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꽃 (문정희)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어느 땅에 늙은 꽃이 있으랴 꽃의 생애는 순간이다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아는 종족의 자존심으로 꽃은 어떤 색으로 피든 필 때마다 써버린다 황홀한 이 규칙을 어긴 꽃은 아직 한 송이도 없다 피 속에 주름과 장수의 유전자가 없는 꽃이 말을 하지.. <詩 휴게실>/詩의 오솔길 2009.11.22
가을 손 (이상범) 가을 손 조용히 여미면 떠날 날도 보이고, 죄다 용서하고 용서 받고도 싶습니다~ 두 손을 펴든 채 가을볕을 받습니다 하늘빛이 내려와 우물처럼 고입니다 빈손에 어리는 어룽이 눈물보다 밝습니다 비워 둔 항아리에 소리들이 모입니다 눈발 같은 이야기가 정갈하게 씻깁니다 거둘 것 없는 마음이 억새..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1.20
은행잎 (김돈식) 늦가을 금화 같은 은행잎들이 쏴아 부는 바람에 일시에 다 떨어져서 하나도 없다. 저 길, 계절의 끝에는 무었이 있을까~~ 사람들도 가진 돈 있으면 나처럼, 멋지게 다 쓰라고 한다. 늦가을 금화 같은 은행잎들이 쏴아 부는 바람에 일시에 다 떨어져서 없다. 사람들도 가진 돈 있으면 나처럼 멋지게 다 쓰..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1.17
구담,옥순봉 국가명승 제48호로 지정된 옥순봉은 기암 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청풍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명소중의 명소이다. 옥순봉은 제천 10경 중 제8경에 속하는 명승지이며, "퇴계 이황선생이 단애를 이룬 절벽이 마치 비온 뒤 솟아나는 옥빛의 대나무 순과 같다"하.. <山이 좋아서>/기타 지방 2009.11.16
코스모스들이 배꼽을 잡고 웃는다(문인수) 수줍게 가만가만 흘들리던 코스모스들이 기차만 지나가면 깔깔깔 배꼽을 잡고 웃는다. 기분이 나쁜 기차는 더 빨리 달려가고, 코스모스들은 까무러칠 듯 자지러지게 웃는다. 코스모스들이 손뼉 치며 손뼉 치며 죄, 웃는다. 구름이 지나가도 새 떼가 지나가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지나가도 수줍게 가만..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1.10
가을밤 (정두수) 호수 깊이 파묻힌 저 별들을 조리로 그대 함께 건지고 싶어라~♪ 달빛마저 싱그러운 들길을 혼자 가면 나락 단 묶음마다 흐르는 고운 달빛 오늘처럼 오롯이 행복한 푸른 밤엔 호수 깊이 파묻힌 저 별들을 조리로 그대 함께 건지고 싶어라 마른 잎이 떨어지는 가을 길 혼자 가면 등불이 켜져 있는 마을..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1.10
그리움 (김일연) 저 산너머 저멀리, 그리움의 멍울들이 신음으로... 참았던 신음처럼 사립문이 닫히고 찬 이마 위에 치자꽃이 지는 밤 저만치, 그리고 귓가에 초침 소리 빗소리 <그리움/ 김일연>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1.01
삼각산 도선사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본사인 조계사의 말사로 862년(경문왕 2) 도선(道詵)이 창건했으며, 1863년(철종 14) 김좌근(金佐根)의 시주로 중수하고 칠성각을 신축했다. 1887년(고종 24) 임준(任準)이 5층석탑을 세우고 그 안에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봉안했다. 1903년 혜명(慧明)이 고종의 명을 받아 대웅전을 .. <일상 이야기>/명사찰,석불 2009.11.01
그 또한 내마음 이려니(최영록) 따가운 가을 햇살이 바위벽에 내려 앉아 수묵화를 그리고 있는 오후~~ 엷은 농담의 서리 맞은 이파리들... 마른 햇살들 으스스 웅크린 담벼락에 떨어진다 바싹 여윈 귀뚜라미 등짝 위 가랑잎 한 잎 툭, 떨어진다 토실한 벌레들 나무 구멍 땅 구멍 온몸으로 따스한 구멍 찾아든다 모두들 떠나고 제집 찾..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0.30
시월, 푸르른 날, 그늘 속에는 <시월/ 홍해리, 푸르른 날/ 서정주, 그늘 속에는/ 양문규> 가을 길은 시월이면 싸리꽃 꽃자리도 자질자질 잦아들 때, 하늘에선 가야금 퉁기는 소리... 가을 길은 시월이면 싸리꽃 꽃자리도 자질자질 잦아들 때, 하늘에선 가야금 퉁기는 소리 팽팽한 긴장 속에 끊어질 듯 끊어질 듯, 금빛 은빛으로 빛.. <詩 휴게실>/가을,겨울 時 2009.10.25