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일기 3 (이해인)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고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아무리 더워도 덥다고 불평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땀을 많이 흘리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일하고 사랑하고 인내하고 용서하며 해 아래 피어나는 삶의 기쁨 속에 여름을 더욱 사랑하며 내가 여름이 되기로 했습니다...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7.15
꽃은 왜 흔들리며 피는가 <꽃잎 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7.05
유월의 시 모음(8) <유월의 언덕/ 노천명, 비목/ 한명희, 새빨간 장미/ 번즈, 유월의 시/ 김남조, 6월/ 김용택, 6월/ 오세영, 6월의 장미/ 이해인, 꽃씨와 도둑/ 피천득> 아카시아꽃 핀 유월의 하늘은 사뭇 곱기만 한데 파라솔을 접듯이 마음을 접고 안으로 안으로만 들다 이 인파 속에서 고독이 곧 얼음모양 꼿꼿이 얼어..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6.11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지~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꽃/ 김춘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30
당신의 봄은 얼마짜리 입니까? 영희는 벚꽃 일곱 번 만지는데 칠백 원, 진달래 세 번에 육백 원을 주어야 합니다~ 영희는 갈색 안경 소녀입니다. 오늘은 약속대로 3천 원을 주어야 합니다. 조카 손목에서, 발꿈치에서 산 봄 값입니다. 벚꽃 일곱 번 만지는데 칠백 원 진달래 세 번에 육백 원, 목련 두 번에 천 원 조카 나뭇가지에 찔린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10
5월 시 (김영랑, 이해인) 물레방아는 도는데... 들길은 마을에 들자 붉어지고 마을골목은 들로 내려서자 푸르러졌다 바람은 넘실 천이랑 만이랑 이랑 이랑 햇빛이 갈라지고 보리도 허리통이 부끄럽게 드러났다 꾀꼬리도 엽태 혼자 날아볼 줄 모르나니 암컷이라 쫏길 뿐 숫놈이라 쫏을 뿐 황금 빛난 길이 어지럴 뿐 얇은 단장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5.04
낙화 시 3편 <낙화/ 도종환, 낙화/ 조지훈, 돌아 가는 꽃/ 도종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꽃이 돌아갈 때도 못 깨닫고... <낙화/ 도종환> 사람의 마을에 꽃이 진다 꽃이 돌아갈 때도 못 깨닫고 꽃이 돌아올 때도 못 깨닫고 본지풍광 그 얼굴 더금어도 못보고 속절없이 비 오고 바람 부는 무명의 한 세월 사..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4.29
물의 꽃 (정호승) 낙화할 때를 아는 모든 인간의 눈물이 물의 꽃이라면... 강물 위에 퍼붓는 소나기가 물의 꽃이라면 절벽으로 떨어지는 폭포가 물의 꽃잎이라면 엄마처럼 선 기슭을 쓰다듬는 하얀 파도의 물줄기가 물의 백합이라면 저 잔잔한 강물의 물결이 물의 장미라면 저 거리의 분수가 물의 벚꽃이라면 그래도 낙..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4.28
목련꽃 시 6편 <오늘 밤 비 내리고/ 도종환, 입을 다물다/ 이성미, 4월의 노래/ 박목월, 겨울을 난 목련꽃들/ 이윤정, 목련/ 홍윤숙, 목련/안도현> 봄비 내리는 밤에는 마음 기대 곳 없어라~ <오늘 밤 비 내리고/ 도종환> 오늘 밤 비 내리고 몸 어디선가 소리없이 아프다 빗물은 꽃잎을 싣고 여울로 가고 세월은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10.04.02
개구리 울음소리 (최창균) 낙엽도 다 진 산골짝에 아직 겨울잠 자러가지 않은 저 금개구리의 사연은.... 개구리 울음소리 지워나갈수록 깊어지는 고요의 못에, 내 생의 발걸음소리 빠뜨렸던 것~ <개구리 울음소리/ 최창균> 개구리 울음소리에다 나는 발을 빠뜨렸다 어느 봄밤 물꼬 보러 논둑길 들어서자 뚝 그친 개구리 울음..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