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이 내리는 의상능선
12월, 때가 때인만큼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많은 달...
평일은 물론 주말에도 연이어 지는 약속으로 산행을 빼먹을 수는 없어서 오전에 급한 일을 끝내고서
늦으막한 시각에 북한산의 의상봉능선을 오르기로 하고 버스를 타고 북한산성으로 향합니다.
짙은 구름 사이로 간간이 햇살은 비추는데도 눈발이 날리기 시작을 하네요.
서울에는 사실상의 첫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눈발이 날려 바위에 하얗게 쌓인 용출봉
이미 늦은 시각이고 눈발이 날리는 등 날씨도 좋지 않고 평일 오후라서 그런지
비교적 험릉인 의상봉을 오르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서 혼자서 오르는데 바위면에 내리는 눈은
녹지를 않아 경사진 바위면을 오를 때는 많이 미끄럽습니다.
의상봉의 웃는바위는 오늘도
무엇이 그리 우스운지 계속하여 웃고 있습니다~
△의상봉 오름길
△토끼바위
달나라에 미국 아폴로 우주선이 착륙을 하고서 엄청난 소음에 놀라서
달나라를 탈출하여 지구의 북한산으로 내려온 달나라 옥토끼는 이곳도 은평 뉴타운개발 등으로 인해
몇 년간 건설소음에 시달리다 지쳐서 이제는 다시 달나라로 돌아가야 겠다고 합니다~
△풍경
△건너편 백운대 일원에도 눈구름이 뿌옇게 눈을 뿌리고 있네요
△용출봉 암벽에 하얗게 눈이 내려 쌓이고 있습니다
△국녕사가 내려다 보이는 풍경
△시내 서쪽하늘은 밝은데 이렇게 금방 눈이 내려 쌓입니다
<젓빠는 아기물개> |
<기암> |
△의상봉
△거북바위
△용혈봉 풍경
<못난이 바위> |
. |
문수봉을 향해 오르면서 내리기 시작한 눈은 이미 등산로는 물론 건너편 산자락까지 모두 새하얗게 덮고 있습니다.
눈이 내리는 겨울철에는 의상봉코스가 위험하기 때문에 많이 찾지 않는데
오늘 산행하며 마추친 인원이 고작 10여 명 정도밖에 안 되었지만 북한산에서 맞는 첫눈에 들떠서
모두들 좋아라 하는 표정들입니다.
저는 이미 지난주에 대관령 선자령에서 70cm나 쌓인 첫눈 산행을 실컷 했기에
이미 눈이 높아져서 이 정도의 눈에는 성에 차지도 않지만요~
간간이 날리던 눈발이 잠시 그치고 건너편 노적봉 부근에만 햇살이 비추면서
북한산을 찾은 또다른 즐거움을 주네요.
△눈쌓인 문수봉
△문수봉에는 오늘, 눈이 2cm가량 쌓였습니다
△멀리 비봉능선도 눈발에 가려 흐리고...
△문수봉에 오르니 눈발이 더 굵어져 있습니다
△보현봉 전경
오늘 산행계획은 의상능선을 타고서 대남문까지 온 다음,
저 건너편의 통제구간인 보현봉을 암릉을 타고 내려가서 사자능선을 거쳐서 평창동으로 내려 가기로 했는데
이렇게 눈이 내려 바위가 미끄러운 날씨에 과연 저 보현봉 암릉에서 사자능선으로 갈 수 있을런지 걱정입니다.
가다가 안되면 우회 하자는 생각으로 일단 축지법을 써서 보현봉을 올라 보기로 합니다.
△대남문 성곽위에도 첫눈이 소복히 내려 쌓이고...
보현봉의 멧돼지머리 바위도 여전히 잘 있습니다.
떡과 포와 막걸리 한 병만 준비하여 멧돼지 바위앞에 놓으면 시산제 준비는 끝이죠~
△이렇게 눈이 쌓였는데 보현봉의 암릉을 내려 갈 수 있을런지...
△눈구름 사이로 햇살도 보입니다
△보현봉에서 보이는 풍경들
보현봉 정상에 올라보면 연꽃을 닮았다는 연화봉과 문수봉,보현봉 사이에 자리한
문수사는 풍수지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알 수 있을만큼 명당 중의 명당자리 입니다.
△앞으로 가야할 사자능선
△전설의 동물인 봉황이 알을 품는 보현봉 둥지
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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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 ||
<이 구멍은 배낭을 벗고 통과> |
<풍경> |
<물개머리> |
△내려와서 올려다 본 보현봉
북한산에서 氣가 가장 센곳 이라는 보현봉 정상에 오늘은 늦은 시각이라 그런지
기도하는 이도 보이지 않고 기분 나쁘게 까마귀만 몇 마리 날고 있는데, 눈이 살짝내려 평소보다 더 위험한
보현봉의 저 암릉을 아슬아슬하게 타고서 해가 떨어지는 늦은 시각에 내려 왔으니...
저런 암릉은 오르기 보다 내려 오기가 더 어렵다는 것은 산행을 해본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죠~
△하산은 아직 멀었는데 짧은 해는 떨어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는 비봉능선
오전에 바삐 일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서 늦게 시작한 북한산 의상능선 산행,
사실상의 서울에 내리는 첫눈을 북한산에서 맞으며 산행하는 즐거움과 함께 행운을 누렸는데
거기다 욕심을 더 부려서 보현봉에서 사자능선으로 내려오는 고양이 산행을 즐겼으니 당분간은 원이 없겠습니다.
지난주 대관령 선자령에 이어서 북한산 첫눈까지~
미끄러운 험릉을 사고없이 잘 내려 왔다는 안도감에 커피도 따라 마시면서 유유자적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주위가 금방 어두워 졌습니다. 그렇다고 헤드랜턴을 꺼내 쓰기도 그렇고 해서
길을 찾아 내려가는데 사람들이 전혀 찾지 않는 곳이니 길도 희미하고 어두워서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게 길을 더듬으며 얼마를 더 내려가니 공단에서 설치한 높다란 휀스가 쳐져 있는데
휀스를 따라 위 아래로 오르내려 봐도 통과할 수 있는 길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어쩝니까 이미 날은 어두워졌고 집에는 돌아가야 하는데...
키높이 보다 더 높게 쳐진 휀스를 훌쩍 타고 넘으니 이건 또 뭡니까.
길이 아니고 남의 집안으로 담을 넘어 들어온 꼴이 되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평창동은 부자들만 사는 동네라 각 가정마다 각종 방범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침입이 금방 탄로 날테고 그러면 망신 당하는 것은 물론이고
주거침입 죄로 고발까지 당 할 수 있는데...
옛말에 궁하면 통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커다란 나무들이 잘 가꾸어진 곳을 살금살금 지나며 혹시 사나운 개가 짖으며 달려 들까봐 마음 졸이며
걷는데 어둠속에 팔각정 같은 정자가 하나 보이는데 다가가 살펴보니 절집의 작은 종루입니다.
그러니 여기가 바로 개인 주택이 아닌 작은 사찰이라는 얘기죠.
발자국 소리를 죽여가며 대웅전을 지나 불이 훤히 켜진 종무소 앞 손바닥만한 마당을 지나는데 도둑 걸음이 따로 없습니다~ㅎㅎ
정말 다행 이었던 것은 사방이 담으로 둘러쌓인 작은 사찰에 정문은 닫혀있고
쪽문이 밖으로 쬐끔 열려 있었다는 사실이죠.
여러분은 아마 그때의 느낌을 모르실 거예요~♪♬.
이 이야기는 아내에게 하지 못했죠.
그렇게 늦은 시각에 산을 올랐으면서도 눈이 내려 미끄러운 암릉코스를 갔다가
남의 집 담을 넘어서 왔다면 다음 산행 때 걱정을 할까봐요~^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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