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이 좋아서>/설악산

내설악, 공룡에서 부치는 가을편지

머루랑 2018. 10. 11. 07:30



       ◈산행일시 : 2018년 10월 8일(월) 09:30 ~18:28 (9시간)

       산행코스 : 백담사~오세암~마등령~공룡능선,노인봉~범봉~까치골합수점~설악골~비선대~소공원

                                     (09:30)       (11:22)       (12:46)                        (15:19)    (15:54))           (16:28)                                (17:35)       (18:28)


          ○백담사 ~ 마등령 (3시간 36분))

          ○마등령 ~ 노인봉 (2시간 10분)

          ○노인봉 ~ 범봉 (21분)

          ○범   봉 ~ 비선대 (1시간 41분)

          ○비선대 ~ 주차장 (53분)

      



       지난달 7일 지리산을 다녀온 후 꼭 한 달만의 산행이다.

        지난 주말에 산행을 계획하고 버스표 예매까지 마쳤었는데 태풍 콩레이가 훼방을 놓는 바람에  

      평일인 오늘, 언제나처럼 단독산행을 결행한다. 코스는 백담사에서 마등령을 경유 공룡능선상의 중간지점에

       위치한 노인봉에서 천화대릿지 범봉으로 내려가는 코스로 절반은 비탐지 산행이다.


     중년이상의 노인(?)들로 꽉 들어찬 백담사행 셔틀버스에 끼어 앉아

차창밖 백담계곡을 내다보니 계곡의 양옆으로는 붉은 단풍이 제법 아름답게 물들어가고 있다.

오늘은 산행거리도 만만치 않지만 짧은 가을해가 일찍 넘어가기 때문에 

산행을 서둘러야 하기에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속보로 빠르게 걷는다. 

TV프로 도시어부에 나오는 ,마닷,을 닮은 

   반바지 차림의 잘생긴 젊은이의 뒤를 따라서...


        내 나이를 절반으로 꺽으면 맞을듯한 젊은이인데 그러나 차림에서는 포스가 느껴진다.

        분명 저 정도의 차림이라면 수렴동계곡으로 오르지는 않을 것이고 틀림없이 공룡을 갈 것이라는

        확신을 잡고 부지런히 따르다가 그가 전화를 받는지 잠시 주춤하는 사이에

        이번에는 내가 그를 앞서 빠르게 치고 나간다.    

  




수렴동계곡에서

오세암 갈림길로 접어들면서는

그많던 산행객들이 줄어들어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은 인원만

오세암 방향으로 호젓이 오른다.


▲오세암 오르는 단풍길이 수수하다


간밤,

오세암 절집의 작은 마당에는

때이른 하얀 가루눈이 내렸는데, 눈을 쓸기 싫은 동자승이

빗자루로 저렇게 하늘에다 장난을 쳐 놓았다~ 



▲오세암 주변의 가을빛이 곱다




을 건너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두 두려움의 반대편인

강 건너에 있다.





돈이 있는 사람은

오늘이 즐겁고,

꿈이 있는 사람은 내일이 설렌다.




왁자지껄 한바탕 먹거리 잔치가 벌어진

오세암 쉼터를 지나 쉬지않고 나는 마등령을 향해 오른다.



마등령 오름길이 너무나 힘들어

중간에서 숨을 돌리고 있는데, 같은 버스에 타고 온 반바지 차림에

보이스카우트 모자를 쓴 그 젊은이가 인사를 건네며 이번에는 나를 앞서서 나아간다.

저 젊은이 하고는 오늘 만큼은 보통의 인연이 아니다.


그 이후 산행 중에 만나지는 못했는데 비탐지인 노인봉에서 범봉을 지나

설악골로 하산을 하여 정규등로로 나오기 직전 계곡물을 건너는데

비선대 직전 설악골입구 철다리를 지나는 그와 다시 멀리서 조우를 하였다.


그는 무너미고개에서 천불동으로 내려 온 것이다.


그도 내가 긴가민가 한지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가 가는데

나는 세수를 하고 발을 씻은 다음 서둘러 그를 따라 잡으려 빠르게 걷지만  

소공원에 도착할 때까지 결국은 그를 따라잡지 못했다. 

하지만...





마음이 열리지 않으면

나무 한그루, 풀 한 포기가 전해주는 느낌을 알지 못한다.

대자연의 사물을 대하며 감흥이 크다는 것은

지혜가 열렸다는 증거이다.



사람은 긍정의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생각이 열려야만 사물이 제대로 보이며 그 기운을온전히 느낄 수가 있다.

이것은 생각이 열려야 가능하며, 지혜가 열려야 가능한 것이다.

 대자연의 모든 사물들이 감동이고 감흥을 주는데

생각의 문이 굳게 닫혀 있으면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그 대자연의 기운들이 우리에게 도움을 주는데 그 기운을 느끼지 못하면

그냥 힘만 들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운 풍광에도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한다.



▲저 건너편 귀때기청에도 붉은 단풍은 이미 지고 있을 것이다



▲이런 하늘을 내게 보여주려고 지난 주말내내 가을비가 내렸나 보다





우리는 언제나 오늘, 지금을 살 뿐,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더 이상은 없는 단 한 번뿐인 목숨과 만남, 시간, 기회, 사랑,

친구, 삶 등 단 한번 주어진 소중한 이시간,

시간은 곧 목숨이다.




인생에서는

가장 안전한 길이

실은 가장 위험한 길이다.





마등령 사거리에서 쉬고 있던

10여 명의 외국인 산객들이 공룡 주변의 아름다운 풍광에 매료되어 

연신 카메라를 돌려대며 wonderful을 연발하고 있다.

우린 이럴 때 우리 나라가 자랑스럽다.


마등령을 오르면서

 발가락에 약간의 경련이 오는 증상이 생겨

힘이 부치면 마등령에서 그냥 금강굴 방향으로 하산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은

막상 마등령에 오르니 언제 그런 생각을 했느냐는 듯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잠시 쉬며 재충전하는 것도 생략하고 그냥 내쳐 공룡길을 나아간다. 


 감사합니다.

 대자연의 덕분입니다.



▲천화대 너머의 화채능선에도 단풍이 졌는지 붉은빛이 감돌지 않는다




중앙에 보이는 1275봉을 지나고

노인봉에서 천화대의 범봉으로 나는 조용히 하산을 할 것이다. 


▲멀리 보이는 게 화채봉, 중앙의 암봉이 범봉, 그리고 우측이 1275봉



▲윗사진에 멀리 안산이 보이고, 아래 사진은 황철봉 방향이다



▲세존봉 너머로 멀리 속초 앞바다가 시원스럽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면,

그건 실패가 아니다. 실패를 통해 더 강해질 수 있으며

   더 큰 성공을 위해 도약대를 한 단계 높힐 수 있다.  




누워서

죽은 이는 많아도

걷다가 죽은 이는 없다.

 그래서 우린 쉼없이 걸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서툰 사람이란,

타인과 자주 부딪히는 사람이 아니다.

타인과 부딪힌 다음 화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며,


인간관계가 제일 서툰 사람은

타인과 부딪힌 다음,

화해의 여지마저 남기지 않는 사람이다.





인생에서 타인과의 만남은

모두 자신이라는 인간의 성장을 위해

주어진 것이다.


자기암시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매일 무의식적으로 부정적인 말을 하면

그 말은 반드시 심층의식에 침투된다.


누군가를 험담하면

전보다 그가 더 싫어지는 이유이다.



▲지는 단풍 사이로 공룡의 맡형인 1275봉이 가깝게 다가와 보인다


▲도봉산 선인봉의 가을이다


오늘은 노인봉에서

천화대의 범봉으로 조심스럽게 조용히 하산을 할 것이다.

이곳은 산행이 자유스럽지 못한

위험한 곳이므로...




과한 체중을 줄이면

몸이 건강해 지고,

욕심을 줄이면 마음이 행복해 진다.


▲지나온 공룡길에는 단풍이 이미 지고 계절의 끝자락이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그러나 누군가는 갔을...


누운 햇살 사이로

대청과 중청이 색동 단풍과 겹쳐져

아름답게 보인다.



▲오늘이 평일이라 그런지 등산로가 한산해서 좋다



아는 자는

좋아하는 자만 못하고

좋아하는 자는 즐기는 자만 못하다.

- 논어-


▲설악, 공룡로길 1275번지에는 공룡의 맡형이 있다~♪♬




▲회색빛 암벽 아래를 지나는 산객들이 단풍빛과 뒤섞여 구분이 되지 않는다


▲가을의 설악이 이렇게 조용하다니...


 ▲대청방향



▲세존봉


▲조금은 심심한 혼자 가는 길...


▲파란 하늘과 회색빛 암릉의 조화


급사면 암릉을

위험스럽게 미끄러져 내려오고 있는

 거대한 설악산 멧돼지 한 마리를

찾아 보아요.


행여 넘어질까 서로를 배려하며

이끌어 주는 노부부의 모습이 단풍잎처럼 곱고,

보기에도 참 좋았다.



▲1275봉 하단을 지나며 되돌아 본 풍경



▲저분 남친은 지금 1275봉에서 암릉을 따라 내려오고 있는 중이다


▲오늘의 목적지 중 하나인 공룡의 노인봉이다



비록 규모는 작지만

  풍광은 결코 중국의 황석채에 뒤지지 않는...


▲이 구간이 공룡능선 중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절경이 아닐까 한다









지금은 노인봉이 출금지역 이지만

예전에는 정규등로로 편성이 되어 있었다.

공룡능에서의 잦은 사고 등으로 인하여 8년 간의 긴 휴식년제 기간을 거쳐서

현재의 등로로 새로 만들어진 것이다. 지금도 옛길의

그 흔적들이 곳곳에 남아있다.



내가 오늘,

노인봉에서 천화대의 범봉을 지나 설악골로 힘든 여정을

선택했다는 것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란

결연한 의지의 표명이다.


 자연에 맞서지는 않으면서...



새벽 잠을 설치고

발품을 팔지않으면 결코 볼 수 없는 풍경들이다.

그래서인지 더 감흥으로 다가온다.





우리가

힘든 선택을 해야 하는 이유는?

힘든 선택일수록 인생은 더 쉬워지고

  쉬운 선택을 할수록 인생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범봉에서 왕관바위로 이어지는 천화대 릿지의 위용이 대단하다





이렇게

설악의 또 한계절이 저물고 있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불행이 필요하고,

높은 봉우리를 갖기 위해서는

깊은 계곡이 필요하다.




▲공룡 옛길의 단풍


▲노인봉으로 오르는 암릉길 뒤로 신선대


▲지금은 폐쇄된 공룡옛길


▲노인봉 정상에서 조망하는 1275봉 전신






노인봉 일원에는

구름체꽃이라 불리는 솔체꽃이 무리지어 자라는 곳이 있는데

그 주변에는 솔나리와 솜다리꽃도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우리가 다 같이 보호해야 하는...


▲노인봉 정상에는 노인들이 단 한사람도 없다~


▲잎에 하얀 서리가 내린 것 같이 보이는 게 특징인 솜다리



건강과 시간과 여건이

허락될 때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것이다.

꿈꾸고 도전할 때 참 의미를 얻을 수 있다.



▲노인봉정상


▲신선대 너머로 화채능선이 펼쳐져 보인다


▲대청에서 길게 뻗어내린 서북능선에도 짧은 가을 햇살이 기울고 있다


노인봉에서 늦은 점심을 먹다가

범봉골 아래로 길게 드리우는 산 그림자를 보곤 마음이 갑자기 바빠졌다.

식사를 하는둥 마는둥 허겁지겁 마치고 여태까지 착용하지 않았던

장갑에 배낭에서 스틱까지 꺼내어 장착을 하곤

공비처럼 빠르게 범봉을 향해 급사면을

구르듯 치고 내려간다.



▲범봉 하산길의 얼굴바위와 눈인사를 나누고



우리 인생이 아름다운 것은 도전이 있기 때문이다.

도전에는 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하지만 예측하지 못했던 커다란 기쁨은 도전을 함으로써 느낄 수 있고,

또 도전을 성공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창의력이 발달하기도 한다.   


그래서 머루는 위험하지만 항상 도전을 즐긴다.



▲나뭇가지 사이로 조금 보이지만 범봉의 위엄이 대단하다



▲이것이 천화대릿지의 시작점인 범봉이다


▲범봉의 북사면


▲세존봉을 정면으로 보고 사태골을 내려선다


▲100폭으로 내려가는 계곡길



▲사진으로는 다 표현하지 못하는



▲1275봉 끝에 햇살이 살짝 걸려있다


짧은 가을해가 넘어가고 어두운 산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하는 사태골은 낙석에 주의하면서 최대한 빠르게

설악우골과 만나는 합수점까지 빠져 나가야 한다.


인적이 드문 곳이라 길이 거의 보이지 않고 특히나 낙엽까지 쌓여 있으면

어두운 밤에 길을 찾는 것는 거의 불가능 하므로 어둡기 전에

설악골을 완전히 빠져 나가야만 한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

취미생활도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을 때 즐겨야 한다.


세계 여행을 다니려고 아끼고 아껴 돈을 모았는데

나이가 들어 건강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그깟 돈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범봉을 지나 사태골로 내려서며

어두워지는 날씨에 마음이 매우 바빠졋다.

물을 마실 여유도 없이 달리듯 골을 내려간다.

설악에서 조난을 면하려면 말이다.




이곳 사태골은 경사가 심하고,

낙석이 많아서 한 발 한 발 뗄 때마다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아주 위험한 곳이다. 특히 많은 일행들이 있다면 그 위험성은 몇 배로 커진다.

거의 고정된 돌이 없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살아 가면서 미쳤다는 소리를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면,

당신은 아무런 도전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다.

그만큼 노력하지 않은 삶을

살았다는 것이고..




다람쥐들이

미처 수확을 하기도 전에 

귀한 겨울 식량이 쌓여서 싹이 트고 있다.



며칠 전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려 사태골이 미끄럽고 급사면 암릉에

낙석까지 발생하고 더군다나 암반에 빗물까지 흐르고 있어서 

발디딤에 온 정신을 집중 해야만 한다. 




풍광이 아름다운 것만큼

 많은 위험 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사태골.



사태골과 까치골이 만나는 합수점에서

범봉은 좌측의 화살표 방향으로 올라야 한다.

1275봉에 이르는 우측의 까치골은 내가 가보지 않아서 

 나도 잘 모른다~ ♬




설악골을 빠져 나가기 직전

설악골 입구의 철다리에서 멀리서 조우한 반바지 차림의

서울에서 부터 함께한 그 젊은이를 따라 잡으려 설악동까지 빠르게 걸었지만

결국은 만나지 못했는데 시외버스터미널을 가는 시내버스를 타려고

길게 줄을 서는 곳에서 그를 다시 만났다.


관광객들로 꽉찬 시내버스에 맨마지막으로 입석으로 승차하여 45분여를 달려

속초시외버스 터미널에 내렸는데 그 젋은이는 다른 곳으로 가는지

터미널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버스가 출발한다. 

함께 저녁식사나 하며 오늘 산행 중 있었던 일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고 싶었는데 아쉽다.


고맙습니다.

덕분에 당신을 따라 빠르게 길을 걸을 수 있어서

어둡기 전에 산행을 마쳤으니 이 또한 당신이 내게 준 값진 선물이었습니다.

어디서든 우리 산에서 다시 만납시다.




▲천화대의 석주길 암릉위로 붉은 노을이 비추이고 있다










                                        언더우드의 기도


                            ●걸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설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들을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말할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볼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살 수만 있다면, 더 큰 복은 바라지 않겠습니다.

                        누군가는 지금 그렇게 기도를 합니다. 




                         놀랍게도 나는 지금 누군가의

                          간절한 소원을 다 이루고 살았습니다.

                          놀랍게도 누군가가 간절히 기다리는 기적이 내게는

                          날마다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날마다

                          누군가의 소원을 이루고,

                          날마다 기적이 일어나는 나의 하루를,

                          나의 삶을 사랑하겠습니다.  


                          오늘,

                          아름다운 설악의 가을을

                          맘껏 누린 나는 

                          행복한 사람임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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