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읽는 시 수락산 견우봉(하강바위)정상에 휘날리는 태극기... 옛집을 떠나서 다른 시골에서 봄을 만났습니다 꿈은 이따금 봄바람을 따라서 아득한 옛터에 이릅니다 지팡이는 푸르고 푸른 풀빛에 묻혀서 그림자와 서로 따릅니다 길가에서 이름도 모르는 꽃을 보고서 행여 근심을 잊을까 하고 앉았습니다. 꽃송..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5
한 낮 (홍연희) 수 년의 땅속 생활을 접고 탈피에 성공한 매미는 산들바람에 노래 실려 보내는 한 낮... 하늘 가린 자작나무 숲 사이 들추는 햇볕 한가로이 노니는 송사리의 잔등 쓸어주는 산들바람 손잔등 거친 노파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 하릴없이 씻기고 느지거니 하늘거리는 햇살 맞은 물안개는 꿈꾸듯 구부정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4
애정의 숲 (폴 발레리) 소근거리는 친밀한 저 숲의 부드러운 그늘 사이에 앉아서 우리는.... 저 길을 나란히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우린 순수를 생각했었다 나란히 길을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 우린 약혼자처럼 걸었다 둘이서, 목장의 푸른 밤 속을 그리고 나눠 먹었다.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2
봄의 금기 (신달자)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향기에 녹아....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 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 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 서로 손잡고 도는 봄 들에 두발 내리면 어느..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1
비 그친 새벽 산에서(황지우) 산은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내 뿜는다. ...산은 하늘에 두고온 또 하나의 섬이었다. 비 그친 새벽 산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산을 내려오면 산은 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1
입추 (윤곤강, 유치환 ) 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소리있어 귀 기울이면 바람에 가을이 묻어 오는 바람거센 밤이면, 지는 잎 창에 와 울고. 다시 가만히 귀 모으면 가까이 들리는 머언 발자취 낮은 게처럼 숨어 살고 밤은 단잠 설치는 버릇, 나의 밤에도 가을은 깃들어 비인 마음에 찬 서리 내린다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07
연꽃 만나고 가는 바람 같이(서정주)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섭섭하게 그러나 아주 섭섭하지는 말고 좀 섭섭한 듯만 하게, 이별이게, 그러나 아주 영 이별은 말고 어디 내생에서라도 다시 만나기로 하는 이별이게, 연꽃 만나러 가는 바람 아니라 만나고 가는 바람같이... ... 엊그제 만나고 가는 바람 아니..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05
아름다운 관계 (오세영) <삼각산 코끼리능선의 소나무> 바위위에 소나무가 저렇게 싱싱하다니 사람들은 모르지 처음엔 이끼들도 살 수 없었어 아무 것도 키울 수 없던 불모의 바위엿지 작은 풀씨들이 날아와 싹을 틔웠지만 이내 말라 버리고 말았어 <불곡산 악어능선의 소나무> 돌도 늙어야 품안이 너른 법 오랜 날이..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8.05
꿀벌과 벌꿀 (홍해리) 이 숨막히는 햇빛 속에 고독처럼 피어 있지만... 그 절정의 꿀같은 입맞춤의 순간이 지나면 낙하하는 꽃은... 나는 너 너는 나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숨막히는 햇빛 속에 꽃은 최고 통치자의 고독처럼 피어 있지만 그 절정의 꿀같은 입맞춤의 순간이 지나면 낙하하는 꽃은 영원한 현실의 실존 변하지 않..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03
그리움 이란(라이너 마리아 릴케) ▼ 북한산의 해골바위 그리움이란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사는 것... 소망이란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움이란 이런 것 출렁이는 파도 속에서 사는 것 그러나 시간 속에 고향은 없는 것 소망이란 이런 것 매일의 순간들이 영원과 나누는 진실한 대화 그리고 산다는 것은 이런 ..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