잘 간직해 뒀다가

      집안의 잔치나 명절 또는 손님이 왔을 때 쑤어 내오던 특별한 음식 이었습니다.

      어렵던 시절, 옛 향수를 느끼려 별미인 도토리묵을 맛보고자 약간의 도토리를 주워 오는 행동까지

      모두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다만 숲의 보존과 야생동물의 원활한 먹이 확보를 위해

 

      공식적으로 도토리 채취가 금지된 국립공원 구역 안이나 심지어는 왕릉까지 들어가서

      연례행사 처럼 전문적으로 도토리를 주워 가는 사람들이 문제지요.

 

      심지어는 나무에 매달린 도토리를 떨구기 위해 커다란 돌을 가져와

      나무에다 대고 치는 바람에 나무껍질이 벗겨지는 큰 상처를 입은 나무들도 심심찮게 보여서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어렵던 그 시절에 구황식량으로 대표되던 도토리묵이

      온갖 먹거리들로 먹을 것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도 아직도 뭐가 부족해

      산의 주인인 다람쥐의 허락도 받지않고 도토리를 몽땅 싹쓸이 하듯 주워 가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요즘은 숲속에 굴러 떨어진 알밤조차 줍는 사람이 점차 줄어 가는데 

      유독 도토리에 관한한 집착증은 고쳐질 기미가 보이지 않으니 참으로 이상한 일이죠~

 

 

 

 

 

     금년에는 도토리가 흉년이니 

 

     올해 만큼은 주인인 다람쥐에게 도토리를 돌려줍시다~ ^0^ 

 

 

 

 

              

            

                  ♧ 며칠간 방을 비워요.

                      제주엘 가거든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