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행코스 : 황점~황점계곡~월성치~남덕유산(1,508m)~철계단~영각재~영각사
당초의 계획은 영각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남덕유를 올라 서봉(1,492m)을 경유하여
덕유교육원으로 하산하는 계획을 잡았는데 영각사 주차장에 내려서 확인해 보니 서봉은 출입금지 구역으로
정상에 국공직원이 나와서 통제를 하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 영각사를 산행 깃점으로 하는 산악회 인원도 엄청나게 많아서
남령을 넘어서 황전마을까지 이동한 다음 월성치로 오르기로 긴급히 산행코스를 변경합니다.
겨울답지 않게 포근한 날씨라 덕유의 자랑인 눈꽃이나 상고대는 아예 꿈도 꾸지 말아야 합니다.
주변에 보이는 풍경들도 정상을 제외하고는 눈이 거이 보이지 않습니다.
겉옷을 미리 벗어 배낭에 넣고 다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출발~
임도가 끝나면서 본격적으로
비알길로 접어들자 이내 이마엔 땀이 배어 나오기 시작합니다.
겨울속의 봄날씨 라고는 하지만
고도를 높혀 오를수록 등로에 쌓인 눈은 깊어져 가고
아직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은 발길은 조심스럽고 미끄럽기만 합니다.
월성치를 앞두고 산죽이 우거진 마지막 급경사...
미끄러져 내리는 앞사람을 부축하며 온힘을 다해 오르다 보니 상고대가 아름답게 피는 잡목지역을 통과하고 말았네요.
따뜻한 날씨만 아니었다면 멋진 풍광이 연출 됐을텐데 너무 아쉽습니다.
월성치안부,
바람이 불지 않는 양지바른 곳에 자리를 잡고서 맛있는 점심식사를 마치고
남덕유로 향하는 능선에 다다르니 지난번 태백에 이어 오늘도 심상치 않은 느낌이 옵니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긴 행렬이 정말 어머어마 합니다.
원래 영각사에서 남덕유를 올라 이곳 월성치나 삿갓봉 방향으로 하산 하는게 맞는데
지금 우리는 역으로 산행방향을 거슬러 거꾸로 올라가고 있으니 미끄럽고 좁은 등산로에서 교행하는
사람들과 서로 피하기가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서서 양보해 주고 있다가는 해가 넘어가도록 올라가지 못할 것이기에
'고'를 외치며 계속 앞으로 나아갑니다.
발을 잘못디디면 무릎까지 빠지며...
남령 건너편으로 금원산 기백산으로 이어지는
월봉산 능선이 순하게 보입니다.
정상을 얼마남겨 두지 않은 사면,
등로가 미끄럽고 경사가 심한 오르막에서 한참이나 앞으로 전진하지 못하고 서 있습니다.
내려오는 사람도 올라 가려는 이도 아무도 움직이지 못하는 긴 정체...
주말에는 태백산이나 덕유산 등 사람이많이 몰리는 산에는 산악전문 교통경찰을 불러와야 할 것 같습니다.
하긴 이런 재미(?)도 없으면 겨울산을 무엇하러 힘들게 올까요~ㅎ
삿갓봉지나 무룡산, 중봉,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덕유능선이
하얀눈을 머리에 이고 멀리서 손짓하고 있는데 오늘은 마음으로만 달려갑니다.
저 고운 능선을 따라 무작정 걷고 싶어지지 않나요?
그런 충동이 생기지 않는다면 아직 산행의 참맛을 모르는 평범한 사람입니다.
눈총을 받아가며 혼잡한 등로를 막아서서
산방님들 스마일을 외쳐 봅니다.
△사람이 있는 풍경
오늘 가기로 했던 덕유서봉은 가지 못한채 바라만 보고 입맛만 다십니다.
그래서 더 가고 싶었다는...
△드디어 정상~
△정상에서 바라 보이는 장쾌한 덕유 주능선...
△저멀리 향적봉이...
산에 오르면 더 높은 또 다른 산이 보이고...
저 멀리 길게 마루금을 이루고 있는 지리산은 또다른 셀레임 입니다.
△풍경
정상에서 아이젠을 벗고 계단을 내려서서 몇 발자국 떼어 놓지 못하고 보기좋게(?) 앞으로 고꾸라 졌습니다~
사진을 찍고 카메라를 집어 넣다가 그만 발밑의 얼음을 보지 못한거지요.
산행전에 하는 저만의 의식이 있는데 오늘은 그걸 까먹었거든요~^0^*
△풍경
△풍경
산이 아름다운 것은
산을 즐길줄 아는 이들이 많이 찾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있어서 더 아름다운 풍경
△철계단이 있는 암릉풍경
행복은 셀프라죠.
행복은 누가 거져 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저는 산에 오를 때, 행복을 맛봅니다~ ^0^*
△행복감을 가득 안고서 하산...
△영각사가 바라 보이는 풍경
행복이란
없는 것을 바라면서
불행해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것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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