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아픔이라는 걸 모르고/차창룡 <도토리들의 변신> 반들반들 빛나는 알밤을 닮은 도토리가 예뻐서 한 알 두 알 호주머니에 집어넣다 보니 어느새 한 웅큼이나 모였다. 그냥 버리기도 그렇고 해서 등산로 한켠의 평평한 바위위에 올려 놓고보니 이쁜 단주가 되었다. <산초열매의 수다> 어릴적 어머니께서는 가을이면 산초 열..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1.01
가을 입사귀 (복효근) 저 넓다란 잎은 지고나면, 하늘의 별이 되고파 다섯잎이 되었다. 검붉게 잘 익어 갈잎에 떨어진 덜꿩나무 열매는, 한 겨울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새들의 식량이 되리~~ 훨훨 세상을 날아보는게 꿈인 잎새는 날개짓을 흉내내 열심히 연습 중 이다. <스륵 스르륵~ 바람결에 몸을 맏긴채 구르던 갈잎은 ..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30
누가 구름 한 송이 없이 맑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시월/ 황동규, 가을에/ 김정환, 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신동엽> <눈이 시릴 듯 파아란 하늘과 대비된 굴참나무 단풍> <시월/ 황동규>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29
당신 생각을 켜놓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벌레먹은 나뭇잎/이생진, 갈잎은/홍연희, 가을/함민복, 낙엽/이생진> 남을 먹여가며 살았다는 벌레먹은 흔적... <벌레먹은 나뭇잎/ 이생진> 나뭇잎이 벌레 먹어서 예쁘다 귀족의 손처럼 상처 하나 없이 매끈한 것은 어쩐지 베풀 줄 모르는 것 같아서 밉다 떡갈나무 잎에 벌레 먹은 구멍이 뚫여..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27
가을비 (신경림) 나는 산길을 가다 두 갈래 길을 만나면 희미한 길로 가곤한다. 왜냐하면 누구나 다 가는 길이라면 식상하기 때문이다. 젖은 나뭇잎이 날아와 유리창에 달라붙는 간이역에는 찻시간이 되도 손님이 없다. 플라타너스로 가려진 낡은 목조 찻집 차 나르는 소녀의 머리칼에서는 풀냄새가 나겠..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24
가을,가을에 읽는 가을詩 20선 <가을밤/도종환, 山門에 기대어/송수권, 내 속의 가을/최영미,익어가는 가을/이해인, 갈잎/도종환, 가을 날/도종환, 대추/도종환, 가을노트/문정희, 낙엽/도종환, 가는 길/ 이문재, 삼각산/이성부, 바람이 오면/도종환, 벼/이성부, 가을/정호승, 단풍드는 날/ 도종환, 누이의 마음아 나를/김영랑, 가을에..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22
떨림, 그 가을 (이민화) 햇빛에 맑게 투영된 머루덩굴의 선홍색잎은 가을의 때깔들을 대표한다. 그 언제일까... 저 가느다란 줄기에 검푸른 머루 송이들을 주렁주렁 매단 모습을 그려본다. 줄기와 잎이 갈라지는 지점의 볼록한 곳을 따서 씹어보면 새콤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난다. 이 가을에 이쁘지 않은 것이 하나라도 있을..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10
가을밤 (도종환) <탄천 축제가 열리는 탄천변에 전시된 조각 작품> 그리움의 물레로 잣는 그대 생각의 실타래는 구만리 장천을 돌아와 이 밤도 머리맡에 쌓인다. 불울 끄고 누워도 꺼지지 않는 가을밤 등잔불 같은 그대 생각 해금을 켜듯 저미는 소리를 내며 오반죽 가슴을 긋고 가는 그대의 활 하나 멈추지 않는 ..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08
조용한 일 (김사인) <담쟁이 덩쿨의 단풍/ 포도나무과> 바위면에 붙어 오르기를 좋아하는 담쟁이는 가을 여행을 어서 떠나고픈 셀레임에 고운 새옷을 갈아입고 내일을 고대하고 있다. <북나무/ 옷나무과> 제일먼저 얼굴을 내민 개울가 북나무잎은 홍조로 물들어 간다. 북나무는 봄에 어린순을 끓는물에 데쳐서 무..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10.06
구절초 (박용래) 구절초의 은은한 향기가 바람결을 타고 흐른다 고향의 거칠은 산자락을 말없이 지켜주던 구절초꽃! 지난겨울 지리산 종주를 하며 조릿대로 눈위에 꽃 한 송이를 심어 놓았다~ 누이야 가을이 오는 길목 구절초 매디 매디 나부끼는 사랑아 내 고장 부소산 기슭에 지천으로 피는 사랑아 뿌리를 달여서 약..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8.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