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낮 (홍연희) 수 년의 땅속 생활을 접고 탈피에 성공한 매미는 산들바람에 노래 실려 보내는 한 낮... 하늘 가린 자작나무 숲 사이 들추는 햇볕 한가로이 노니는 송사리의 잔등 쓸어주는 산들바람 손잔등 거친 노파 이마에 맺힌 굵은 땀방울 하릴없이 씻기고 느지거니 하늘거리는 햇살 맞은 물안개는 꿈꾸듯 구부정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4
애정의 숲 (폴 발레리) 소근거리는 친밀한 저 숲의 부드러운 그늘 사이에 앉아서 우리는.... 저 길을 나란히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우린 순수를 생각했었다 나란히 길을 걸으며 우린 서로 손을 잡았다 말없이... ...이름 모를 꽃들 사이에서 우린 약혼자처럼 걸었다 둘이서, 목장의 푸른 밤 속을 그리고 나눠 먹었다. ..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2
봄의 금기 (신달자) 사랑은 고백하지 않아도 꽃향기에 녹아.... 봄에는 사랑을 고백하지 마라 그저 마음 깊은 그 사람과 나란히 봄들을 바라 보아라 멀리는 산벚꽃들 은근히 꿈꾸듯 졸음에서 깨어 나고 들녘마다 풀꽃들 소근소근 속삭이며 피어나며 하늘, 땅, 햇살 바람이 서로 서로 손잡고 도는 봄 들에 두발 내리면 어느..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1
비 그친 새벽 산에서(황지우) 산은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내 뿜는다. ...산은 하늘에 두고온 또 하나의 섬이었다. 비 그친 새벽 산에서 나는 아직도 그리운 사람이 있고 산은 또 저만치서 등성이를 웅크린 채 창 꽂힌 짐승처럼 더운 김을 뿜는다 이제는 그대를 잊으려 하지도 않으리 산을 내려오면 산은 하.. <詩 휴게실>/봄, 여름 詩 2009.08.11
박주가리 박주가리 씨앗이 들어있는 뿔 모양의 풋고추만한 덜익은 열매껍질을 벗기면 하얀 솜털에 싸인 씨앗들이 나오는데, 이것들을 입에 넣고 씹으면 아주 달착지근한 맛이나서 어릴적 산기슭을 돌아다니며 별미로 따 먹었던 나에게는 추억이 어린 식물이다. 그러던 어느날, 이 날도 개울에서 미역을 감고 .. <야생화 산책>/여름의 꽃 2009.08.11
도봉산 (선인봉 운해) 무더위를 잠시 식혀주는 소낙비가 한바탕 지나간 아침, 도봉산 선인봉에 안개가 피어오르며 신비스러운 선경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보여줄 듯, 보여줄 듯 하면서도 좀처럼 보여주질 않습니다 숲속의 나뭇잎 사이로 허리를 구부리고 바라보다가 번뜩 떠오르는 생각에 발길이 바빠.. <山이 좋아서>/도봉산 2009.08.09
누리장나무 누리장나무꽃은 언뜻보면 으아리꽃과 아주 흡사하다 꽃이지고 열매가 맺혀가는 모습 꼬투리가 벌어지며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이 마치 꽃모양 같다. <누리장나무 열매> 가을에 익는 푸르스름한 보라색의 열매는 붉은 별모양의 꽃받침에 싸여 있어서 색 대비가 아주 강렬하다. 가을에 잔가지와 뿌.. <야생화 산책>/여름의 꽃 2009.08.09
사위질빵 <사위질빵> 옛날에는 사위가 처갓집을 가면 동네 사람들이 장난삼아 사위의 힘을 데스트 했다고 한다. 지게에 무거운 짐을 잔뜩 올려놓고 일정기간 지고 있게하는데 무거운 짐을지고 있는 사위가 안쓰러운 장모가 사위를 배려하는 마음으로 지게의 멜빵을 이 풀을 엮어서 만들었다 한다. 이 사위.. <야생화 산책>/여름의 꽃 2009.08.09
사패산의 기암들 (선바위 외) <도인얼굴바위, 고추바위, 선바위> <도인얼굴바위> 수염을 길게 늘어뜨린 도인이 지긋이 눈을감고 명상에 잠긴 모습이다 도인이 내려다 보는 아래의 사찰은 범골의 호암사이다. <도인의 얼굴/ 상상봉 정상> <고추바위> 이 바위속에는 커다란 풋고추가 하나 들어 있었는데, 누군가가 빼.. <山이 좋아서>/도봉산 2009.08.09
사패산 범골능선의 기암들(하트바위 외) <하트바위, 들소바위, 돌고래바위, 멋돼지바위, 돼지머리바위, 해골바위> △하트바위 이 사랑의 하트바위는 워낙에 외진 곳에 있어서 아는 사람이 그렇게 많지 않으리라~ 범골능선 사과바위에서 좌측의 희미한 소로길을 따라 내려 오다가 우측의 잡목사이에 우뚝 솟은 암벽의 중간쯤에 찍혀 있는.. <山이 좋아서>/도봉산 2009.0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